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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취임 후 3년 연속 패전일 추모식 참석한 기시다
아베 재집권 2013년부터‘반성‘사죄’언급 없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일본 패전일인 15일‘전국전몰자 추도식’에 참석해 식사(式辭)를 발표했다.3년 연속 이 행사에 참석한 기시다 총리는 올해도 일본의 과거 가해 사실이나 피해국을 향한 반성을 표하지 않았다.일본 총리들은 아베 신조 전 총리가 2013년 패전일 행사에서 가해 사실과 반성의 뜻을 표명하지 않은 이후 꾸준히 이 같은 표현을 하지 않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도쿄 일본무도관에서 열린 추도식 식사에서 “전쟁의 참화를 다시 되풀이하지 않겠다”며 “이 결연한 맹세를 세대를 넘어 계승,몰바 뜻관철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전쟁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말은 지난해에도 했던 표현이다.그러면서 “아직도 비참한 싸움이 끊이지 않는 세계에서 우리나라(일본)는 법의 지배에 기초한 자유롭고 열린 국제질서의 유지·강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1년 10월 취임한 기시다 총리는 2022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추도식에 참석했으나 한 번도 일본의 가해 사실이나 침략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아시아 국가에 반성하는 발언을 한 적이 없다.기시다 총리가 다음달 차기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끝내 이 같은 발언을 하지 않은 채 총리직을 끝내게 됐다.
과거 모든 일본 총리가 패전일 행사에서 반성하는 뜻을 표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호소카와 모리히로 전 총리는 1993년 일본이 일으킨 침략전쟁으로 다른 나라가 입은 피해를 패전일 행사에 처음으로 언급했다.호소카와 전 총리는 당시에 “아시아의 가까운 여러 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의 모든 전쟁 희생자와 그 유족에게 국경을 넘어 삼가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도 1994년 추도식에서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의 많은 사람에게 필설(筆舌·글과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비참한 희생을 초래했다”며 “깊은 반성과 함께 삼가 애도의 뜻을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1995년 이른바‘무라야마 담화’발표 이후 그해 8월15일 추도식에서 무라야마 전 총리는 재차 과거 일본의 아시아 국가 침략과 식민지 지배를 반성하고 사죄했다.당시 무라야마 전 총리는 전후 50년 담화로 “식민지 지배와 침략으로 아시아 제국의 사람들에게 많고 큰 손해와 고통을 줬다”며 “통절한 반성의 뜻과 진심어린 사죄”를 표명했다.이후 일본 내각은 ‘손해와 고통, ‘반성’같은 표현을 추도식 식사 등에서 사용해왔다.
그러나 아베 2차 정권 때부터 이런 관행은 사라졌다. 아베 전 총리가 2012년 12월 재집권한 뒤 첫 패전일이던 2013년 8월15일,아베 전 총리는 추도식 식사에서 일본이 다른 나라에 피해를 준 사실을 언급하지 않고 반성의 뜻도 표명하지 않았다.이를 시작으로 2015년 전후 70년 담화에서는 “아이들에게 사죄를 계속하는 숙명을 지게 해서는 안 된다”며 사죄와 반성을 표명하기를 경계했다.이후 2020년 취임한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나 기시다 총리 역시 침략전쟁의 책임이나 주변국에 지는 책임은 언급이 전무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이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료를 냈다.한국의 국방부 장관에 해당하는 기하라 미노루 방위상,몰바 뜻신도 요시타카 경제재생담당상 등 현직 각료들은 직접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외교부는 대변인 논평을 통해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급 인사들이 또다시 공물료를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한 데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