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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장학재단·광복회,'2024 독립유공자 후손 장학생 해외역사탐방' 진행
9~12일 도쿄·가나자와·교토·오사카 등 유적지 방문…역사적 의미 재조명
[도쿄·오사카=뉴시스] 이혜원 기자 = "외진 곳에 있기도 하고,끈적임이 없는 보너스일본 사람들에 의해 이제 겨우 비석만 존재하는 그런 곳을 찾아서 헌화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정말 의미가 있었습니다."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국내 및 일본 도쿄·가나자와·교토·오사카에서 열린 '2024 독립유공자 후손 장학생 해외역사탐방'에 참여한 허동현 학생(23세·경산국립대)은 "그냥 일본 여행을 왔으면 가지 못했을 곳"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허동현 학생의 선조는 '부부광복군'으로 활동한 신송식 지사와 오희영 지사다.
롯데장학재단이 주최하고 광복회가 주관한 이번 탐방에는 독립유공자 후손 장학생 43명과 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승훈 롯데복지재단 이사장,김능진 광복회 부회장,황선익 국민대 한국역사학과 교수 및 윤봉길 의사 손녀인 윤주경 전 국회의원 등이 동행했다.
이번 탐방은 독립유공자 후손 장학생과 함께 일본 내 한국 독립운동 발생지를 확인하고,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탐방단은 8일 인천 한 호텔에서 개최된 발대식을 시작으로,9~12일에는 도쿄부터 오사카까지 약 1000km를 횡단하는 대장정에 올랐다.
9일 탐방단이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일본 도쿄 중심부에 있는 2.8 독립운동 만세운동지(치요다구 히비야공원)와 2.8 독립선언 기념비(재일본한국인 YMCA 회관 입구)다.
특히,치요다구 히비야공원은 1919년 2월 일본 내 한국 유학생들을 중심으로 만세운동이 열렸던 장소다.
현재 당시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지만,학생들은 동행한 황선익 교수와 김대용 독립운동사 박사의 생생한 해설을 통해 당시를 상상할 수 있었다.
다수의 학생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 날'로 꼽는 방일 둘째날(10일)에는 ▲관동대지진(간토대지진) 조선인 순직자 추모비 방문 ▲시민단체 호센카(봉선화)의 니시자키 마사오 이사 만남 ▲이봉창 의사 순국지 헌화 ▲후세 다쓰지 묘 헌화 ▲김지섭·서상한·이봉창의사 투탄의거지 방문 등의 일정이 있었다.
'봉선화'는 1923년 관동대지진 당시 학살된 조선인 약 6000여명의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추도비를 건립하고,진상규명을 위해 애쓰는 단체다.
니시자키 마사오 이사는 땡볕이 내리 쬐는 날씨 속에서도 직접 학생들과 만나 당시 상황을 사진과 함께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태어난 이 장소에서 생긴 일이기 때문에 이 사건에 대해 전승해 나가는 것은 우리의 임무라고 생각한다"며 "사실 그 자체를 이야기 하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을 텐데,끈적임이 없는 보너스일본 정부가 사실을 외면한 채 알리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마사오 이사는 "이런 역사적 사실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만한다"고 덧붙였다.
탐방에 참여한 김소연 학생(22세·서울대)은 "일본 내에서도 '봉선화'처럼 꾸준히 추모 활동을 하는 것을 보고나서 한일 관계가 무조건적인 비판이나 적개심이 아니라 서로 협조적인 관계로 나아가는게 의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며 "앞으로 사실관계가 밝혀지지 않은 부분은 정확하게 파악하고,동시에 추모해야 할 것은 기억해 나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역사탐방의 막바지는 윤봉길 의사에 초점이 맞춰졌다.
1932년 4월 29일 중국 상하이 훙커우 공원 의거로 일본군에 붙잡힌 윤봉길 의사는 오사카 육군위수구금소로 이송돼,이후 가나자와 위수구금소를 거쳐 같은해 12월 19일 총살형을 당해 순국했다.
11~12일 양일에 거쳐 탐방단은 가자나와에 있는 윤봉길 의사 ▲유해 안치소 터 ▲구금소 터 ▲암장지적비 ▲순국기념비와 오사카성 내에 있는 구금소 터를 찾았다.
특히 윤봉길 의사 암장지적비에서는 박현택 월진회 일본지부 지부장(윤봉길 의사 암장지 보존회 회장)이 마중나와 탐방단에 암장지를 건립하게 된 과정을 설명했으며,오영환 주니가타총영사도 함께 했다.
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이봉창 의사 순국지와 윤봉길 의사 암장지적비 등에서 헌화로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장혜선 이사장은 "이번 역사탐방은 나라를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친 독립유공자의 숭고한 헌신과 희생정신을 기리고자 마련된 여정"이라며 "일본 곳곳에 퍼져 있는 독립유공자분들의 역사적 발자취를 현장을 통해 직접보고,이를 통해 후손 장학생들이 선조에 대한 자부심과 나라에 대한 애국심이 더해진 것 같아 기대 이상이었다"고 말했다.
이다현 학생(25세·성균관대)은 "여행으로 일본을 방문한 것과 독립유공자 후손으로서 역사탐방을 통해 일본을 찾은 것에 감회가 달랐다"며 "그 옛날 아무런 기술도,후원도 받을 수 없던 선조들이 더위와 추위를 이겨내면서까지 조국을 생각했던 마음을 감히 헤아릴 수 없어 뭉클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