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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틀리와 같은 럭셔리 브랜드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코치도어,기술력이 없으면 시도 못하는 운전석 회전 시트를 적용한 제네시스 네오룬 [사진출처=현대차그룹/ 편집=최기성 매경닷컴 기자]“고장이 잦지만 싼 맛에 타는 짝퉁 일본차”

1986년 엑셀로 시작된 현대자동차그룹의 미국 진출 역사는 굴욕에서 시작됐습니다.

1970년대 제1·2차 석유파동 이후 연비 좋고 가격도 합리적인‘가성비(가격대비성능)’높은 차량을 앞세워 미국을 먼저 선점한‘기술’의 혼다‘품질’의 토요타보다 한참 아래로 평가받았죠.

일본차가 렉서스로 프리미엄 이미지까지 갖추면서 한국차의 싸구려 이미지는 고착됐습니다.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진출한 지 40년 가까이 된 현재,한국차는 싸구려 이미지를 탈피했습니다.

비난을 잘 하고 칭찬에 인색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3년 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현대차,꽤 잘한다(Hyundai is doing pretty well)”라고 올렸을 정도입니다.

현대차그룹을 넘어 한국차의‘싸구려’이미지를‘좋구려’로 바꾼 결정적인 역할은 제네시스가 맡았습니다.

제네시스 GV80 [사진촬영=최기성 매경닷컴 기자]벌써 10년이 됐습니다.현대자동차그룹이 2015년 제네시스 브랜드를 독립해 프리미엄·럭셔리 자동차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을 때 국내·외에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습니다.

대중 자동차 시장에서는 싸구려 이미지를 극복하고 가성비 높은 차량으로 인정받았지만 100년이 훌쩍 넘은 브랜드들도 고전하는 프리미엄·럭셔리 자동차 시장은 현대차그룹이 넘볼 수 없는 곳으로 여겨졌기 때문이죠.

모르는 남이 아닌 가족이나 친구에게 욕을 먹으면 더 서운한 법인데,한국인이 더 심하게 깔봤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BMW,아우디 등에 맞서기 위해 토요타가 렉서스를 출범시킨 것에서 비난거리를 찾아냈습니다.

일본차 베끼기에 맛들이더니‘짝퉁 혼다’를 넘어‘짝퉁 렉서스’를 내놓는다는 말까지 나왔죠.

제네시스 G80와 벤츠 E클래스 [사진출처=현대차,벤츠]지금은 어떤가요.국내외에서 제네시스는 렉서스는 물론 벤츠,BMW,포르쉐와 당당히 겨룰 수 있는 품질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품질·안전성 평가에서 독일과 일본 프리미엄 브랜드에 승리할 때도 많습니다.사실 지겨울 정도입니다.

평가가 까다롭기로 유명하고 업계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활용되는 미국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JD파워) 조사와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Insurance Institute for Highway Safety) 충돌평가 성적표를 보면 입증됩니다.

제네시스는 미국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JD파워)의 자동차 평가 항목인 품질,상품성,신기술,내구성에서 벤츠,BMW,포르쉐,렉서스 등 독일·일본 프리미엄 브랜드와 대등하거나 압도하는 성적을 받았습니다.

제이디파워‘2022년 신차품질조사(IQS,Initial Quality Study)’에서는 프리미엄 브랜드 1위를 기록했습니다.2023년 IQS에서는 5위로 떨어졌지만 지난해 IQS에는 포르쉐와 렉서스 뒤를 이어 3위로 다시 올라갔습니다.

신차 첨단 기술 만족도를 나타나는‘2023 미국 기술 경험 지수 조사’에서는 1위를 차지했습니다.

‘B급 프리미엄 브랜드’딱지를 완전히 뗀 것은 물론 벤츠·BMW와 대등하게 경쟁하면서 승리를 거둬들였습니다.품질 측면에서는 비싸도 살맛나는‘A급 럭셔리 브랜드’로 인정받은 셈이죠.

충돌테스트 장면 [사진출처=IIHS]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 충돌평가에서도 제네시스의 가치를 알 수 있습니다.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충돌평가 결과에 따르면‘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TSP+)와‘틉 세이프티’(TSP)를 받은 차종은 현대차 9개 차종,제네시스 8개 차종,기아 5개 차종입니다.

글로벌 자동차그룹 기준 최다 선정이죠.토요타는 18개 차종으로 2위,혼다는 11개 차종으로 3위를 기록했습니다.제네시스는 고급 브랜드 1위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디자인도 세계적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신차나 콘셉트카를 내놓을 때마다 호평을 받습니다.세계적 명차 브랜드인 벤틀리와도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자화자찬이 아닙니다‘디자인 분야 오스카’라 불리는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에서 상복을 터트리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독일 국제포럼디자인이 주관하는‘2024 iF 디자인 어워드’에서‘오픈카 콘셉트’제네시스 엑스(X) 컨버터블이 프로페셔널 콘셉트 부문에서 본상을 거머쥐었습니다.

독일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디자인센터가 주관하는‘2024 레드닷 어워드’에서도 초대형 전동화 SUV 콘셉트인 네오룬(NEOLUN)이 수송 디자인 부문에서 본상을 받았습니다.

올해도 미국‘2024 굿디자인 어워드’에서 네오룬 콘셉트가 수상 차종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전기차인 제네시스 GV60의 다목적 험로주행 콘셉트 [사진출처=현대차그룹]판매성과도 좋습니다.제네시스는 브랜드 출범 첫해인 2015년에 384대에 그쳤지만 2020년에는 13만2450대를 판매했습니다.처음으로 글로벌 연간 판매 10만대를 넘어서면서 존재감을 나타냈죠.

2021년 20만대,인도네시아 카지노 호텔2022년 21만대 넘게 판매된 데 이어 2023년에는 22만대 팔렸습니다.2023년 8월에는 누적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했습니다.

전체 판매 중 해외 시장 비중이 40%를 상회하는 등 명실상부한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로서 입지를 굳혔죠.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1.9% 증가한 23만여대를 판매했습니다.경쟁이 치열한데다,사이트 슬롯글로벌 경제 위기로 자동차 판매가 감소세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2019년 이후 5년 연속 성장세를 지속했습니다.누적 판매대수도 130만대를 돌파했습니다.

자국 제품에 더 박한 평가를 내리는 국내에서도 벤츠·BMW 대신 선택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제네시스 G80,G90,GV80은 벤츠·BMW·렉서스 경쟁차종과의 대결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국토교통부 통계를 사용하는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판매대수는 13만1185대로 전년보다 1.8%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수입차 판매 1위인 BMW는 전년보다 5.0% 감소한 7만3560대를 판매했습니다.2위인 벤츠의 판매대수는 6만6406대로 전년보다 13.4% 줄었죠.

오픈 콘셉트카인 제네시스 엑스 컨버터블 [사진출처=현대차그룹]싸구려 평가받는 현대차그룹이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비결은 무엇일까요.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이 화두로 던진‘품질 경영’때문입니다.

정 명예회장은 1999년 현대차 회장으로 취임한 뒤 미국 출장을 갔다가 충격을 받았습니다‘고장이 잦고 수리도 제대로 되지 않는 싸구려 차’로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 현대차의 현실을 직접 확인했기 때문이죠.

NBC 인기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자니 카슨 쇼,카지노 주사위 방법CBS 인기 토크 프로그램‘데이비드 레터맨 쇼’등에서 미국 정부의 정책 결정 오류를 현대차 구매 결정과 비교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잘 만드는 것’이 아니라‘많이 파는 것’에 초점을 맞췄던 현대차 전략은 이때부터 극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정 명예회장은 출장에서 돌아오자마자 “신차 출시 일정을 미루더라도 부실한 생산라인을 중단하라”고 지시했습니다.제이디파워 품질 컨설팅도 받게 했습니다.

2001년 양재 본사에‘품질상황실’을 설치하고 24시간 품질과 관련된 세계 각국 고객들의 불만사항을 실시간으로 접수 처리했습니다.수집된 데이터는 현장 임직원들에게 모두 공유됐죠.

또한 불량을 대대적으로 줄이기 위해 글로벌 생산 공장마다 전수검사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품질 경영은 4년 만에 빛을 보기 시작했습니다.2004년 제이디파워의 품질 조사에서‘뉴 EF쏘나타’는 글로벌 주요 브랜드의 간판 모델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미국‘비즈니스 위크’는 2004년 초‘현대,싸구려 차에 작별 키스를 하다(Hyundai Kissing Clunkers Goodbye)’는 제목으로 현대차의 품질 개선을 호평했습니다.

품질에 대한 자신감은 제네시스의 출범으로 결실을 맺었습니다.제네시스는 정의선 당시 부회장이 초기 계획 단계부터 전 과정을 주도한 브랜드입니다.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지속하며 현대차 브랜드 이미지와 수익성을 향상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제네시스‘GV80 데저트 에디션’다카르 랠리 사막 주행 [사진출처=현대차그룹]물론 제네시스가 갈 길은 아직 멉니다.벤츠,BMW,포르쉐 등과 종목별 경쟁에서는 승리를 거두고 있지만 유무형의 가치까지 따지는 종합 평가에서는 한 수 아래로 평가받기도 합니다.

다만,분명한 게 있습니다.“한국차 따위가,제네시스 따위가 감히”라는 비아냥거리는 소리는 사라졌습니다.

글로벌 럭셔리·프리미엄 브랜드에 버금가는 수준을 뛰어넘어 대등한 브랜드로,결국엔 으뜸가는 글로벌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생겼습니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존재는 자동차 시장을 넘어 그 나라의 위상과 경제에도 영향을 줍니다.제네시스가 자동차 분야에서도‘한류 바람’을 일으키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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