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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과 설전 속에 파국으로 치달은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은 초반부터 분위기가 심상치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위해 백악관에 도착하자 취재진에게 “그가 오늘 제대로 차려입었다”고 언급했다.미 매체 악시오스는 이와 관련해 이번 회담에는 군복 스타일의 옷을 입지 않는 게 정중해 보일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 측이 언질을 줬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바디랭귀지 전문가들의 분석을 바탕으로 젤렌스키 대통령 역시 “처음부터 상당히 화가 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WP는 “통역을 사용하지 않기로 한 결정과 당사자들 간의 권력 불균형,젤렌스키의‘전사 에너지’가 정상회담을 과열시키는데 기여했다”고 진단했다.특히 젤렌스키가 회담 말미에 팔짱을 낀채 앞뒤로 몸을 젖혀가며 JD 밴스 부통령과 설전을 주고 받은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젤렌스키가 자신의 요점을 전달할 수 없다고 느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모습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전에 만난 에마뉘엘 마크롱(2월 24일) 프랑스 대통령,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2월 27일)과도 대조된고 WP는 보도했다.이들이 트럼프를 칭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면서다.스타머 총리는 찰스 3세 국왕의 초청장을 전달하며 “국왕으로부터 두번째 국빈 방문을 제안받은 첫 사례”라며 트럼프를 추켜세웠다.마크롱은 트럼프가 “유럽은 우크라이나에 돈을 빌려주고 돌려받는다”고 말하자 급히 영어로 끼어들어 “미국처럼 우리는 돈을 냈다”고 바로잡았다.트럼프의 팔에 자연스럽게 손을 올려 친근감을 표시하고 미소를 띈 모습이었다.

회담 중간에 결국 젤렌스키에게 “왜 정장을 입지 않느냐.많은 미국인이 당신이 이 자리의 위엄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는 질문이 제기됐다.우파 성향의 케이블 채널인‘리얼 아메리카 보이스’의 브라이언 글렌 기자였다.젤렌스키는 “전쟁이 끝난 후에 입겠다”고 답했다.이어 “아마 당신과 비슷한 옷을 입겠죠?더 좋은 옷을 입을지도 모르죠”라고 덧붙이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젤렌스키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 국제 무대에서 야전 형태의 옷차림을 고수해왔다.이날은 우크라이나를 상징하는 삼지창 문양이 새겨진 검은색 티셔츠와 카고 바지 차림으로 등장했다.

이를 두고 글렌과 연인관계이며 공화당 내 강경파로 분류되는 마조리 테일러 그린(조지아) 하원의원은 자신의 X(옛 트위터)에 “미국에 대한 무례함이 너무 커서 젤렌스키가 대통령에게 돈을 구걸하러 올 때 백악관에서 정장도 입을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한 글렌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썼다.


밴스 부통령이 회담 말미에 끼어들면서 사태가 악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밴스가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를 위해 러시아와 외교를 하는 것”이라며 “당신은 분쟁을 끝내려고 하는 (미국) 대통령에게 감사해야 한다”고 젤렌스키를 공격하면서다.미국 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외국 정상을 대놓고 비판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BBC는 “밴스는 전임 미국 부통령처럼 자기 비판적인 정치적 연구자 역할을 하기보다는‘투견’으로서 논쟁의 중심에 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보도했다.밴스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와의 2인자 경쟁에서 존재감을 부각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결국 트럼프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이 던진 미끼를 물었다는 평가다.친트럼프 인사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악시오스에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전에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미끼를 물지 말라.긍정적인 이야기만 하라’고 충고했다”고 말했다.트럼프 대통령은 50분간 진행된 정상회담을 마무리하고 취재진을 내보내면서“우리가 충분히 본 것 같다”며 “이것은 훌륭한 텔레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설전 후 1일 영국 런던에 도착해 스타머 총리와 만났다.복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백악관에 입고 간 그대로였다.스타머 총리는 “(젤렌스키는) 영국 전역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으며,블록 체인 웹우리는 우크라이나의 편에 서 있다”고 말했다.젤렌스키 대통령도 “영국은 우리의 핵심 파트너로,안전사이트 확인우리는 여러분의 지원을 믿는다”며 영국에 감사를 나타냈다.

이들을 비롯한 유럽 정상들은 2일 런던에서 모여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한 유럽의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유럽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친밀한 사이로 평가받는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1일 밤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그의 중재자 역할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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