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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일부 학부모의 반복된 민원에 시달리다 세상을 등진 대전 초등학교 교사와 관련해 경찰이 9개월 만에 관련자 모두에게 불송치를 결정을 내렸다.교원 단체는 즉각 반발하며 재수사를 요구했다.
대전경찰청는 26일 지난해 9월 숨진 ㄱ(사망 당시 42)교사와 관련해 공무집행방해,명예훼손,협박 등 혐의로 고소된 학부모 8명에 대해 무혐의로 불송치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직권남용·직무유기 혐의로 고소된 당시 학교의 교장·교감 등 2명에게도 무혐의·불송치 처분을 내렸다.
경찰은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하고,에이바르 경기학부모들의 통화 기록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교육행정정보시스템의 전자정보 등을 분석한 결과 범죄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신승주 대전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장은 “여러 차례 민원을 넣고 이의를 제기했다고 해서 그 자체로 위법하다고 판단할 법률 근거가 없다.정당한 수단을 넘어선 폭력이나 구체적인 협박 등이 있어야 형법 적용이 가능한데,에이바르 경기조사 결과 그런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교장·교감의 경우 (학부모의 민원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갈등 상황을 중재하기 위한 노력을 아예 안 한 건 아니다.직무유기 혐의를 적용하려면 관리자가 상황을 아예 방치해야 하는데,완전히 방치한 건 아니라 불법이라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교원 단체는 경찰의 결정에 크게 반발했다.앞서 인사혁신처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는 지난 19일 ㄱ교사에 대한‘순직유족급여 심의’의 가결 결정을 유족에게 통보했다.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이날 오후 대전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불송치 결정을 규탄했다.전조교는 “해당 교사의 순직 인정 사실이 알려지고 하루가 지나지 않은 시점에 경찰은 10명 모두 무혐의·불송치 처분했다”며 “이토록 명백한 가해자가 존재하는 사건마저 무혐의와 불송치로 일관하는 경찰의 행태가 수사기관으로서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김현희 전교조 대전지부장은 “교사의 죽음이 순직으로 인정되자마자 관련자 모두 무혐의 처분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선생님이 세상을 떠난 뒤 일부 시민들이 가해자들에게 행한 사적 복수는 민주주의 질서에 반하는 위험하기 그지없는 행동이다.하지만 정당성 없는 사적 제재에 대중이 열광하는 이유는 무능한 공권력 때문이다.이런 사적 복수를 막기 위해서라도 공권력은 제 역할을 충분히 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ㄱ교사는 일부 학부모의 반복적인 민원으로 인한 괴로움을 호소하다 지난해 9월 세상을 등졌다.대전시교육청 조사 결과,일부 학부모들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4년 동안 국민신문고 7차례,방문 4차례,전화 3차례,아동학대·학폭위 신고 각각 1차례 등 ㄱ교사에 대한 총 16차례의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된다.학부모들이 신고한 ㄱ교사의 아동학대 혐의 대해 검찰이 2020년 10월 무혐의 결정을 한 뒤로도 해당 학부모들은 추가 민원을 제기했다.그 과정에서 ㄱ교사는 당시 학교 교감에게 교권보호위 개최를 요청했으나,교감은 신청서 등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만 한 뒤 후속 조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