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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송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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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lobal Window - 영국 조기총선 D-2… 14년만의 정권교체 전망

브렉시트 주도 보수당

경제 침체에 불신 커져

실용주의 택한 노동당

안보 내세워 보수 공략

BBC 최근 여론조사서

보수 20% - 노동 40%

의석 140 vs 422 전망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최근 지방선거 참패와 지지율 하락세에 승부수로 던진 조기 총선이 오는 4일(현지시간) 열린다.사실상 제1야당 노동당이 수낵 총리의 보수당을 누르고 14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룰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기정사실로 되는 분위기다.특히 보수당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혼란과 경제난에 보수층 표심마저 이탈하면서 100년 이래 가장 많은 의석수를 잃는 참패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이에 반해 노동당은 안보 강화를 약속하는 등 보수 진영의 의제도 선점하며 외연을 적극적으로 넓히고 있는 양상이다.



영국 총선은 4일 잉글랜드와 웨일스,스코틀랜드,북아일랜드 650개 지역구에서 일제히 치러진다.각 지역구에서 최다 득표한 후보가 하원의원이 돼 650석의 하원을 구성하며 관례적으로 하원 다수당 대표가 행정 수반인 총리가 된다.

이번 총선은 수낵 총리가 지난 5월 22일 전격적으로 발표한 정치적 승부수로 평가받는다.그간 수낵 총리는 법률상 내년 1월 28일 이전으로 예정된 총선을 올 하반기에 치를 것이라는 의사를 내비쳐왔으나 돌연 이보다 빠른 시기를 택한 것이다.최근 경제회복세에 힘입어 판세를 뒤집겠다는 승부수라는 평가와 함께 더 큰 패배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엇갈린 해석이 나왔다.

◇보수당 주도 브렉시트,경제 불안 더 키워…브렉시트 찬성표 던진 응답자 절반,보수당 불신 = 수낵 총리의 총선 승부수가 오히려‘악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BBC의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동당은 40%로 1위,보수당이 그 절반인 20%로 2위,극우 영국개혁당이 16%를 기록하고 있다.보수당으로선 노동당 추격은커녕 되레 영국개혁당에도 추월당할 위기에 빠진 처지다.보수당에 20%포인트 이상 앞선 지지율을 누리고 있는 노동당은 토니 블레어 전 총리가 이끈 1997년 총선을 넘어선 압승을 고대하는 분위기다.보수당이 100년 이래 가장 많은 의석수를 잃는 참패를 기록할 것이라는 조사도 나왔다.여론조사기관 유거브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전체 하원 의석 650석 가운데 보수당은 140석을 얻는 데 그칠 전망이다.이는 직전 2019년 총선(365석) 대비 225석이나 줄어드는 것으로,골프 목토시246석을 잃었던 1906년 총선 이후 최악의 성적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유거브는 내다봤다.반면 노동당은 직전 총선보다 220석을 더 확보해 총 422석을 차지할 것으로 점쳐졌다.

보수당이 영국의 정치·경제적 독립을 내세우며 단행한 브렉시트가 보수당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는 분석이 나온다.브렉시트는 2016년 국민투표부터 2020년 발효까지 수년간 영국 사회에 분열과 혼란을 야기했다.무엇보다 브렉시트를 통해 영국이 EU에서 독립해 더 많은 경제적 이득을 취할 것이란 보수당의 주장과 달리 영국 경제는 침체 일로를 걸어왔다.물가 급등으로 서민들의 삶은 더욱 어려워졌다.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0월 11.1%까지 치솟으며,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브렉시트에 따른 수입품 추가 관세 부과로 인한 무역 차질,수출 계약의 복잡화 등으로 공급망이 불안정해져 물가 상승을 자극했다는 분석이다.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까지 영국은 주요 7개국(G7) 가운데 5년간 경제성장률이 최저였다.브렉시트로 인해 경제가 더 나빠졌다는 영국 내 응답 비율이 71%나 되는 등 2019년(51%)보다 20%포인트 늘었다.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에 찬성표를 던진 응답자의 48%는 “정부가 당보다 국가의 필요를 우선시한다는 신뢰가 거의 없다”고 답했다.이는 2020년보다 23%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노동당,골프 목토시선명성 전략 버리고 실용주의 정당으로…강한 안보 내세워 보수층 표심도 공략 = 보수당이 몰락의 길을 걷는 사이 노동당은 중도·보수를 아우르는 실용주의 정당으로 탈바꿈했다.특히 2019년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제러미 코빈 전 대표의 대체자로 노동당을 이끌어온 키어 스타머 대표의 공이 가장 크다.2022년 내놓은 연 280억 파운드(약 48조9000억 원)의 녹색 투자 공약을 올해 2월 재정상 실행이 어렵다면서 사실상 폐기했고,지난해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에는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지하면서 보수당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목소리를 냈다.이런 전략으로 5월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스타머 대표는 1997년 총선 압승으로 18년 만의 정권 교체를 이뤘던 블레어 전 총리에 비견되고 있다.

또한 스타머 대표는‘힘에 의한 평화’라는 안보 기조로도 주목받고 있다.그는 최근 유세에서 “노동당은 국가 안보의 당”이라면서 “노동당은 우리나라의 안보와 병력,핵 억지력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그러면서 핵 잠수함 4척 건조와 해상 억지력 유지,효율적인 해상 순찰을 위한 잠수함 업그레이드 등‘핵 억지력 3중 잠금’을 약속했다.이처럼 변화한 노동당의 모습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6월 30일 노동당 지지를 전격 선언했다.FT는 사설에서 “스타머 대표의 노동당은 오늘날 국가가 필요로 하는 리더십을 제공할 수 있는 더 나은 위치에 있다”고 지지 이유를 설명했다.그러면서 “4일 영국은 새로운 출발을 갈망하고 있으며,노동당이 새 출발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노동당에 대한 FT의 지지는 약 20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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