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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中 주요 23개 기업 중 14곳 직원 감축 시행
올해도 인건비 절감차 샤오홍슈·리오토 등 정리해고
청년 취업난 속 채용 연령 제한하는‘35살의 저주’도[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위기를 겪고 있는 중국에서 일선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되고 있다.그동안 급성장한 인터넷·전기차 기업들은 정리해고 등을 통한 비용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30대 젊은층이 채용에서 탈락하고 강도 높은 업무가 주어지는 등 부작용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장쑤성 창저우에 위치한 전기차업체 리오토의 생산 공장 조립 라인에서 직원이 일하고 있다.(사진=AFP)

실적 어려움 겪는 대기업,잇따라 인력 줄이기

9일 중국 업계에 따르면‘중국판 인스타그램’인 샤오홍슈는 최근 정리해고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문에 휩싸였다.

회사가 공식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전자상거래 부품,국민은행 퀴즈커뮤니티 기술 등 여러 부서에서 회사 전체 직원 약 30%를 감축하는 방안을 마련했다는 구체적인 보도도 이어졌다.

중국 매체인 뤼차이징은 소식통을 인용해 “샤오홍슈 정리해고는 성과 (지표가) 3.5 이하인 직원 중심으로 이뤄진다”며 “성과가 저조한 직원을 정리하는 것 외에도 최근 조직 구조를 조정하고 통합하고 있다”고 전했다.

샤오홍슈에 앞서 중국의 대표적인 신흥 전기차 기업인 리오토도 지난달 정리해고 소식을 알린 바 있다.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은 당시 소식통을 인용해 리오토가 인력 최적화를 위해 올해 4~5월 영업·서비스 운영,지능형 운전팀 등 부서에서 5600명 이상을 정리해고 했다고 보도했다.

치열한 성장 경쟁을 벌이는 중국에서 기업들의 구조조정은 더 이상 드문 일이 아니다.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부동산·인터넷·자동차·금융산업의 시가총액 상위 5위와 3개 전기차 기업 등 23개 주요 기업의 지난해 연례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절반 이상인 14개 기업이 인력을 감축했고 나머지는 인건비 지출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날 보도했다.

부동산의 경우 시총 상위 5개 기업 모두 지난해 직원수가 감소했다.중국 최대 개발업체 폴리부동산은 지난해 전체 직원 16.3%인 1만1000명을 감원했고 그린란드홀딩스도 직원 14.5%가 줄었다.

전자상거래 분야 대기업 알리바바는 지난해에 일자리의 12.8%인 2만개를 감축했다.이는 10년만에 가장 큰 규모의 구조조정이었다.텐센트는 지난해 인력의 2.8%인 약 3000명을 줄였으며 올해 1분기에도 630명을 정리해고했다.

전기차 업계의 경우 리오토 뿐 아니라 엑스펑,니오 등이 줄줄이 인건비 감축에 나섰다.SCMP는 이밖에도 올해 게임사인 퍼펙트월드를 비롯해 바이트댄스,샤오미,국민은행 퀴즈징둥닷컴,디디추싱,빌리빌리,웨이보 등이 정리해고 계획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리해고 늘어날수록 내수 회복에도 타격”

효율만을 강조하는 인력 구조조정에서 구성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35세의 저주’라고 불리는 중국 내 기술직의 연령 제한이 대표적이다.

중국 기술기업 사이에서는 고강도의 업무를 수행하는 기술직 특성상 상대적으로 젊은층에게 고연봉을 주지만 나이가 조금만 차도 구조조정 대상에 올리는 형태가 반복되고 있다.

SCMP는 “중국 기술 기업들은 점점 더 연령에 차별적인 업무 문화에 직면하면서 특정 직책의 채용 연령을 35세로 제한하고 있다”고 전했다.뤼차이징은 샤오홍슈의 경우 평균 근속 기간은 반년 정도로 2년 이상 일한 사람은‘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리며,채용 연령은 보통 35세였는데 이제는 32세여도 입사가 허용되지 않을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 전역에서 기업들의 정리해고와 인력 감축이 지속되면 결국 내수 회복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중국은 지금도 소비가 살아나지 않아 고민인데 고용이 불안정해질수록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스탠다드차타드(SC)의 중화권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딩 솽은 SCMP에 “정리해고 추세를 완화하기 위한 핵심은 민간 부문을 위한 공정하고 투자 환경을 조성해 경제를 되살리는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확신을 가지면 새로운 유망 산업을 발견할 것이고 이는 새로운 일자리 기회로 이어진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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