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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팔트 보수 상징이던 태극기…박근혜 탄핵 정국부터 집회 등장
"삼일절에 되찾아오자"…정치권도 '태극기 되찾기' 열풍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 세종대로 일대에서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2025.2.8/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삼일절에 우리가 태극기 뺏어오자.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이 모 씨(25)는 삼일절을 맞아 서울 안국역에서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에 태극기를 들고 가기로 했다.국경일인 삼일절이 '아스팔트 보수'의 상징처럼 여겨져 온 태극기를 되찾아올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가 절정에 이를 삼일절을 앞두고 탄핵 찬성파 사이에서 "집회에 태극기를 들고 가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태극기를 보수의 전유물이 아닌 국민 모두의 것으로 되돌려놓자는 취지다.
삼일절 탄핵 찬성 집회에 태극기를 들고 가기로 한 김 모 씨(31)는 "비상계엄을 정당화하는 탄핵 반대 집회보다,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한 탄핵 찬성 집회에 태극기가 더 잘 어울린다"며 "게다가 국경일이기도 하니 우리나라 국기인 태극기의 의미를 다시 새기기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지난 몇 년간 태극기는 강성 보수 집회의 상징이었다.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국면에서 탄핵에 반대하는 이들이 태극기를 들고 길거리에 나왔던 게 시작이었다.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에도 '태극기 부대'는 다양한 집회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같이 흔들고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는 등 극우 행보를 보여왔다.
태극기의 의미를 되찾아오자는 탄핵 찬성파의 글들은 SNS에도 올라오고 있다.자신을 민주당 권리당원으로 칭한 X(구 트위터) 사용자는 태극기 사진을 올리며 "태극기 뺏어오기 딱 좋은데.3·1절에 태극기 들자 제발"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이 게시물은 8000여회 공유되고 1만900회 '좋아요'를 받으며 널리 퍼졌다.
X(구 트위터) 갈무리.탄핵 찬성파(왼쪽)와 반대파(오른쪽)의 글.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정치권에서도 '태극기 되찾기'가 이어지고 있다.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9일 의원총회에서 태극기 배지를 착용하는 퍼포먼스를 했다.이재명 대표는 재판정에 가거나 장외 집회에 참석하는 등의 공개 일정마다 태극기 배지를 가슴에 달았다.이 대표는 지난 26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결심공판에 출석할 때도 가슴에 국회의원 금배지 대신 태극기 배지를 착용했다.
20년간 민주당 지지자였다는 황 모 씨(42)는 "이 대표가 태극기 배지를 매번 달고 다니는 걸 보면서,그간 태극기를 '보수 집회'를 의미하는 말로 사용했던 게 후회됐다"며 "나 같은 사람이 많았던 건지,지난해 12월 집회에서도 태극기를 두르고 오거나 태극 문양이 그려진 소품을 착용한 사람들이 있었다"고 했다.
진보 진영 집회에서 태극기를 드는 게 터부시됐던 과거와는 달리,이번 삼일절엔 탄핵 찬성 집회에서도 태극기를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박 전 대통령 탄핵 국면이던 2017년 삼일절에는 탄핵 찬성은 촛불을,
홀덤 올인 핸드반대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집회에 나와 대비를 이뤘다.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일반적인 상식을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국민들이 봤을 때 윤 대통령의 탄핵 정국에서 상식이 어긋난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으니,
러시안 룰렛 라이어 게임국가의 정체성을 되찾으려고 하는 노력들을 하게 된다.국가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태극기를 되찾으려는 것도 그런 맥락"이라며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엔 어르신들이 태극기를 들고 나오는 것을 보고 비아냥 거렸지만,이제 국민들은 더이상 태극기에 대해 '반감'만 가지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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