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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다양 소네트 22번 마지막 행
부모 사랑보다 강렬한 사랑 있나
배신도 이겨내는 징역 같은 사랑
상대 변심 은근한 경고로 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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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소네트는 10음절짜리 행 14개(4-4-4-2 구조)가 규칙적 라임(각운)과 함께 움직이는 정형시다.총 154편 중 빼어난 것을 고르고,동시대적 사운드를 입혀 새로 번역하면서,지금-여기의 맥락 속에서 읽는다.
거울이 내가 늙었다 설득해도 난 못 받아들이겠지

그대와 젊음이 같은 시절을 살고 있는 한 말이야,
그러나 그대 얼굴에 시간이 새긴 주름 보이는 날
그제야 죽음이 내 삶 끝내는 걸 바랄 수 있을 테지.
왜냐하면 그대를 감싸고 있는 그 모든 아름다움은
내 심장 감싸고 있는 맞춤한 의복과 다르지 않거든
내 심장 그대 가슴에,그대 심장 내 가슴에 사니까.
그러니 내가 그대보다 늙는 게 가능하기나 할까?
오,그러니 내 사랑,그대 자신에게 조심스럽기를
내가,날 위해서가 아니라,그댈 위해 그러듯이,
그리고 그대 심장 품었으니 나는 아껴 간직해야지
아기 아플까 조심하는 다정한 유모가 그러듯이.
내 심장이 죽더라도 그대 것 되찾으려 하지 말기를,
그대 내게 줄 때 다시 되돌려주지 말라고 주었으니.
소네트 22(신형철 옮김)


졸저 『인생의 역사』에서 이 소네트를 브레히트의 시‘아침저녁으로 읽기 위하여’와 함께 다뤘다.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나 자신이 얼마나 소중해지는지를 설파하는 브레히트의 저 시를 부모 자식 관계에 대입해 읽어보려 하자 이 소네트가 떠올랐기 때문이었다.그러나 9~12행만 옮기고 말았다.전문을 인용하지 않은 것은 셰익스피어가 밀고 들어오면 누구든(설사 그게 브레히트여도) 주객이 역전되는 타격을 입을 거란 우려 때문이기도 했지만,실은 바로 그 특정 부분만 필요하기 때문이기도 했다.이 시 전체가‘자식에 대한 사랑’을 그린 것이냐 하면 그건 아니다.보다시피 이건‘연인’에 대한,구체적으로는 그들의‘심장’에 대한 시이기 때문이다.

사랑은 심장의 교환
헬렌 벤들러에 따르면 심장의 교환이라는 이 발상은 르네상스 시대엔 낯선 것이 아니었다는데,물론 이것은 호혜성에 대한 기발한 이미지다.시론에선 이런 발상 혹은 이미지를 기상(奇想,conceit)이라 부른다.다만 셰익스피어는 그 기상을‘문자 그대로’받아들이면 어떤 새로운 표현이 가능해질지 궁금했다.이를테면 이런 식으로.심장이 마음의 비유가 아니라 정말 심장이라면?우리 각자의 심장이 상대방의 가슴에 있다면?그런데 우리의 사랑(즉,파리 생제르맹 fc 대 ogc 니스 라인업심장에 대한 돌봄)이 서로 공평하진 않아서,나는 널 돌보고 너도 널 돌본다면‘날 위해 날 돌보는’이는 없다?그럼 내 심장은 버려질 위험에 처해 있지 않은가?

벤들러는 시의 마지막 두 줄에서 비로소 드러나는 저 두려움이 이 시의 핵심 정서일 뿐만 아니라 출발점이기도 하다고 주장한다.노화에 의한 죽음을 말하는 도입부는 속마음을 감추기 위한 우회 진입일 뿐이고,파리 생제르맹 fc 대 ogc 니스 라인업어쩌면 노화보다 더 빨리 감행될지도 모를 상대방의 변심에 대한 두려움이 본질이라는 것.그래서 끝에서야 화자가 꺼내는 카드는 이렇게 해석된다‘내 심장이 네 가슴 속에서 죽으면 너는 심장 없는 인간이 되고 말 거야.왜냐하면 네 심장을 돌려줄 생각이 내겐 없거든’저 주석가는 이를 “복수를 위한 사수”(retaliatory retention)라고 했다.이 은근한 협박을 재밌다고 해야 할까,로맨틱하다고 해야 할까?

돈 패터슨은 이죽거린다.“나는 이게 재밌지 않다고 생각하고,더 정확히 말하면 사실상 아무 의미도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질문이 떠오른다는 것이다.상대의 심장을 사수해서 어쩌려고?그 심장과 같이 죽으려고?“아,이건 너무 바보 같은 질문들이다.마지막 두 줄을 가장 관대하게 읽는 방법은 의미 따위는 무시하고 그저 감정적인 톤으로 가는 것이다.다크하고 섹시하고 뱀파이어 같은 톤으로 말하라‘내가 널 가질 수 없다면,파리 생제르맹 fc 대 ogc 니스 라인업누구도 널 가질 수 없게 할 거야’” 요컨대 사춘기 감성의 산물일 뿐이라는 것이다.그러나 그렇게 말하는 이도 사춘기 동생을 조롱하며 으쓱대는 형보다 딱히 더 어른 같아 보이진 않는다면?

김지윤 기자
김지윤 기자

"사랑보다 먼저 늙을 자유도 없다"
나는 벤들러나 패터슨과는 다르게 읽고 싶다.“그대 얼굴에 시간이 새긴 주름 보이는 날”에야 비로소 내가 죽을 수 있다는 것은,너를 위해 살고 있는 나는 늙어 죽을 자유도 없다는 말이라면?시인이 “내 심장이 죽더라도”(when mine is slain)에서 굳이 심장의 자연사가 아니라 살해까지를 암시한 것은 네가 나를 배신하는 걸 넘어 심지어 (글자 그대로) 죽인다 하더라도 난 너를 등질 수 없단 뜻이라면?그리고 우리가 (‘give back’의 주체를‘그대’가 아니라‘나’로 읽히도록) 기존 관례와 다르게 번역한 마지막 행은,당신의 심장을 받은 이후엔 그것을 돌려주는 것이 당신의 명령을 거스르는 일 같아 내겐 불가능한 선택지가 됐단 뜻이라면?

어떤 관계에서 이런 게 가능할까.나는 다시 부모 자식 관계를 생각할 수밖에 없다.물론 셰익스피어의 대상은 자식이 아니라 연인이니까 그냥‘부모 같은 사랑’이라고 하자.네 안에서 내 심장이 멈추면 다른 이의 심장이 그 자릴 차지할 수 있다.그래도 내 안에 있는 네 심장은 그대로일 것이다.나는 어떤 이유로 너를 사랑하는 일을 멈출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니까.자식보다 딱 하루만 더 살고 싶은 부모처럼,자신을 배신하거나 죽이려 한 자식을 변호하는 부모처럼,나는 징역 같은 사랑에 처해진 사람이니까.그런데 이렇게 말하게 하는 이‘부모 같은 사랑’이‘부모의 사랑’외에 또 어디에 있는지를 나는 모른다.

My glass shall not persuade me I am old,
So long as youth and thou are of one date;

But when in thee time’s furrows I behold,

Then look I death my days should expiate.

For all that beauty that doth cover thee,

Is but the seemly raiment of my heart,

Which in thy breast doth live,as thine in me:

How can I then be elder than thou art?

O!therefore love,be of thyself so wary

As I,not for myself,but for thee will;

Bearing thy heart,파리 생제르맹 fc 대 ogc 니스 라인업which I will keep so chary

As tender nurse her babe from faring ill.

Presume not on thy heart when mine is slain,파리 생제르맹 fc 대 ogc 니스 라인업

Thou gav’st me thine not to give back again.


신형철 문학평론가
신형철 문학평론가
신형철=2005년 계간 문학동네에 글을 쓰며 비평 활동을 시작했다.『인생의 역사』 『몰락의 에티카』 등을 썼다.2022년 가을부터 서울대 영어영문학과(비교문학 협동과정)에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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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28일 ‘선(先) 구제 후(後) 회수’ 내용을 담은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 안정에 관한 특별법(전세사기특별법)이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데 대해 “개정안이 정부로 이송되면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법률안에 대한 재의요구안(거부권)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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