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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배터리서 리튬·니켈·코발트 재활용…2030년 관련 시장 70조원
숙제는 비용 저감·공정 단순화…SK에코플랜트,원천기술 투자 中[편집자주] 기술·사회·산업·문화 전반의 변화가 가속화하고 있다.산업·문화 혁신과 사회·인구 구조 변화 등 여러 요인이 유기적으로 맞물린 현상이다.다가오는 시대에 성공적으로 대처하려면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가늠해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이를 위해 뉴스1은 세상 곳곳에서 감지되는 변화를 살펴보고 어떤 식으로 바뀌는지 '미래on'을 통해 다각도로 살펴본다.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국제에너지기구(IEA) 전망에 따르면 2035년 글로벌 신차 판매량 절반은 전기차가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누적 판매량은 5억 대에 이를 전망이다.탄소저감 측면에서는 도움이 되겠지만 쏟아져 나올 폐배터리를 어떻게 처리할지가 새로운 과제다.
그대로 매립하면 중금속 오염원이 되기 때문에 '도시광산'으로서 재활용하는 기술 개발에 속도가 나고 있다.폐배터리에서 리튬,니켈,코발트 등 핵심광물을 추출하는 방식이다.
16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2030년에만 70조 원 규모로 성장한다.2040년 230조 원,2050년 600조 원으로 시장은 더 커진다.
폐배터리 재활용은 크게 습식 공정과 건식 공정 두 가지로 나뉜다.
어느 정도 상용화까지 도달한 습식 방식은 폐배터리를 '블랙 파우더'로 잘게 부수는 전처리를 거친다.
이후 침출·불순물 제거·추출 및 결정화를 거쳐 니켈,코발트,망간 등 자원을 얻어낼 수 있다.타깃이 되는 금속에 맞춰 용매(녹여내는 물질)를 써서 수차례 각종 금속을 분리해 내는 게 핵심이다.
건식 처리의 경우 분쇄 등 전처리없이 폐배터리를 그대로 용광로에 녹이는 걸로 시작한다.녹아내린 합금덩어리를 제련해 니켈,카륜회의코발트,구리 등 금속을 뽑아낼 수 있다.
다만 건식 방식은 용광로 설비·운용 등 큰 비용이 소모되고 탄소가 많이 배출된다는 게 단점이다.또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게 치명적 한계다.
국내에서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이 2016년부터 전기차용 리튬이온전지팩의 방전·해체·파쇄·선별 공정 연구를 수행하는 중이다.최근엔 SK에코플랜트(003340) 등 국내 기업에 관련 기술이 이전됐으며 재활용 파일럿 공장도 시동 중에 있다.
앞으로의 숙제는 해체·추출 비용 절감이다.
기초과학연구원(IBS),KIGAM 등 국내 연구소는 이를 극복할 연구도 수행 중이다.IBS의 경우 원심분리기를 활용해 밀도가 상이한 금속을 층별 분리해 내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KIGAM도 광물 선별 공정인 '부유선별'에 기반해 다양한 용매를 한 번에 분석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민간에선 SK에코플랜트가 관련 원천기술을 지닌 북미 기업 어센드 엘리먼츠에 전략 투자를 단행했다.SK에코플랜트가 최대 주주로 있는 이 회사는 블랙파우더서 침출되는 금속 성분비를 한 번에 조정하는 '공침법' 기술을 보유했다.공정을 크게 간소화할 수 있어 독점적 상용화를 논의 중이다.
추출 금속의 순도를 높이고자 불순물이 많이 나오는 배터리 음극만 미리 분리해 두는 기술도 연구 중이다.
건식 재활용의 발목을 잡는 탄소 배출을 저감하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KIGAM은 리튬인산철(LFP) 폐배터리를 부분 융용해 건식 재활용에 적용하는 연구를 최근 발표했다.기존 건식공정 열처리보다 필요 온도를 200도 낮춰 시설 투자비와 탄소 배출을 낮출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