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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로고 새긴 인증‘차량 스티커’발급
‘학벌 서열화’등 비판 ↔ “해외서 당연”
해외 유명 대학 등 제작,판매 사례 있어
‘굿즈’↔ 단순‘상품’아니.이견‘팽팽’
서울대학교에서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서울대 재학생 가족임을 나타내는 차량용 스티커를 배포하고 나서,이를 둘러싼 반응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때아닌‘학벌주의’로 편가르기를 하는게 아니냐는 주장에,이미 해외에서는 흔한 일이라는 반론이 맞물리면서 갑론을박 양상을 보이는 모습입니다.
현재 관련한 배너는 재단 홈페이지에선 내려간 상태입니다.
앞서 14일 서울대학교발전재단 홈페이지에는‘SNU Family 스티커를 드립니다’란 배너가 올라왔습니다.재단 측은 “서울대학교발전재단에서 서울대학교 가족분들께 학교와 관련된 다양한 소식을 안내해 드린다”라면서 “아래 신청하기 버튼을 통해 정보를 입력해 주시면 SNU Family 스티커를 보내드린다”라고 설명했습니다.
SNU는 서울 국립 대학교(Seoul National University)의 줄임말로,재단 측이 지급하는 차량용 스티커는 모두 4종으로,스티커에는 서울대 로고와 함께‘I'M MOM(나는 엄마)‘I'M DAD(나는 아빠)‘PROUD FAMILY(자랑스러운 가족)’등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자녀가 서울대에 다니는‘자랑스러운 가족‘자랑스러운 부모‘서울대생 엄마‘서울대생 아빠’란 뜻입니다.
재단은 스티커 신청란에 부모와 자녀의 이름,자녀가 입학한 해,학과 이름 등을 적도록 했습니다.차 유리창에 해당 스티커를 붙이고‘자녀가 서울대에 갔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알릴 수 있게 만들었다고 해석되는 대목입니다.
학부모 등 가족이 재학생에 대해 자부심을 갖게 하고 이를 통해 발전기금 모금을 홍보한다는 취지는 짐작되지만 대외적으로 스티커 이미지가 온라인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학교 로고나 이름을 넣은 굿즈를 만드는 게 흔하다고 해도,재학생 가족임을 내세우는 것은 국내에선 드물다고 지적하면서 한 쪽에선‘학벌주의’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입니다.“천박한 발상”,“부끄러움을 모르는 세대가 된 듯”,“학력 콤플렉스,이래서 망해가는 것”,“재학생이 그러면 모를까,제 학벌도 아니고 자녀의 학벌을 과시하겠다는 건 한국사회의 유아적 수준을 반영한 것”이라고 꼬집는가 하면 “이러다‘나는 변호사 부모‘검사 부모‘회계사 부모‘의사 부모’스티커까지 나오겠다”라고 세태를 질타하는 글이 이어졌습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서울대보다 인지도 낮은) ○○대학이나 (지방의) △△대,□□대,●●대 등도 스티커 붙이고 다니고 자랑스러워하는 문화가 있다면 모를까”라며 아쉬움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관련해 팟캐스트 진행자인 원종우 작가의 경우 자신의 SNS를 통해 “서울대가 손수 나서서 이 사회의 저열한 정신 수준을 증명하고 있다”라며 “갈수록 더해가는 후진국형 계급주의적 천박함,이미 성인인 서울대생을 양육해 낸 부모임을 자랑함으로써 자식을 철부지로 만들면서 그걸 인지조차 못 하는 사고의 수준,이 모든 것을 아무 문제의식 없이 공식화해낸 재단 측의 발상과 실행의 촌스러움까지.뭐 하나 부족함 없이 이 나라의 현재 상태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미국 등 해외에선 소속감 표시를 위해 흔한 기념품인데 과한 반응이란 반박도 나옵니다.누리꾼들은 “그냥 굿즈 아니냐”,“후원금을 모으려는 목적”이라면서 대학 측의 의도를 짚는가 하면 “학교마다 다 있는 평범한 기념품 스티커 같은데 너무 큰 의미 부여를 하는 게 아닌가”란 통상적 반응부터 “미국에서는 어느 학교든 동문으로서의 소속감을 표현하는 거라 종류별로 나온다.비꼴 정도는 아니”,“미국보고 따라한 거다.꼭 아이비리그(IVY) 대학들만 아니고 대부분 대학이 만들어 판다.주로 번호판 프레임으로”라며 미국 등 해외 사례와 유사하거나 다소 과해도 이해된다는 식의 의견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나아가 “남한테 피해준 것도 아니고 자식이 서울대 가서 자랑스러울 수도 있을 것”,“제자식들 좋은 학교 들어가서 고맙고 자랑스러워서 붙이고 다니는게 과연 천박하다는 소리 들을만 한 건지 모르겠다”,“자기들(가족 등) 만족이고,붙이고 안 붙이고는 자유”라고 옹호하는 의견들도 더해졌습니다.
이같은 미국 대학들과 비교에 대해선 반대 입장도 맞섰습니다.
우희종 서울대 명예교수의 경우,자신의 SNS에서 “사회 문화와 맥락이 다르다는 것을 무시한 채 미국 대학에도 있으니 민감할 것 없다는 의견도 있는 듯하다”라며 “최소한 내가 있던 아이비리그 대학 (UPENN,Harvard)에서 그랬지만 모두 돈 벌기 바쁜 사립대다.누구에게나 팔고 미국인들도 일종의 장난으로 받아들이고.서울대처럼 공식 인증서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원종우 작가도,우 교수 글에 덧붙여 “미국 대학 하버드도 (서울대와) 비슷한 것 팔고 다른 대학들도 마찬가지로 누구나 돈 내면 살 수 있는 머천다이즈,즉‘상품’개념이지만 문제의‘서울대 부모 가족 스티커’는 서울대발전재단 홈페이지에 부모와 자녀 이름,로또720입학년도,로또720학과명 등을 입력해야 보내준다”라며 “일종의 오피셜한 증서에 가까운 것으로 기념품샵 수준의 머천다이즈(상품)와 본질적으로 다르다.하버드는 사립대고 서울대는 국립대”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미국에서도 그러니 뭐가 문제냐,같은 기계적인 사고는 곤란하다.다른 케이스”라면서 “예를 들자면‘I live in NYC’와‘나 강남 산다’스티커나 티셔츠의 차이를 생각하면 된다.이 둘이 정말로 맥락의 차이가 없나?”고 말을 보탰습니다.
실제 미국 조지아대나 스탠퍼드대 등 여러 대학에서도 비슷한 차량 스티커를 6,000~1만 원대에 판매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명문대인 하버드대만 해도 기념품을 파는‘하버드샵’에서‘HARVARD MOM’(하버드생 엄마)‘HARVARD GRANDMA’(하버드생 할머니) 등이 새겨진 티셔츠를 26.99달러(한화 3만 6,600원.15일 원달러 1,356원 기준),기념 스티커는 4.99~5.99달러(6,000~8,000원 안팎)에 팔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계속 논란이 불거지면서 재단 측은 서울대 구성원으로서 소속감 고취 등 목적으로 스티커 제작을 진행했다고 대외적으로 밝혔고,지속 진행 여부에 대해선 검토를 거쳐 판단할 것이란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대발전재단은 서울대학교의 공식 모금기관으로,기금 조성을 통해 단과대학과 대학원,부속 기관의 교육 및 연구 활동을 지원하는 재단법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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