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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세리가 부친 박준철 씨의 사문서위조 혐의에 대한 기자회견 중 눈물을 닦고 있다. 

"가족이 저에게는 가장 큰 존재였으니까요."

'골프 전설' 박세리 박세리희망재단 이사장이 '아버지의 채무 문제를 왜 미리 막지 못했느냐'는 질문에 한 답변입니다.

박세리 이사장은 오늘(18일) 서울 강남구 스페이스쉐어 삼성코엑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버지 박준철 씨를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박준철 씨는 새만금 해양레저관광 복합단지 사업에 참여하려는 과정에서 박세리희망재단 도장을 위조해 사용했고,이를 뒤늦게 알게 된 박세리희망재단 측은 지난해 9월 박준철 씨를 대전 유성경찰서에 고소했습니다.

최근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이 사건을 검찰에 넘기면서 박세리 부녀의 갈등 양상이 외부로 불거졌습니다.

박 이사장은 '아버지의 채무 문제를 왜 미리 막지 못했느냐'는 질문에 눈물을 흘리며 "정말 가족이 저한테 가장 컸으니까"라며 "그게 다인 줄 알고 계속 (채무 문제를) 해결해드렸다"고 답했습니다.

그는 이어 "막을 수 없었냐고 물으셨지만,사실 계속 막았다"며 "저와 아버지 의견은 늘 달랐고,병점 복권제가 한 번도 찬성한 적이 없었다"고도 말했습니다.

박 이사장은 "2016년 은퇴 이후 한국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여러 문제점을 알게 됐다"며 "가족이니까 제가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조용히 해결했지만 하나를 해결하면 또 다음 채무 관계가 불거지는 상황의 연속이었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러고는 "이제 제가 감당할 수 없는 선까지 넘어섰다"며 "계속 이렇게 가다가는 제가 하려는 일이 힘들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앞으로 아버지와 어느 정도 선을 긋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박세리가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스페이스쉐어 삼성코엑스센터에서 열린 부친 박준철 씨의 사문서위조 혐의에 대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있다.
박세리가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스페이스쉐어 삼성코엑스센터에서 열린 부친 박준철 씨의 사문서위조 혐의에 대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있다.

박 이사장은 "이제 앞으로 (아버지의) 어떤 채무 문제가 들어와도 책임지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그는 지금까지 아버지 대신 변제한 채무 규모를 묻는 말에는 "구체적으로 답하기 어렵다"고만 밝혔습니다.

또 "이 사건 이후로 아버지와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며 "왜 이 사업을 시작하려고 했는지,또 다른 법적인 문제가 추가로 있는지는 저도 궁금한 부분"이라고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습니다.

그는 이어 "이번 일로 박세리희망재단이 입은 피해는 없다"면서도 "그동안 (아버지 문제로) 피해를 보신 분들도 있고,앞으로 더 이상의 피해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 자리에 섰다"고 강조했습니다.

박 이사장은 "가족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저만의 착각이었던 것 같다"며 "그런 착각이 지금의 화를 부른 것 같아서 제 인생의 가장 큰 교훈을 얻었다"고 돌아봤습니다.

박 이사장이 그렇게 소중하게 여기던 가족,그중에서도 아버지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게 된 것은 박세리희망재단의 일을 우선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재단에서 주니어 대회도 열고,병점 복권유망주 육성 및 후원도 하고 있다"며 "제가 선수 생활을 하며 '세리키즈' 후배들이 많이 등장했는데 그 후배들을 보면서 저도 또 좋은 선수들을 키워내고 희망을 주겠다는 꿈이 생겼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런데 이런 사소한 개인적인 문제로 헛된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꿈과 희망을 주는 사람으로 살아가려는 마음이 오늘 이후로 더 굳건해질 것"이라고 스스로를 다잡았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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