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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에서 반려로,반려 다음 우리는 함께 사는 존재를 무어라 부르게 될까요.우리는 모두‘임시적’존재입니다.나 아닌 존재를,존재가 존재를 보듬는 순간들을 모았습니다.나는 식물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사람이었다.우연히 재개발단지 옆으로 이사 와 쓰레기통에 화분째 버려진 식물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겁도 없이 유기 식물 구조 활동을 시작했다.하나둘 버려진 식물을 구조하다 보니 자연스레 식물을 돌보는 사람이 되었다.잘 키울 자신이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쓰레기장에 버려지면 100% 죽을 테니 뭐라도 해보자는 마음이었다.
다채로운 초록빛의 식물 친구들 모두 내가 품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공간은 한정되어 있었다.역시 자연스럽게 주변에 식물을 키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했다.구조한 직후에는 시들시들 비실거리던 식물이 생생하게 살아나 새로운 집에 가는 모습을 보면 뿌듯함과 약간의 아쉬움이 마음에 맴돌았다.
3년 전 처음 구조한 식물은 장미허브와 이름 모를 다육이 그리고 알로카시아다.그중 알로카시아가 가장 큰 추억을 만들어주었다.화분째 버려져 있던 다른 식물과는 달리 시멘트 바닥에 흙 한 줌 없이 뒹굴고 있던 알로카시아는 구조 며칠 전 내린 비를 머금고 누운 채로 하늘을 향해 연둣빛 어린싹을 내고 있었다.일자로 똑바로 서서 커야 할 녀석이 누워서 싹을 틔우니 바로 세우면‘ㄱ’자가 되어 버리는 모습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