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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닌 보몽=AP/뉴시스]프랑스 국민연합(RN)의 수장 마린 르펜이 30일(현지시각) 북부 헤닌 보몽에서 총선 1차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2024.07.01.
[헤닌 보몽=AP/뉴시스]프랑스 국민연합(RN)의 수장 마린 르펜이 30일(현지시각) 북부 헤닌 보몽에서 총선 1차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2024.07.01.[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영국과 프랑스에서 하원 총선이 모두 드라마틱한 결과를 맺으면서 끝났다.4일의 영국 총선에서 노동당은 214석을 더해 411석으로 보수당을 무너뜨리고 14년 만에 정권을 잡았다.

7일의 프랑스 결선투표 결과는 영국과는 반대로 '마이너스'의 역 클라이막스 드라마가 전개되었다.극우 정당으로서 2차대전 나치 부역의 비시 정권 후 최초로 프랑스 정부(내각)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던 RN(국민결집)은 예상의 50% 밖에 안 되는 의석을 차지하는 데 그치며 3위로 나가떨어졌다.

영국의 중도좌파 노동당의 대승은 중도우파 보수당(토리)의 득표력을 반이나 갉아먹은 영국 개혁당의 보조 덕분이라고 할 수 있었다.나이절 퍼라지 당수의 영국 개혁당은 프랑스의 RN 급에는 못 미치지만 극우 성향의 보수 포퓰리즘 정당이다.

그런 만큼 이번 영국과 프랑스 총선은 반이민,빙고 한 판자국 제일주의의 극우 정당을 빼면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그런데 두 나라의 극우 정당은 이번에 표면적 점수는 보통에 그쳤지만 그 아래에 숨어있는 몇 배의 잠재력을 확실하게 노정했다.

극우 지지자들에게는 아쉬움을,빙고 한 판극우 반대자에게는 두려움을 주는 잠재력이다.RN과 영국개혁당의 잠재력은 총선의 궁극적 목표인 후보 당선으로 열매 맺지 못한 중도 낙과의 지지표인 '사표'의 크기에서 드러난다.

프랑스 총선서 1차투표 직후 255~295석이 예측되었던 마린 르 펜의 RN는 결선투표 후 143석에 그쳤다.이 의석 수는 RN과 우파 공화당(LR) 내 일부 세력의 연합체 RN-LR 이름으로 얻은 것이며 이 중 RN 후보 것은 126석이다.정권을 단독으로 잡을 수 있는 과반선 289석에서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이다.

프랑스 유력지 르 몽드 지는 이 같은 결과가 나온 즉시 쓴 사설에서 "최악의 상황에 유혹되는 것은 (말과 달리) 피할 수 없는 것이 아니었다"며 안도했으나 곧 RN이 얻는 표 수를 보고 있으면 "잠간 동안만의 안도감도 얻기 어렵다"며 걱정에 사로잡힌다.

르 몽드를 걱정시키는 RN의 표,빙고 한 판결선투표 때 RN에 표를 던진 프랑스 유권자 수는 900만이다.르 몽드 사설은 900만이라고 적고 있지만 르 몽드 기사에 따르면 정확히는 870만이다.여기에 RN에 합류한 에릭 시오티 파 LR 후보가 얻은 130만 표를 더하면 프랑스 극우 연합체에 표를 던진 사람 수는 1000만 명이다.

1000만 명은 7일 결선투표 때 투표소가 차려진 501개 소선거구에서 투표한 2900만 명의 34.5%이다.그런데 RN-LR가 이날 투표에서 승리한 선거구는 104개로 전체 501개의 20.8%에 불과하다.

이에 반해 총 182석을 차지해 이번 총선 선두에 오른 좌파 연합 신대중전선(NFP)은 결선투표 501개 선거구 중 151개를 차지해 당선 비율이 30.1%였다.이때 이 좌파연합체의 이날 득표수는 700만 표였다.전체 표의 24.1%로서 극우 연합과 반대로 매우 효과적인 득표를 한 것이다.

영국개혁당의 나이절 패라지 대표가 4일 총선을 앞두고 자신의 지역구인 크랙턴에서 유세하며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사진 데일리메일 캡처) 2024.07.06.*재판매 및 DB 금지
영국개혁당의 나이절 패라지 대표가 4일 총선을 앞두고 자신의 지역구인 크랙턴에서 유세하며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사진 데일리메일 캡처) 2024.07.06.*재판매 및 DB 금지
르 펜의 RN은 결선투표 때 870만 표를 얻어 87명을 당선시켰다.577개 전체 소선거구에서 치러진 1차투표 때 39명이 득표율 50% 이상 등 요건을 충족시켜 즉시당선되어 결선투표가 필요없었던 것이며 결선 당선자 87명을 총 득표 870만 표로 나누면 당선자 1인 당 10만 표를 얻었다는 계산이다.

이에 반해 총 의석 및 결선 1위 NFP는 결선 때 700만 표로 151명을 당선시켜 1인당 필요한 당선 표 수가 4만6300표에 불과하다.RN의 절반도 안 되는 표를 얻고도 당선된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 지지의 여당 연합체 앙상블은 결선서 650만 표로 166석을 챙겨 당선자 1인이 필요한 표 수는 단 3만9100표였다.

르 몽드 사설은 RN에 표를 던진 900만 명에 저항하기 위해 그외 투표자(2000만)가 결선날 투표했다고 말한다.이번에는 저항이 성공했지만 앞으로도 그러리라는 보장이 없어 걱정이라는 투다.

이 900만 명 표를 RN이 어느날 지금의 NFP나 앙상블처럼 효과적으로 쓰게 되면 RN의 현 87석,빙고 한 판126석 및 143석은 1차투표 때 예측치 255석 이상으로 결실을 맺을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영국의 보수 포퓰리즘 정당 영국개혁당은 총선서 408만 표를 얻고도 단 5명만 당선시켰다.408만 표는 4일 총투표자 2700만 명의 15.1%에 달하지만 당선자 5명은 총 의석 650명의 0.7%에 불과하다.1명 당선시키는 데 81만 표가 소요된 셈이다.

반면 역사적 스케일로 대승한 노동당은 970만 표로 411개 의석을 차지했다.당선자 1인이 필요한 표 수가 2만3600표인 것이다.영국개혁당이 이런 효율성을 가졌다면 408만 표로 5명이 아니라 170명을 당선시킬 수 있다.

총리가 된 키어 스타머 의원은 1만8900표로 당선되었으며 총리에서 물러나게 된 리시 수낵 의원은 2만3000표를 얻어 의원직은 유지했다.

보수당은 퍼라지의 개혁당이 당초 방침을 번복해 선거에 참여하면서 득표율이 직전 총선 때보다 19.9%포인트나 빠져 20.7%에 머물렀다.보수당에서 빠져나간 득표율 중 12%포인트 이상이 개혁당으로 갔다.보수당은 680만 표로 121석을 건지는 데 그쳐 1인당 당선 표가 5만6200표에 이른다.

노동당의 2만3600표에 비하면 '사표'가 많지만 개혁당의 81만 표에 비하면 대단히 적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그만큼 영국개혁당의 잠재력이 세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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