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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뉴스1) 박건영 기자 = "진료가 안되면 약이라도 처방받을 수 있을까요."
의료계가 집단휴진을 실시한 18일 충북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를 찾은 김해용 씨(73)는 휴진을 안내하는 안내데스크 직원을 붙잡고 연거푸 호소했다.
애초 이날 진료가 예정돼 있던 김 씨는 집단휴진으로 진료가 미뤄졌다는 병원의 안내문자를 미처 확인하지 못하고 병원을 찾았다고 했다.
비뇨기 질환을 앓고 있는 그는 두 달 전 처방받은 약이 떨어져 점차 소변 조절을 하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김 씨의 보호자는 "일흔이 넘는 환자에게 문자로 휴진 안내를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도 모자라 상황을 설명했는데도 임시조치 조차 해주지 않는 게 말이 되냐"며 "일주일 뒤에 다시 오라고 하는데,그때도 갑자기 휴진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냐"고 분통해 했다.
이어 "의사와 정부 간의 갈등으로 인해 환자들이 불안해 떨어야 하는 상황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한 충북대병원 교수 87명 가운데 48명이 대한의사협회의 집단 휴진에 동참하면서 이날 22개 진료과의 절반 이상이 휴진했다.
그간 매주 금요일마다 충북대병원 교수들이 자율적으로 외래 휴진을 실시했던 때보다도 눈에 띄게 한산한 모습이었다.
일부 진료과는 아예 불이 꺼졌고,맞고 안맞고휴진 안내 문자를 보지 못한 환자들이 발걸음을 돌리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치매를 앓고 있는 70대 아버지를 모시고 온 조모 씨(30대·여)도 힘겹게 병원을 찾았다가 헛걸음을 했다며 씁쓸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조 씨는 "진료 예약도 계속 미뤄지더니 뜬금없이 문자만 보낸 채 휴진까지 강행해 허탈하다"며 "충북에서 이 병원을 가지 못하면 도대체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날 집단휴진으로 인해 일부 환자들의 불편은 있었지만,맞고 안맞고응급실,중환자실 등 응급·중증 환자 진료와 소아청소년과 등 진료과가 정상적으로 근무해 대체적으로 큰 혼선은 빚어지지 않았다.
다만 진료를 받은 환자들도 자신의 진료과가 휴진할지 몰라 불안해하는 모습은 역력했다.
진료를 받고 나온 환자 김 모 씨(40대)는 "오늘은 다행히 담당 의사가 휴진을 하지 않아 진료를 받았지만,언제 다시 휴진할지 몰라 불안한 마음은 있다"며 "하루 빨리 이 사태가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충북대병원 교수들은 이날 집단 휴진에 이어 무기한 휴진도 시행할 예정이다.
충북대 비상대책위원회는 당시 휴진을 결정하며 "충북대는 의과대학 증원과 관련해 가장 큰 피해를 본 대학이고,대학 내 의사결정 과정도 비민주적인 방법이었다"며 "이런 사태가 벌어지게 된 것을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하지만,맞고 안맞고정부의 이번 조치는 미래 우리 의료를 완전히 무너뜨리는 것이어서 도저히 참고 볼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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