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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로구 남부교도소.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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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동에서 일하는 한 변호사는 지난달 서울 남부교도소에 갔다.형사 사건으로 1심에서 법정 구속돼 창원 교도소에 있는 의뢰인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후 첫 화상 접견을 하기 위함이었다.무료 서비스이지만,변호인들은 화상 접견을 하려면 직접 인근 교도소로 가야 된다.그곳에서 다른 교도소 수감자 등과 화상으로 연결해준다.이 변호사는 “선임 사실,피해자와의 합의 진행 상황 등에 대해 예전 같았으면 간단히 인터넷 편지로 쓰면 됐다”면서 “이 서비스가 없어진 이후 화상 접견을 자주하고 있다.유료 편지 서비스를 쓸 바엔 의뢰인들과 화상으로라도‘대면’하는 성의를 보이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15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법무부 교정본부가 2005년 도입한 수용자 인터넷 편지 서비스를 작년 10월 전면 중단한 이후 변호사들 사이에선 “변호인들이라도 이를 쓰게 해달라”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이들은 사정상 변론권과 방어권에 지장이 생긴다고도 한다.법무부는 인터넷 편지 대신 기능이 유사한 우정사업본부의‘e-그린우편’을 이용할 수 있도록 개편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인터넷 편지는 수용자의 가족이나 변호인 등 외부인이 인터넷을 이용해 편지를 보낼 수 있는 무료서비스였다.A4용지 한 장 이내로 한 명당 하루에 하나씩 쓸 수 있었다.오전에 쓰면 보통 그날 밤 수용자가 볼 수 있고,오후에 쓰면 그 다음날 보는 방식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유료인 우정사업본부의 e-그린우편 시스템으로 대체됐다.e-그린우편의 비용은 소형 봉투 1~6매 흑백 기준 일반 통상 520~690원,마빈 배글리일반 등기 2620~2790원(이상 신청한 다음날부터 7일 이내 배달),익일특급 3620~3790원(12시 이전 신청 시 다음날 배달) 수준이다.수용자 가족이나 변호인 입장에선 무료로 이르면 당일 만에 소식을 전할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빠른 소식 전달을 위해선 3000원이 넘는 값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된 셈이다.비용은 차치하더라도 접견 등이 어려워‘긴급성’을 최우선으로 둔다면 오히려 불편해졌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한 교도소 내부 모습./조선일보 DB
한 교도소 내부 모습./조선일보 DB

법무부는 현재 화상 접견 등 다양한 형태의 접견 시스템이 도입됐고,전화사용 횟수도 확대돼 수용자의 외부 접견교통권이 크게 향상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아울러 최근 수용자 심부름업체가 크게 증가해 이러한 업체를 통한 불법적인 영업형태가 지속돼 서비스를 없앤 영향도 있다고 한다.이들 업체는 그동안 인터넷 편지가 무료였던 점을 악용해 유해간행물 수준의 음란소설 연재,스포츠 토토 베팅,주식 거래 대행,수용자 간 펜팔 주선 및 부정연락 대행 등을 해왔다고 한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최근 이와 관련된 공문을 법무부로 보냈다.하지만 법무부 측은‘인터넷 편지는 민원인의 접견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된 것으로 인터넷 편지와 변호인 조력권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수용 질서 유지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사실도 덧붙였다.그러면서 필요한 경우에는‘변호인 전용 기관 메일’을 별도 운영하는 방안을 향후 검토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새로운미래를위한청년변호사모임의 김지연 변호사는 “인터넷 편지 서비스가 없어지며 개인의 자기 방어권 행사에 제한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를 의도한 것이 아니라면 다시 (제도를) 부활시키는 것이 맞는다”고 했다.한 변호사는 “애초에 이런 서비스가 없었다면 모르지만,마빈 배글리시행했다가 없애니 불편한 것은 사실”이라며 “변호사가 음란물 등 이상한 내용을 편지를 통해 전할 일은 없을 테니 변호사들만이라도 쓰게 인터넷 편지 서비스가 부활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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