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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산업 입법과제 세미나…"일방적 공공성 강요 헌법정신 반해"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온라인 플랫폼 규제에 관한 법을 성급하게 제정할 경우 우리 사회의 글로벌 빅테크에 대한 종속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한국인터넷기업협회와 국회 입법조사처,한국정책학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국내 디지털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입법·정책 과제 세미나'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김 교수는 "국회나 정부가 추진하려는 디지털산업 관련 법안들은 명분은 '이용자 후생 증진'을 내세우고 있으나 실제 이용자 후생에 긍정적 효과가 있는지 실증하지 못하고 목적과 철학 없이 규제부터 우선하고 보자는 것은 아닌지 의심 된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 플랫폼 경쟁촉진법안의 경우 공정거래위원회는 경쟁 환경 조성으로 이용자의 후생을 높이기 위해 추진한다고 하지만 오히려 토종 기업들이 후퇴하는 결과가 예상된다"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대한 종속성이 커질 수밖에 없고 국내 이용자들이나 중소 사업자,중고 야구용품중소상공인들 모두 불리한 환경에 놓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수수료 측면에서 살펴보면 그나마 국내에 토종 플랫폼 기업들이 있기 때문에 글로벌 플랫폼 수수료를 현행 수준으로 받는 경향이 있다"며 "구독료를 계속 올리는 넷플릭스나 수수료를 올리는 구글,중고 야구용품애플 등 앱스토어의 경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국내 토종 플랫폼이 없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또 사회적 영향력이 크다는 이유로 온라인 플랫폼에 지나친 공공성을 요구하면 헌법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2022년 10월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에 서비스 장애 사고가 발생하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법 개정을 통해 일정 수준 이상의 트래픽이나 이용자가 있는 부가통신사업자를 방송통신재난 관리기본계획 수립 대상에 포함한 점을 예로 들었다.
정부 지원이 없고 시장진입이 자유로운 '등록 사업자'인 부가통신사업자에게 특허 사업자와 동일한 수준의 의무 부과가 법리상 타당한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단지 이용자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부가통신사업자에게 공적 의무를 지우는 것은 특별한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라며 "일방적인 공공성 강요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질서를 근본이념으로 하는 헌법정신에 반한다"고 말했다.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은 "현재 국내 디지털산업이 성장해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지만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은 여전히 낮은 상황"이라며 "국내 디지털산업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절실하고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