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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대 앞둔 청년·군장병 부모 불안…"남 일 같지 않아"
시민단체 "진상을 규명해야 재발 방지 가능"
"현충일에 군대에 있는 아들 생각이 먼저 나는 건 어쩔 수 없죠"
막내 아들을 군대에 보낸 지 벌써 5개월이 지난 강모(50)씨는 자나깨나 군대에 있는 아들 걱정 뿐이다.강씨는 "훈련병 사망 기사를 보면 전혀 남의 일 같지 않다"면서 "(군대에 자식 보낸) 부모 마음은 다 똑같을 것"이라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이들의 충성을 기리는 현충일을 하루 앞둔 5일 군 가족,입대를 앞둔 청년들은 인터뷰에서 마음 한편에 드리운 불안을 꺼내놨다.작년 발생한 '채 상병 사건'부터 지난달 '훈련병 얼차려 사건'까지 군내 사망 사건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경건하게 마음을 다잡기는 쉽지 않다는 얘기들이었다.
내년 초 입대를 앞두고 있는 대학생 이모(19)씨는 "사람들은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지만,이피엘 순위입대를 앞둔 사람으로서는 그러기가 어렵다"며 "부모님도 걱정이 많다.사고가 나면 제대로 진상 규명이 될지도 모르는 것 아니냐.답답하다"고 말했다.
다른 대학생 류모(20)씨도 최근 발생한 '훈련병 얼차려 사망 사건'을 언급하며 "그런 사건들을 접하니 (입대가) 더 무서워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초등학교 이후로 얼차려라는 걸 받아본 적도 없다"고 했다.
앞서 A훈련병은 지난달 23일 오후 5시 20분쯤,이피엘 순위강원도 인제의 한 부대에서 군기훈련을 받다가 쓰러져 후송됐지만 이틀 만에 숨졌다.부검 결과 과격한 운동과 체온 상승으로 근육이 괴사하는 질환인 횡문근융해증 의심 증상이 나타났다.이는 2014년 구타와 가혹행위로 군에서 숨진 고(故)윤 일병의 사망 원인과 같다.
당시 부대 중대장은 A훈련병을 포함한 훈련병들에게 완전군장을 멘 상태에서 구보와 팔굽혀펴기 등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이를 두고 현행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시행령'과 '육군 규정 120' 등을 위반해 군기 교육을 진행한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군 장병 부모들은 지난 4일엔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 모여 이 사건에 대한 조속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기도 했다.
군 복무 중인 아들을 둔 어머니 A씨는 이 자리에서 "군대가 어떤 법적 기준을 갖고 군 장병들을 훈련시키고,이피엘 순위군기 훈련은 언제 실시하며,이피엘 순위훈련병이나 병사들이 아플 때는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명확히 알고 싶다"면서 "왜 이런 불합리함을 참고 견디며 희생해야 하는지 정말 묻고 싶다"고 했다.
전역한 아들을 둔 어머니 B씨도 "우리 부모들은 푸른 청춘을 다 펼치지도 못한 젊은 청년들에게 차마 명복을 빈다는 말조차 못 한다"며 "자식 가진 부모를 죄인으로 만드는 나라가 과연 온전한 나라인가"라고 반문했다.
시민단체들도 군내 사망 사건에 대한 사회적 물음표를 해소하는 일은 사망 장병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이자 군을 둘러싼 불안을 해소하는 중요 사안이라는 취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이들 부모와 함께한 자리에서 "채 상병 사망 사건으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도 바뀐 것이 없다"며 "(이번 사건은) 명백한 가혹 행위에 따른 사망이다.확실한 재발 방지 대책은 분명한 진상 규명에서 출발한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이지현 사무처장도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채 상병 사건을 비롯해 많은 시민들이 사건이 규명되기 바라는 건 이미 확인된 사실"이라면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명확히해야 재발 방지가 가능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