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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비 1조 4000억대‘대어’평가
롯데·현대·포스코 등 7개사 눈독
1차 입찰엔 보증금 낸 건설사 없어
400억 현금 납입 부담·불경기 해석
입지 좋아 수주 경쟁 재개 가능성
남천동 삼익비치에 이어 부산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연산동 망미주공아파트(연산5구역) 재건축 사업의 시공사 선정이 유찰됐다.건설업 불경기와 더불어 과한 입찰 보증금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롯데건설과 현대건설 등 대기업이 눈독을 들이던 사업장이었는데,다음 입찰 과정에서는 수주 경쟁이 벌어질지 관심이 모인다.
연산5구역 재건축 조합(이하 조합)은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냈으나 입찰 보증금을 낸 건설사가 없어 유찰됐다고 14일 밝혔다.
입찰 참여를 희망하는 건설업체는 입찰 보증금 400억 원을 전날 밤까지 현금으로 납부해야 했지만 한 곳도 이를 내지 않았다.이에 따라 시공사 선정 입찰은 유찰됐으며,조합 측은 오는 19일쯤 현장 설명회에 참여한 건설사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개최할 방침이다.지난달 23일 열린 현장 설명회에는 롯데건설,현대건설,est 롤포스코이앤씨,est 롤DL이앤씨,HDC현대산업개발,est 롤삼성물산,동원개발 등 7개사가 참여했다.
부산의 재건축 추진 단지 가운데 규모가 두 번째로 커 사업비만 1조 4000억 원이 넘는 연산5구역은 특히 롯데건설과 현대건설 등 1군 건설사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었다.이들 건설사는 입찰 공고 전부터 단지 인근에 수십 명의 홍보 요원을 배치해 조합원들에게 어필하기도 했다.
조합 측은 “400억 원의 입찰 보증금을 현금으로 전액 납부해야 한다는 점이 건설사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았나 싶다”며 “입찰 지침서도 다른 정비사업장과 비교해 까다로운 편이어서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사와의 간담회를 통해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를 파악하고 합의점을 찾아갈 계획”이라며 “컨소시엄보다는 경쟁 입찰을 거쳐 연내 시공사를 선정할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건설업 불경기도 유찰에 한몫하는 요소다.원자잿값 인상과 고금리 장기화 등으로 건설사들이 예전만큼 적극적으로 재건축·재개발 수주에 뛰어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의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연산5구역은 수영구,해운대구와 인접하고 교통 여건이 우수해 사업성이 확보되는 단지에 속한다”며 “유찰이 거듭될 것 같지는 않지만,대내외적인 여건이 좋지 않은 만큼 건설사들이 조심스러운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연산5구역 재건축 사업은 1986년에 지어진 23개 동 2038세대의 망미주공아파트와 주변 상가 등을 19개 동 3200여 세대로 재건축하는 사업이다.공사기간은 3년 6개월로 입주 예정일은 2031년이다.재건축은 2007년부터 추진됐는데,2015년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아 재건축이 가능하다는 결과를 얻으면서 본격화됐다.
2021년에는 재건축 정비구역으로 지정됐고 그해 4월에는 동의율 68%로 추진위가 출범했다.망미주공아파트는 부산 최초로 1층 단독형 테라스를 적용하고,필로티 구조를 도입해 1986년 당시 혁신적인 아파트라는 평가를 받았다.
망미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세대수가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3060세대) 다음으로 많다.재건축 대어로 평가를 받는 동래구 온천동 럭키아파트 1536세대,수영구 현대아파트 1180세대 등과 비교해도 가구 수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