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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E&S 통결합 배경
혼란과 지연 시간 최소화
머티리얼즈 합병때도 사용
E&S 사업경쟁력 유지 가능
SK온 자금 지원 여력 커져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이 사내독립기업(CIC) 방식으로 추진되는 것은 SK E&S의 조직 동요를 최대한 줄이고 배임 논란을 피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SK E&S는 지난해 1조3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낸 SK그룹의 알짜 계열사다.SK E&S의 여러 자회사를 잘게 쪼개 붙일 경우 본연의 사업 경쟁력을 잃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양사 합병을 통해 SK이노베이션의 재무 여력을 키우면서도 SK E&S가 해오던 사업에 계속 집중할 수 있는 합병 카드가 그룹 사업 재편 이익에 부합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합병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는 측면에서도 CIC 방식이 유리할 수 있다.

CIC는 한 회사 내에서 특정 사업을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사내에 별도의 기업체를 만들어 다양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방식이다.실제 2021년 SK그룹의 지주회사 SK(주)는 자회사로 두고 있던 반도체 소재 기업 SK머티리얼즈를 CIC 방식으로 합병한 전례가 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CIC 방식으로 합병을 추진할 경우 SK E&S는 기존 도시가스,페르세바야 수라바야액화천연가스(LNG) 발전 등 핵심 캐시카우 사업을 큰 변화 없이 추진할 수 있다.또한 에너지 생태계 밸류체인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재생·수소 에너지 사업 역시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된다.무엇보다 에너지 관련 자회사를 수십 개 보유하고 있는 SK E&S 입장에서 CIC 방식은 주축 사업의 경쟁력을 지킬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인 셈이다.

SK온,페르세바야 수라바야SK에너지 등 정유,페르세바야 수라바야석유화학,페르세바야 수라바야전기차 배터리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군을 보유한 SK이노베이션 역시 합병으로 겪게 될 복잡한 사업 개편 이슈와 이종 사업 정리 문제에 대한 우려를 최소화할 수 있다.

SK 고위 관계자는 "현재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혼란과 시간 지연을 최소화하면서 곧바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를 위해 CIC 방식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서로 다른 조직문화와 성과보상 체계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CIC 방식이 적합하다는 평가다.2023년 기준으로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매출액은 각각 77조2995억원,페르세바야 수라바야11조1672억원인 데 반해 영업이익은 1조9039억원,페르세바야 수라바야1조3317억원이다.

7배가량 차이가 나는 매출 규모에 비해 영업이익은 상대적으로 격차가 작다.매출 대비 영업이익이 훨씬 높은 SK E&S가 사실상 SK이노베이션으로 합병되는 구도로 인해 그룹사 안팎에서도 뒷말이 많다.

실제 알짜 회사로 불리는 SK E&S 구성원들 사이에서 합병 이후 인사 평가와 성과급 체계 등 여러 요소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CIC 방식으로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고유의 조직문화와 조직 체계를 유지하면서도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SK 관계자는 "조직 분위기가 흐트러질 경우 잘해왔던 사업이 흔들릴 수 있다"면서 "임금과 성과급 문제뿐만 아니라 기존 구성원들이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었던 만큼 CIC 방식은 이런 우려를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사 합병의 핵심이 될 SK온에 대한 지원도 단순화할 수 있다.SK E&S의 알짜 사업부를 떼어다 SK온과 합병하는 안이 논의됐지만 이 역시 기존 사업 형해화에 대한 걱정이 컸다.실제 SK E&S는 다양한 사업을 본사와 자회사가 역할을 분담해 가며 시너지를 내왔던 만큼 일부 자회사가 떨어져 나가면 상당한 차질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CIC 방식으로 양사가 통합하면 통합회사가 자회사인 SK온에 자금을 지원할 여력이 커진다.

SK그룹은 이르면 7월께 관계사 이사회를 열어 합병안을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이사회는 잠정적으로 각각 7월 17일과 7월 24일로 정해졌다.이후 주주총회 등을 거쳐 오는 11월 1일 합병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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