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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건 개혁파인 페제시키안 후보 선두에
하메네이 충성파 보수 강경파 3인 꺾어
20여년만에 결선 투표 진행될까 촉각
[서울경제]
지난달 19일 헬기 추락사고로 사망한 에브라힘 라이시 전 이란 대통령이 후임을 선출하기 위한 보궐선거가 28일(현지시간) 치러진 가운데 개혁 진영의 후보가 뜻밖의 돌풍을 일으키며 선전하고 있다.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툴라 하메네이의 충성파인 보수 강경파 후보가 손쉽게 당선되리라는 예상을 완전히 뒤집었다.
29일 이란 내무부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지금까지 1400만 표 이상이 개표된 가운데 4명의 후보 중 유일한 온건 개혁파 후보인 마수드 페제시키안이 590만 표 이상을 얻어 1위를 달리고 있다.보수 강경파 후보인 핵협상가 사이드 잘릴리가 550만 표 이상을 획득해 뒤를 이었다.애초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관측됐던 강경 보수 후보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는 170만 표 가량을 획득해 부진하다.
득표 수를 보면 1위와 2위가 각각 42%,도박과 복표39% 선으로 큰 차이가 없다.이란 대선은 무효표를 포함해 전체 투표에서 50% 이상 득표한 후보가 없는 경우 공식 결과 발표 후인 첫 금요일(7월 5일) 상위 두 후보 간의 결선 투표를 진행해 최종 당선자를 가린다.로이터는 이란 한 매체를 인용해 “결선 선거가 열릴 가능성이‘매우 유력하다’”고 전했다.결선 투표가 성사된다면 2005년 이후 약 20여 년 만에 처음이 된다.
페제시키안 후보의 돌풍은 전임인 라이시 전 대통령의 강경 통치에 대한 반감에서 비롯했다는 분석이 높다.이번 보궐 선거에는 총 4명의 후보가 출마했는데 페제시키안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세 명은 모두 보수 성향으로 분류된다.3명의 보수 후보들은 모두 하메네이 충성파로 분류되는 인물들로 이들 중 누가 당선되든 라이시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반미·반이스라엘 강경 노선에 변함이 없으리라는 관측이 높았다.이런 분위기 속에서 핵 합의 복원 및 서방과의 관계 개선,도박과 복표여성 인권 증진 등을 내걸었던 개혁 후보로 민심이 이반됐다는 것이다.
다만 이란은 선출직인 대통령보다 비선출 최고지도자가 권력 서열 1위이기에 이번 대선이 이란의 대외 정책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주요 사안에 대한 모든 결정은 하메네이가 내리기에 대통령이 이란 핵 프로그램이나 중동 분쟁과 관련된 정책 변화를 이끌기는 쉽지 않다는 의미다.그렇지만 페제시키안이 당선될 경우 대통령으로 매일 국정을 운영하기에 하메네이의 권력 승계에 균열을 낼 수 있으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선거의 총 투표 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로이터통신 등은 투표율을 이란 내무부의 예상보다 낮은 약 40% 수준으로 관측했다.총선 유권자 수가 약 6100만 명이고 40%의 투표율이라면 현재 개표율은 50% 안팎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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