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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정이종환교육재단 이사장에
이석준 삼영화학그룹 회장 선출
아시아 최대 규모 장학 재단인 관정이종환교육재단(관정재단) 이사장으로 고(故) 이종환 전 삼영화학그룹 명예회장의 장남 이석준(70) 삼영화학그룹 회장이 지난 2월 선출된 것으로 5일 뒤늦게 확인됐다.이 전 명예회장은 생전 이 재단 운영을 가족에게 맡기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별세하기 전 마음을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2017 u-20 월드컵 아르헨티나 선수단서울시교육청은 지난 2월 이석준 회장을 이사장으로 선출하겠다는 관정재단 이사회 요청을 인가했다.이 회장은 같은 달 취임해 현재 이사장직을 수행 중이다.관정재단은 공익 법인으로 서울시교육청에 운영 관련 인허가를 받아야 한다.관정재단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이 전 명예회장 별세 후 재단 승계를 막으려는 일부 관계자와 이석준 회장 간 마찰이 있었다”며 “결국엔 잘 마무리가 됐지만 잘못된 억측이 확산할 것을 고려해 취임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관정재단은 이 전 명예회장이 2000년 6월 설립해 작년 9월 별세하기 전까지 평생 모은 재산 1조7000억원을 기부한 곳이다.매년 1000명 안팎의 국내외 명문대 재학생에게 150억원을 장학금으로 지급했다.지금껏 1만2000명이 넘는 학생에게 2700억원 넘는 장학금이 돌아갔다.이 전 명예회장은‘공수래(空手來),2017 u-20 월드컵 아르헨티나 선수단만수유(滿手有),공수거(空手去)’라는 말을 스스로 만드는 등 인재 양성을 통해 한국을 과학 강국으로 만드는 데 일조하겠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인생은 빈손으로 와서 그냥 빈손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2017 u-20 월드컵 아르헨티나 선수단손에 가득 채운 뒤에 그것을 사회에 돌려주고 빈손으로 가는 것”이란 의미다.
이 전 명예회장 별세 후 5개월 뒤에야 장남인 이석준 회장이 관정재단 이사장에 취임했는데,그 과정에는 우여곡절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이 전 명예회장은 90세가 되던 2013년 삼영화학그룹 회장직을 장남 이 회장에게 넘겼다.그러나 이후 이 전 명예회장이 “삼영화학 경영 실적이 악화했다”며 아들을 비판하는 등 부자 갈등이 있었다.
이 회장은 관정재단 이사장 취임이 어려운 상황이었다.이 전 명예회장은 2021년 5월‘특별 유훈’을 작성했다‘유언자 본인의 직계 비속(卑屬)은 관정재단의 임직원으로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골자였다.이 전 명예회장은 당시 “혈육이 재단 일에 관여하면 재단 설립 목적이 희석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작년 이 전 명예회장의 건강이 악화하고 관정재단 이사회는 재단 운영에 이석준 회장이 관여할 수 있는지 여부를 두고 의견이 갈렸다.그러나 이 전 명예회장이 별세하기 5일 전 결국 “장남 이석준이 관정재단 이사장으로 운영에 참여하라”는 내용의 유훈을 남겼다고 한다.이에 따라 올해 초 이 회장이 관정재단 이사로 취임하고 이어 이사회에서 이사장으로 선출됐다.
관정재단 관계자는 “이사회에서도 최종적으로는 이 전 명예회장의 혈육이 책임감을 가지고 재단 운영을 이어가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이 전 명예회장 가족이 관정재단 운영에 관여할 수 있도록 이사회가 정관을 수정하는 등 의사결정 과정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인가한 것”이라고 했다.
이 회장은 오는 10일 서울대 관정도서관 관정마루에서 열리는 관정재단 장학금 수여식에 참석하는 것으로 공식 외부 일정을 시작할 예정이다.관정도서관은 2012년 이 전 명예회장이 서울대 도서관이 낙후했으니 전자도서관을 새로 지으라며 서울대 역사상 최다 기부액인 600억원을 쾌척해 세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