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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밤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사거리에서 역주행해 사상자 13명을 낸 60대 운전자 A씨가 차량(현대 제네시스 G80)의 급발진 때문에 사고가 났다고 주장했다.
A씨는 2일 조선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사고 원인은) 100% 급발진”이라면서 “브레이크를 계속 밟았지만 차량이 말을 듣지 않았다”고 말했다.그는‘(사고 직전) 차량이 평소보다 이상하다고 느꼈다’고 주장했다.A씨는 전날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처가 가족의 칠순 잔치 행사 후 귀가하는 길에 사고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나는) 운전을 오래 한 데다 현직 시내버스 기사라 이런(차량이 평소와 다르게 이상하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이후 갑자기 튀어나갔다”고 강조했다.그는 1974년에 면허를 취득했다며 자신이‘베테랑 운전사’라는 식으로 말했다.경찰 등에 따르면 A씨 남편은 경기 안산시의 한 여객 운송 업체 소속 운전사다.
앞서 사고 차량에 동승했던 A씨의 아내 B씨도 사고 차량의 급발진을 주장했다.그는 전날 현장에서 동아일보 기자를 만나 “(차량이) 갑자기 급발진하면서 역주행이 일어났다”면서 “차가 막 여기저기 다 부딪쳐서 저도 죽는 줄 알았다.남편은 병원으로 이송됐다.왼쪽 갈비뼈 부근이 아프고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고 했다”고 말했다.
A씨는 남편이 운전 베테랑이라고 강조했다.그는 “남편은 현역에서 은퇴한 뒤 시내버스를 운전해왔다”면서 “착실한 버스 운전사”라고 말했다.음주 운전을 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사고 직후 경찰이 바로 측정했다”면서 “남편은 매일 운전을 해야 해 술은 한 방울도 마시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실제로 국민일보가 확보한 사고 당시 앞서 주행하던 차량의 블랙박스 동영상을 보면 문제의 차량 거동이 일반적이지는 않다.해당 차량은 교차로에서 갑작스럽게 튀어나와 정상 신호를 받고 주행 중이던 다른 차량을 들이받고 도로를 가로지른다.
다만 실제로 문제의 차량이 급발진했는지는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현장을 목격한 시민 다수가‘급발진이 아니었다’고 입을 모았다.이날 귀갓길에 사고를 목격했다는 한 시민은 “급발진을 할 때는 (차량 운행이) 끝날 때까지 들이받았어야 했는데 건널목 앞에서 차량이 멈췄다.(급발진이면) 뭐라도 받았어야 했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또 다른 목격자도 “차량이 사람들을 다 친 뒤 스스로 멈췄다”며 “급발진이면 전봇대나 뭔가에 추돌한 후 멈췄을 텐데 (사고를 낸) 차량은 (A씨 남편이) 브레이크를 밟아 멈추는 모습이었다”고 YTN에 증언했다.
사고 상황이 담긴 CCTV 동영상을 본 이들도 급발진으로 보기 어렵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사고 현장 인근에서 대기 중이던 차량의 블랙박스에 찍힌 동영상에는 해당 차량이 사고 직후 감속하면서 스스로 멈추는 장면이 찍혀 있다.다른 급발진 차량이 도로 위 가드레일 등 구조물과 부딪혀 강제로 감속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해당 동영상을 편집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한 누리꾼은‘브레이크를 밟고 차를 세운 것 같은데 급발진이라니 이상하다’고 적었다.
이날 오후 9시27분쯤 시청역 12번 출구 인근 교차로에서 A씨의 남편이 몰던 차량이 과속으로 역주행하며 인도를 걷던 보행자 여러 명과 도로 위에 있던 차들을 잇달아 들이받았다.이날 오후 11시30분 기준으로 사망자 9명과 중상자 1명(A씨 남편),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야구경상자 3명 등 1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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