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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왼쪽)과 헤즈볼라 군인들.photo AP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의 전면전(全面戰)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모양새다.최근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대한 무력 공세를 높이고,이스라엘방위군(IDF)도 레바논 공격을 위한 작전계획을 승인하고 지난 6월 26일(현지시간) 밤엔 레바논 남부도시 나바티예를 폭격했다.살얼음판을 걷는 긴장감 속에 사소한 충돌이 전면전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바이든 행정부는 양측을 어르고 달래고 있지만,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정면 충돌할 기세다.사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적인 도발은 서막에 불과했다.하마스의 배후에는 헤즈볼라와 이란이 있었다.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대리전(Proxy Warfare)에서 1번 타자가 하마스였고,2번 타자로 '작은 이란'인 헤즈볼라가 등장하려는 참이다.
'작은 이란' 헤즈볼라가 2번 타자로 등장
그동안 뉴스에 하마스 이야기만 주로 나와서 그렇지,헤즈볼라도 지난해 10월 8일부터 꾸준하게 이스라엘을 공격했고 이스라엘도 헤즈볼라와 자잘한 전투를 지속해 왔다.일종의 저강도(低强度) 전쟁이었다.헤즈볼라의 본거지인 레바논에는 하마스의 기반 시설이 많이 있고,헤즈볼라도 가자지구나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지원해 왔다.하마스는 수니파이고 헤즈볼라는 시아파이지만,공동의 적인 이스라엘 앞에서는 이란의 깃발 아래 뭉쳤다.큰형님(이란)이 빅픽처를 그리고,중간보스(헤즈볼라)가 측면 지원을 해주면,똘마니(하마스)는 행동에 돌입하는 형태였다.하지만 가자지구 전쟁이 막바지 소강 상태에 들면서 이스라엘은 더 이상 헤즈볼라를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헤즈볼라 역시 하마스의 군사력 수준으로는 이스라엘을 효과적으로 타격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전면전까지 거론하게 된 직접적 계기는 지난 6월 11일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헤즈볼라의 최고위급 지휘관 탈레브 사미 압둘라(55)가 숨지면서다.헤즈볼라는 6월 12일 열린 압둘라의 장례식에서 보복을 다짐한 뒤,이틀에 걸쳐 이스라엘 북부를 향해 215발의 로켓과 드론 공격을 퍼부었다.그러자 이스라엘은 6월 18일 레바논 공격을 위한 작전계획을 승인하고,6월 22일에는 레바논 동부의 베카계곡(Bekaa Valley)에서 하마스 군수 공급 책임자 아이만 라트마를 드론에 의한 표적공습으로 죽였다.이에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전역에 안전한 곳은 없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고,이스라엘도 기꺼이 전면전을 치를 준비가 되었다고 맞서고 있다.다만 정면충돌로 빚어질 끔찍한 결과를 모두 알기에 내심으로는 신중한 모습이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으로 탄생한 조직
레바논은 백향목으로 대표되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지녔다.하지만 20세기 들어 내전 등으로 경제는 피폐되고 나라 전체가 심하게 망가졌다.게다가 시리아 난민 150만여명이 베카계곡 등지에 들어와 있다.
그런 레바논에 있는 헤즈볼라는 독특한 존재다.군사조직·정치조직·사회복지조직의 역할을 고루 하면서 '국가 안의 또 다른 국가(A state within a state)'라는 말을 들었다.레바논 정규군보다 더 강력한 군대를 운영하면서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은 채 전쟁을 시작하고 끝낼 정도다.'국가 위의 또 다른 국가'가 된 것 같다.
사실 레바논은 18개의 공식적인 종파로 구성된 모자이크 국가로,세상에서 정치 시스템이 가장 복잡하다.레바논은 1943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할 당시 동방 가톨릭인 마론파가 28.8%,이슬람의 수니파는 22.4%,시아파가 19.6%를 차지했다.국가 권력은 각 종교 세력에 배분되어 대통령은 마론파,총리는 수니파,국회의장은 시아파에 배정되었고 국회 의석과 정부 요직에서 기독교 대 무슬림의 비율은 6 대 5로 정해졌다.이후 1989년 사우디아라비아의 중재에 따라 타이프에서 종파 간에 협정을 맺고 의석이 64 대 64 동수(同數)로 조정되었다.
그중에서도 시아파는 1970년대 중반에 75만명까지 늘어 전체 인구의 30%에 이르고,와인 산지로도 유명한 베카계곡 인구의 85%를 차지하게 되었다.하지만 정치적 영향력은 적었다.이런 상황에서 이슬람 율법학자인 무사 알 사드르는 1974년 시아파를 끌어모아 민병대인 아말(Amal)을 조직했다.그 무렵 PLO(팔레스타인해방기구)가 레바논으로 쫓겨 들어와 이스라엘을 향한 테러를 지속하자,이스라엘은 1982년 PLO 게릴라를 제거한다는 명분으로 탱크를 몰고 레바논을 침공했다.제1차 레바논 전쟁이었다.
그때만 해도 수니파인 PLO와 시아파 민병대는 심각한 갈등을 빚었고,상당수 시아파 주민들은 이스라엘의 진입을 환영했다.하지만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주둔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갈등이 시작되었다.아말 세력은 시아파를 재결집하여 1982년 베카계곡에 모였고,이란에서 1979년에 이슬람혁명을 일으켰던 아야톨라 호메이니를 추종하는 조직을 만들었다.호메이니는 레바논 시아파를 테헤란으로 불러 반(反)이스라엘 투쟁을 주문하는 동시에 1500명의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요원을 파견해 자금과 훈련을 제공했다.코란 구절을 근거로 '알라의 정당'이란 뜻의 헤즈볼라(Hezbollah)가 본격 결성되었다.헤즈볼라는 여러 번 테러를 자행했다.1983년에는 베이루트 소재 미국 해병대 사령부 건물을 헤즈볼라 자살특공대가 돌진하여 미군 241명이 죽는 참사가 벌어지기도 했다.
헤즈볼라는 1989년 이란의 호메이니가 사망하면서 실용주의 노선을 채택했다.1992년부터 하산 나스랄라(64)가 사무총장을 맡아 강력한 리더십으로 최고지도자 역할을 하고 있다.2005년 총선에 참여하면서 합법적 정당이 되었고,이후 연정(聯政) 내각에 참여하면서 집권세력에 포함되었다.2022년 5월 총선에서 헤즈볼라는 총 128명의 의원으로 구성된 레바논 의회에서 13석을 얻으면서 집권세력의 일원으로 남았다.
헤즈볼라는 한때 중앙정부의 무능과 부패를 틈타 저소득층 복지를 지원하는 등 일반 국민에게 인기가 높았으나,최근에는 과도한 폭력성으로 국가경제에 해악을 끼치는 데다 가끔 레바논 정규군과 충돌을 빚기도 하면서 헤즈볼라를 싫어하는 국민이 꽤 늘어났다고 한다.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사무총장 photo AP 이스라엘의 불패신화 깬 헤즈볼라
그런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의 관계가 결정적으로 악화된 것은 2006년 제2차 레바논전쟁 때다.당시 헤즈볼라가 국경 순찰 중이던 이스라엘군을 공격하여 8명을 죽이고 2명을 납치하자 이스라엘은 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다시 레바논을 침공했는데,헤즈볼라는 독특한 게릴라 전략으로 이스라엘군을 괴롭혔다.박현도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는 "당시 객관적 전력은 이스라엘이 앞섰으나 헤즈볼라는 주요 군사시설을 지하로 옮기고 야간에 게릴라전을 펼친 데다 지형지물을 잘 이용하여 이스라엘에 사실상 패배를 안겼다"고 설명했다.이스라엘은 레바논 전역을 공격했는데 민간인 사상자가 많아지고 국제사회 비난까지 겹치면서 34일 만에 레바논에서 철군했다.2006년은 이스라엘 전쟁사에서 불패신화(不敗神話)가 깨어졌다.그러면서 레바논 내에서 헤즈볼라의 입지는 부쩍 강해졌다.
그런데 하마스와 헤즈볼라는 유사시 주민을 지킨다는 의식보다는 방패막이로 삼기 때문에,앞으로도 이스라엘은 민간인을 공격했다는 비난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이스라엘은 정보의 정확도를 확인하고 민간인 속의 하마스나 헤즈볼라를 공격한다.아무래도 주변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기 쉽다.하마스나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이 늘 그렇게 공격할 수 없다는 점을 알기에,유사시 민간인을 방패막이로 내세우고 그 사이로 숨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전 세계 언론도 "이스라엘이 민간인을 살상했다"고 보도해 주니까 뒤에서 웃음을 짓는다.
현재 미국·영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는 물론,심지어 2016년에 아랍연맹(AL)도 헤즈볼라를 '테러단체'로 지정했다.헤즈볼라는 2013년 시리아 내전에서 알 아사드 알라위파 정권을 지원하면서,반군(叛軍)을 밀었던 튀르키예와는 앙숙이다.지금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이 장기간의 내전에서도 건재한 배경에는 헤즈볼라가 있다.
헤즈볼라는 때로 기독교 세력도 포용하는 제스처를 취하는 등 성향상 이슬람 원리주의 쪽보다는 아랍민족주의와 반(反)시온주의 색채가 더 짙다.그리고 이란의 지원 이외에 베카계곡에서 대마초 재배를 하고,헤로인과 코카인의 제조와 거래를 하는 하부조직이 있으며,남미(특히 아르헨티나·브라질·파라과이 3국 국경지대)와 북아프리카 마약조직과 연계되어 돈을 버는 것으로 알려졌다.이 밖에 돈 세탁,
아이스하키 라이브위조지폐,밀수,무기거래,부동산중개업,중고차 딜러 등도 짭짤한 수입원이다.대체로 이란 지원과 마약 수익이 절반씩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알마(ALMA)연구교육센터는 레바논에 있는 헤즈볼라 땅굴과 남한을 겨냥한 북한의 땅굴을 대비하면서 놀랍도록 닮았다고 지적했다.photo ALMA Research and Education Center 하마스보다 훨씬 강한 군사력
만일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이 전면전을 벌인다면 어떻게 될까.'라이트급'인 하마스와 9개월 동안 고전한 이스라엘이 '웰터급' 또는 '미들급'인 헤즈볼라와는 더더욱 힘겨운 전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미국 CNN은 지난 6월 20일 "헤즈볼라가 위성항법장치(GPS)를 탑재한 정밀유도탄 등을 이용한 대규모 공격에 나설 경우 이스라엘의 최첨단 방공시스템인 아이언돔도 버티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보도했다.헤즈볼라는 이란제 샤헤드-136 자폭 드론을 대거 비축하고 있다.지난 6월 초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북부 육군기지의 아이언돔 포대를 드론으로 공격해 손상을 입혔다는 동영상을 공개했다.이스라엘 당국자들은 헤즈볼라의 공격이 예상보다 정교한 데 놀랐다고 미국 측에 실토했다는 것이다.
헤즈볼라의 군사력은 테러단체 수준이 아니라 정규 군대와 같다.복장은 레바논 정규군과 비슷하다.헤즈볼라는 정규병력과 예비병력을 합쳐서 6만여명에 15만기의 미사일을 보유한 것으로 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는 추정했다.하산 나스랄라는 무장전사가 10만명이라고 주장했다.최대 3만명 병력에 재래식 로켓포 위주인 하마스보다는 전투력이 월등하다.러시아와 이란에서 구매하여 사거리(射距離)가 200㎞에 달하는 젤잘-2 미사일 등 15만개의 로켓과 미사일,원격조종이 가능한 무인항공기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또 항공기,헬리콥터,탄도·순항 미사일은 물론 드론을 표적으로 삼을 수 있는 러시아제 SA-22와 같은 방어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헤즈볼라는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여 전투력도 키웠다.게다가 헤즈볼라는 군 시설만 공격하지 않는다.목표물 중 60% 이상이 민간주택과 공공시설이다.이 때문에 공군력이 압도적인 이스라엘도 상당한 부담을 갖고 있다.
헤즈볼라는 지난 5월 15일 국경지대에서 35㎞ 이상 떨어진 이스라엘 갈릴리 남쪽 골라니 교차점에 있는 이스라엘 공군의 감시 시스템을 드론으로 공습했는데,헤즈볼라가 국경에서 이렇게 먼 거리에 있는 목표물을 조준한 것은 지난해 10월 8일 이후 처음이었다.헤즈볼라는 최근 이스라엘의 항구도시 하이파 일대를 드론으로 찍은 영상을 공개하면서 이스라엘을 긴장시켰다.하산 나스랄라는 전면전이 벌어지면 이스라엘의 기독교 성지인 갈릴리부터 먼저 타격하겠다고 공언했다.지중해 변을 따라 조성된 이스라엘의 하이테크 단지도 공격할 수 있다.기독교 성지와 하이테크 단지를 공격하는 것은 세계적 우려의 대상이 된다는 점을 나스랄라는 잘 알고 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베이루트 국제공항의 내부 고발자를 인용,"헤즈볼라는 이란으로부터 가져온 팔라크 로켓,파테흐-100 단거리 미사일,차량에 탑재하는 탄도미사일,최대 사거리가 320㎞인 M-600 미사일 등을 공항에다 보관하고 있다"며 "레이저 유도 대(對)전차 미사일과 부르칸 단거리 탄도미시일,사이클로나이트로 불리는 폭발성 화학물질 RDX도 포함되어 있다"고 보도했다.하산 나스랄라가 마음만 먹으면 내일이라도 텔아비브를 겨냥하여 1m의 오차 정밀도로 타격할 수 있다는 말이다.
반대로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군사력이 밀집해 있는 레바논의 리타니강 이남 지역과 수도 베이루트의 남쪽,그리고 실질적 본거지가 있는 베카계곡과 바알벡(Baalbek) 쪽을 맹폭할 것으로 보인다.이미 이스라엘은 지난 5월 15일 갈릴리 드론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바알벡 인근 마을을 전투기로 10여 차례 공습했고,베카계곡의 헤즈볼라 훈련캠프도 표적으로 삼았다.전면전이 벌어진다면 이스라엘은 이곳을 쑥대밭으로 만들 가능성이 높다.바알벡은 구약성경에서 늘 이스라엘 민족을 우상숭배로 미혹하게 했던 이방 신(神)인 바알(Baal)의 이름을 딴 고대 유적 도시여서,이스라엘은 심정적으로도 적대적인 장소다.
헤즈볼라에 제공된 북한의 터널 기술
만일 전면전이 벌어질 경우,가자지구의 사례처럼 북한이 제공한 기술로 만든 땅굴이 주목받을 전망이다.이스라엘 북부 국경의 안보문제를 분석하는 비영리단체인 알마(ALMA)연구교육센터의 보아즈 샤피라 선임연구원은 최근 KRM뉴스와 인터뷰를 했다.그는 "하마스는 물론 헤즈볼라도 터널에 익숙하다.2018년 레바논 국경을 넘어 이스라엘로 연결된 6개의 터널이 발견되었다.깊이는 80㎝ 정도이며,한 곳은 길이가 1㎞가 넘었다.북한은 땅굴 건설을 도왔고 헤즈볼라에게 방법을 전수했다.발견된 땅굴에는 수도와 전기,신선한 공기가 공급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북한과 헤즈볼라의 관계는 1980년대부터 시작되어 2000년대 초반에 더욱 강화되었다.북한에서 개발된 많은 미사일이 이란을 거쳐서 헤즈볼라로 직행했다.샤피라 선임연구원은 "특히 2006년 제2차 레바논 전쟁 이후부터 그들의 관계가 강화되었다.이란과 헤즈볼라가 북한으로부터 원했던 것은 터널이나 지하 기반시설을 구축하는 기술과 경험이었다.북한은 이미 남한으로 향하는 방대한 터널을 구축했다.몇 시간 내에 3만명의 군인을 남한으로 침투시킬 수 있다.제2차 레바논 전쟁 당시 이스라엘군은 레바논에서 거대한 지하 터널과 벙커,지휘센터를 발견했다.헤즈볼라는 현재 레바논의 남부뿐만 아니라 전역에 걸쳐 수백 킬로미터에 달하는 터널을 파고 있다.헤즈볼라는 지난 10년 넘게 매일 40㎝씩 땅을 팠다"고 덧붙였다.
특히 북한이 헤즈볼라에 가장 큰 도움을 준 것은 전략용 터널이라고 한다.레바논 남부에서 북동부 지역까지 연결되고,베이루트에서 다른 지역으로 연결되는 터널이 수십 킬로미터에 달한다는 것이다.영상을 보면,발사대를 탑재한 중형 트럭이 들어갈 수 있고 로켓을 발사할 수도 있다.샤피라 선임연구원은 "헤즈볼라를 돕는 북한 회사가 여럿이다.그중 하나가 KOMID(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인데,지금은 이름을 바꾸었다.북한 전문가들이 레바논에 들어와서 터널 굴착을 돕고 노하우를 전수했다.반대로 헤즈볼라와 이란 혁명수비대 지휘관들이 북한에 가서 공부하기도 했다"면서 "터널은 레바논에서 시리아로도 연결되어 있어 무기 밀수에 사용되고,시리아에서 이라크로 연결되는 터널도 있다.이란의 무기들을 시리아를 통해 레바논으로 옮기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미국 "전면전만은 피하라"
미국은 가자지구 전쟁이 헤즈볼라 전면전으로 비화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미국 관리들은 헤즈볼라의 만만찮은 군사력을 의식하여 이스라엘을 향해 "헤즈볼라와 전면전만은 피하라"고 강력히 권고해 왔다.양측의 전쟁은 공멸로 이어질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하지만 그래도 불가피하게 전면전이 벌어진다면 미국은 이스라엘을 지원할 수밖에 없다.
미국 CNN은 지난 6월 21일 "전면전이 발발할 경우 미국은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고 보도했다.미국 당국자들은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이 필요로 하는 안보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며 "다만 미국은 전면전이 벌어져도 미군을 배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은 이란이 중동의 자기 똘마니들을 레바논에 총집결시킬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중동에는 미국에 대한 반감을 공통분모로 삼아 군사적 협력관계를 이어가는 '저항의 축'이 존재한다.레바논의 헤즈볼라,가자지구의 하마스,
아이스하키 라이브예멘의 후티반군,이라크의 카타이브 헤즈볼라(KH) 등이 이 같은 네트워크를 형성했다.하산 나스랄라는 지난 6월 19일 TV 연설에서 "이란,이라크,시리아,예멘과 다른 나라 무장세력들도 수만 명의 전사들을 보내겠다고 제안했다"며 "그들이 제안한 지원 병력 규모에 놀랐다"고 말한 바 있다.미국으로선 대단히 골치 아픈 상황이다.
사소한 돌발상황이 재앙 부른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레바논에서 한 번의 성급한 움직임,한 번의 오판이 상상을 초월하는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2007년 한국도 동명부대를 파견하고 있는 유엔레바논평화유지군(UNIFIL)이 상황을 진정시키고 오판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연구센터장은 "현재 전면전 가능성은 35% 미만으로 보지만,우발적 확전이 전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장지향 센터장은 "헤즈볼라가 전면전을 시작하면 이란으로선 딱히 얻을 것이 없으며,전 세계가 휴전 목소리를 높이는 마당에 새로운 전쟁을 시작하면 이란의 평판에도 좋을 게 없다고 보고 어느 정도 헤즈볼라를 자제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그러면서 "이스라엘은 가자전쟁이 정리되면서 전력이 회복되는 상황인데,그간 이란의 대리 세력들로부터 위협을 절감한 터라 전면전이 일어나면 사력을 다해 헤즈볼라를 파괴하려 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일광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 중동·이슬람센터 교수는 "미국은 무조건 전쟁을 막아야 한다고 외교적 노력을 벌이지만 잘 안될 것 같다"면서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우발적 사태가 벌어진다면 전면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헤즈볼라는 자신들의 군사행동으로 인해 레바논의 기반시설이 파괴된 상황을 국민들이 싫어하고 다음 선거에서 의석 수가 줄어들 것을 걱정하고 있다.이스라엘도 내부적으로 '8개월간 전쟁했는데 또 하느냐'는 반발이 있고,북부지역에서 피란을 떠난 수만 명이 있어 고민이다.하지만 사소한 충돌이 전면전으로 촉발되거나 정치적 곤경에 몰린 네타냐후 총리가 국면 타개를 위해 전면전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성일광 교수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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