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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틴,24년만에 방북
김정은 뒷짐 자세로 홀로 마중
반갑게 손잡으며 친밀함 과시
러시아제 아우루스 동반 탑승
산책밀담·비공식회담 잇따라
‘자동군사개입’논의여부 촉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새벽 평양에 도착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서로 껴안으며‘당일치기’방북 일정에 본격 돌입했다.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에 이어‘산책 밀담‘비공개 회담’도 진행하며 준동맹급으로 격상한 북·러 연대를 국제사회에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다만‘지각 방북’으로 인해 푸틴 대통령을 위한 주요 방북 행사들이 취소될 가능성도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새벽 2시 46분쯤 전용기를 통해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도착했다.18일 밤으로 예상됐던 일정에서 크게 늦어졌지만 김 위원장이 직접 공항에서 환대했다.두 정상이 만나는 것은 2019년 4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북·러 정상회담,지난해 9월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 북·러 정상회담에 이어 세 번째다.공항에서 검은색 정장을 입고 열중쉬어 자세로 기다리던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과 만나자 두 차례 포옹하고 악수했다.서로 손을 맞잡거나 통역을 통해 긴밀히 대화를 나누는 등 친밀함을 보여주기도 했다.다만 늦은 시간을 고려해선지 양국 국가 연주나 예포 발사는 진행되지 않았다.공항 마중이 예상됐던 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나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등 북한 주요 간부들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북·러 정상은 이후 푸틴 대통령이 지난 2월 선물한 러시아산 최고급 리무진‘아우루스’를 타고 금수산궁전으로 이동했다.이 숙소는 2019년 방북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묵은 곳이다.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공항에서 이동하는 차 안에서 러시아와 북한 관계의 안정적 발전 관계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 등 주요 일정은 이날 정오를 기점으로 숨 가쁘게 진행된다.특히 산책 밀담과 비공개 회담을 연이어 진행해 핵심 사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자동 군사 개입 조항 복원 등 민감한 군사협력 방안 등이 비공개 회담을 통해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북한 매체도 이날 양국 간 협력 강화를 강조하고 나섰다.조선중앙통신은‘조로(북러)친선의 전면적개화기에 특기할 역사적인 상봉’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황홀한 야경으로 아름다운 평양의 거리를 누비면서 그동안 쌓인 깊은 회포를 풀며 이번 상봉을 기화로 조로(북러)관계를 두 나라 인민의 공통된 지향과 의지대로 보다 확실하게 승화시키실 의중을 나누었다”고 보도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의‘지각 방북’으로 인해 북한이 24년 만에 푸틴 대통령 방북을 기념해 준비했던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될 가능성도 있다.앞서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 이후 해방탑에 참배·헌화하고 정백사원을 방문할 예정이었다.해방탑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의 대일본 참전 이후 숨진 소련군을 추모하는 시설로,2000년 방북 때도 참배했었다.정백사원은 북한에 세워진 러시아정교회 성당이다.북한은 푸틴 대통령을 위한 공연 행사도 준비해 놓은 상황이다.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방북 일정을 마치면 19∼20일 베트남 국빈 방문 일정을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