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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사건의 수사외압 의혹은 지난해 8월2일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수사기록‘이첩’과‘회수’과정 전말이 핵심이다.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을 혐의자로 넣었던 수사기록이 경찰로 이첩됐다가 다시 군으로 돌아오게 된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 관계자,원클럽벳그리고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군 관계자들이 분주히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났다.특히 군 최고 지휘부인 이 전 장관이 당일 해외 출장 중인 상황에서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이 윤 대통령과 긴밀히 소통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신 전 차관이 이 전 장관의 직무대행자로서 수사기록 회수 과정의‘키 맨’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원클럽벳신 전 차관은 해병대 수사단이 지난해 8월2일 오전 경북경찰청에 수사기록을 넘긴 뒤 윤 대통령을 비롯해 임기훈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 등 이 사건의 핵심 관계자들과 수시로 연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먼저 신 전 차관이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처음 연락한 것은 오전 11시29분쯤이다.임기훈 전 비서관에게 전화해 약 36초 동안 통화했다.임 전 비서관은 대통령실과 국방부를 잇는‘핫라인’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되는 인물이다.이날 해병대 수사단은 오전 10시30분쯤 임 전 사단장 등 간부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경북경찰청에 이첩했다.그러자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은 이 전 장관에게 오전 11시13분쯤 해병대 수사단의 기록 이첩 사실을 보고했고,그로부터 약 15분 뒤‘신범철→임기훈’통화가 이뤄졌다.
이후‘윤석열·이종섭·신범철’3자 간 통화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윤 대통령이 오후 12시부터 1시까지 개인 휴대전화 번호로 이 전 장관에게 총 3차례 전화를 걸었고 두 사람은 약 18분간 통화했다.그 사이인 오후 12시17분에 신 전 차관과 이 전 장관은 약 1분30초 동안 통화했다.이 시점에서 신 전 차관과 임 전 비서관,원클럽벳그리고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이 서로 분주하게 연락을 주고받은 정황도 드러났다.
신 전 차관이 윤 대통령에게 처음 전화한 시점은 오후 1시30분이다.채 상병 사건 기록이 경찰로부터 회수되기 직전 시점이다.윤 대통령은 오후 1시25분쯤 임 전 비서관과 전화하고,그 후엔‘이시원→임기훈→유재은’순으로 통화가 이뤄졌다.유 법무관리관은 오후 1시51분쯤 경북경찰청에 전화해 기록을 회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사건 기록 회수가 윤 대통령으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다.
신 전 차관이 당시 여러 번 통화한 사람 중엔 박진희 전 보좌관도 있다.앞서 이 전 장관은 우즈베키스탄 출장 중에 박 전 보좌관의 휴대전화를 국방부 검찰단장과의 통화에 이용한 적 있다고 말한 바 있다‘신범철→박진희’통화가 사실은 이 전 장관과의 통화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신 전 차관은 이날 윤 대통령과 두 차례 더 통화를 주고받았다.오후 3시40분과 오후 4시21분에 각각 3분36초,10초씩 통화했다.통화가 이뤄진 시점은 국방부 검찰단이 채 상병 사건 기록을 회수하기 위해 경북경찰청으로 출발한 직후(오후 3시30분쯤)와도 겹친다.
이 같은 통화 내역들은 신 전 차관이 해외 출장 중인 이 전 장관을 대신해 윗선과 긴밀히 소통하고 윗선의 수사기록 회수 지시를 국방부에 전달해 사건을 되찾아오는 역할을 했음이 의심되는 정황들이다.실제 신 전 차관은 지난 21일 국회‘채 상병 특검법’입법청문회에서 윤 대통령과의 통화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것은 (수사기록) 회수에 관련한 것”이라고 답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이 때문에 수사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도 신 전 차관의 역할에 주목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윤 대통령이나 이 전 장관 등 의혹의 윗선으로 수사를 진행하려면 신 전 차관을 가장 먼저 조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