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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목고 벗어난 실무 인재 양성” vs “사교육 팽창”
성남‘판교 밸리’연계…“차별화된 교육 프로그램”
이천‘K-반도체 벨트’활용…“동부권 불균형 해소”
시흥‘바이오,부천‘로봇’…지역 특화단지와 연계
인구 1300만 道 과학고 1곳→5곳…“역차별” 논란
서울·부산·인천·경북·경남 2곳씩 운영…지도 바꿔

1300만 인구에 단 1곳의 과학고등학교(경기북과학고)를 보유해 ‘과학교육 황무지’로 불렸던 경기도에 ‘경기형 과학고’4곳이 새롭게 문을 연다. 

지난해 12월 열린‘경기형 과학고’예비지정 심사 발표회.경기도교육청 제공 2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1,룰렛 추첨기2차 심사를 통과한 성남·이천·시흥·부천 4개 기초지자체의‘새로운 미래형 과학고’개교안이 최근 교육부 장관 동의를 얻어 확정됐다.이번 신규 지정으로 기존 학교를 과학고로 전환하는 성남시 분당중앙고와 부천시 부천고는 2027년 3월,신설 학교인 이천시 이천과학고와 시흥시 시흥과학고(가칭)는 2030년 3월 개교할 예정이다.도교육청은 특별 전담조직(TF)을 꾸려 운영을 돕게 된다.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에 치우친 도내 학군 지도 역시 다시 그려질 전망이다.그동안 도내 상위권 이과 학생의 상당수가 인근 시·도로 유학을 가던 상황은 역전될 것으로 보인다.명문 자사고와 외고로 쏠리던 학부모와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의 선택 폭도 넓어지게 됐다.교육 불모지인 경기 동부권에 상위권 학생들을 위한 특목고가 들어서는 것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경마 세금 공제율성남 분당·안양 평촌·과천 등 교육열이 높은 일부 지역 학원가에 과학고 입시 특별반 등이 꾸려져 사교육 열풍을 부채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경기 이천시의 과학고 유치 환영 행사.이천시 제공 ◆ 임태희 교육감 “기존 과학고와 다른 특성화 시스템 준비”
 
이번 과학고 유치를 주도한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과학기술이 이끄는 대전환기에 과학교육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고민하며,대안으로 새로운 형태의 과학고 설립을 추진해왔다”며 “대한민국 미래 과학기술을 주도할 인재 양성을 경기교육이 책임진다는 각오로,기존의 과학고와는 다른 특성화된 과학교육 시스템을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실제로 4곳의 신규 과학고는 치열한 유치 경쟁을 통해 지역 특색을 살린‘맞춤형 교육’을 강조한 바 있다.지역 산업과 연계한 인재 양성으로,실무 중심의 교육을 한다는 계획이다.

1년여의 준비 기간을 거쳐 과학고 유치에 성공한 지자체들도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성남시는‘판교 밸리’등과 연계한 첨단과학 인재 육성에 매진할 계획이다.신상진 시장은 “차별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지역 첨단기업, 국내외 유수 대학, 연구기관과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경기도교육청 제공 이천시 역시 SK하이닉스와 한국세라믹기술원이 있는 ‘K-반도체 벨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복안이다.김경희 시장은 “그동안 교육 소외지로 분류된 경기 동부권에 특목고를 유치해 교육 불균형이 해소되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시흥시와 부천시는 각각 바이오·로봇 등 지역 특화단지와 연계한 창의융합 교육을 하겠다고 밝혔다.두 도시는‘글로벌 과학기술 인재 양성의 산실, ‘첨단산업과 연계한 첨단과학 교육도시’를 기치로 내걸었다. 

시민사회단체의 과학고 신설 반대 시위.특권교육저지경기공대위 제공 ◆ 의대 진학·전문직 진출 통로 악용…시민단체 “교육 불평등 심화”
 
반면 도내 과학고가 5곳까지 불어난 경기도는 오히려‘역차별’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서울·부산·인천·경북·경남 등이 절반 이하인 2곳씩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내 시민단체와 교사노조,학부모들은 지자체가 예산·용지·운영비를 대부분 떠안는 구조와 교육 차별 심화,사교육 폭증을 우려하며 반대 성명을 낸 바 있다.과학고 승인 소식이 전해진 직후에도 도내 교육·시민사회단체 70여곳이 결집한‘특권교육저지경기공대위’가 성명을 내고 “교육의 공공성을 훼손하고 지역 간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행위”라며 철회를 촉구했다.이는 과학고 교육이 국내 입시에서 과학 인재 양성이 아닌 의대 진학,전문직 입성을 위한 통로로 악용돼온 탓이다. 
 
익명을 요구한 교육 전문가들은 “과학고 신규 개설이 특목고 설립을 벗어나 교육 생태계를 바꿀 계기가 되기 위해선 교육 과정의 차별성을 강조한 프로그램이 약속대로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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