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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로 인기 시들해지자
한 잔씩 오래 즐길 수 있게
보존장치 '코라빈' 선보여
백화점 최대 80% 할인전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와인 시장이 주춤하면서 업계가 할인 행사,잔술 판매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집에서 혼자 가볍게 마시던 '홈술' 트렌드가 가라앉고,회식이나 단체모임이 늘어나면서 와인 수요가 소주·맥주 등으로 대체되는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위스키·하이볼·전통주 등 다양한 대체 주종이 성장하는 것도 와인업계의 경쟁적인 '가성비 마케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국내에 들어오는 와인 수입액은 2022년 5억8128만달러로 정점을 찍고 지난해 5억601만달러로 떨어졌다.올해 1~5월 기준 수입액은 1억9026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16.7% 감소했다.위스키 수입액도 11.6% 감소했지만,세이부 소프트뱅크와인의 감소세가 더 가파른 추세다.
최근 이어지는 고물가 국면에서 소비자들이 와인 관련 지출을 줄인 영향으로 풀이된다.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2020년 기준 100)에 따르면 와인 등 과실주는 지난해 12월 99.1에서 올해 5월 105.12까지 뛰었다.양주도 같은 기간 108.96에서 113.99로 크게 뛰었다.고물가로 인해 전반적인 주류 가격이 올라 소비심리가 악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위스키 원액을 음료와 섞어서 마시는 '하이볼' 등 다양한 주류를 보다 가성비 높게 마실 수 있는 선택지가 넓어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편의점에서도 1만원 이하 가격대에서 다양한 품목의 하이볼을 내놓고 있다.
와인업계는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와인을 한잔 단위로 편하게 마실 수 있도록 와인 보존장치를 판매하는 것이 대표적이다.아영FBC는 와인 보존장치 '코라빈(Coravin)'를 선보이면서 관련 잔술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코라빈은 비활성 가스를 주입해 와인을 병 단위가 아니라 잔 단위로 마실 수 있도록 돕는 장치다.병에 남은 와인을 3년 이상 보존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국내에는 아영FBC를 통해 수입되고 있다."한 병을 사도 얼마 못 마시는데 비싼 돈 내고 사기 아깝다"고 생각하는 소비층을 겨냥한 것이다.코라빈은 한국을 포함한 60여 개국에서 100만대 이상 판매됐다.아영FBC는 올해 상반기 코라빈 판매량이 지난해 동기보다 238.5% 신장했다고 밝혔다.상반기 판매량이 지난해 전체 판매량의 2.5배에 달할 정도로 코라빈 수요가 높아졌다.코라빈 시리즈 중 최상위 모델인 '타임리스 식스 플러스'는 니들·스크루캡 방식의 호환이 가능하고 디켄팅도 할 수 있어 1년 새 판매량이 6배나 급증했다.
또 아영FBC는 무드서울·사브서울·이들스 등 직영 레스토랑 매장에 아영FBC 와인을 가져오면 콜키지 프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형 유통 채널에서는 대규모 와인 할인전을 잇달아 진행하면서 판매를 늘리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상반기 와인 결산전'을 열고 주요 와인 수입사 10곳이 참여해 총 60만병을 최대 8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했다.지난해보다 20% 늘어난 140억원 규모다.
롯데마트는 주류 매장 보틀벙커에서 직원들이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와인과 양주를 선보이는 큐레이션 서비스를 도입했다.또 강의와 함께 시음하는 클래스를 주 1회 이상 열며 '체험형 주류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이마트는 매년 5월과 10월 두 차례 주류 행사인 '와인장터'를 여는데,세이부 소프트뱅크올 5월에는 규모를 키워 '슈퍼와인 페스타(와인)'와 '주류위크(위스키·전통주)'로 나눠 진행했다.대용량 가성비 와인을 대거 마련해 일부 품목은 해외 판매가보다도 저렴하게 선보였다.
[박홍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