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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샷 비즈니스’가 트렌드로
네이버는 지난달 27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해진 창업자와 최수연 대표가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를 가운데 두고 다정하게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이해진 창업자는 대외 활동이 거의 없어 테크 업계에서‘은둔의 경영자’라 불린다.이번에 회사가 직접 이 창업자와 젠슨 황의 만남을 알리며 “앞으로 긴밀한 협업을 통해 다양한 AI 모델이 나올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현재 인공지능(AI) 모델을 위해 자체 대규모언어모델(LLM)‘하이퍼클로바X’를 개발 중인 네이버로서는 엔비디아의 AI 가속기(AI 반도체의 일종)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들뿐 아니다.최근 들어 기업 오너나 글로벌 빅테크 CEO들이 회동 뒤에 사진을 공개하는 이른바‘인증샷 비즈니스’를 벌이고 있다.지난달 13일 삼성전자는 이재용 회장이 마크 저커버그 메타(페이스북 모회사) CEO와 소파에 앉아 찍은 사진을,LG그룹은 구광모 회장과 반도체 업계의 전설로 불리는 짐 켈러 텐스토렌트 CEO의 사진을 공개했다.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젠슨 황과 찍은 사진을 잇따라 올렸다.
수년 전만 해도 기업 총수들끼리의 만남은 비밀리에 부쳐지곤 했다.하지만 최근 트렌드가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홍성태 한양대 경영학부 명예교수는 “상대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강조하는 데 오너·CEO의 만남을 직접 공개하는 것보다 효율적인 것은 없다”며 “급변하는 AI 시대에 기업 간 파트너십이 그만큼 중요해졌고,토토 원밀리언이를 통해 기업과 최고경영자의 이미지를 높이는 효과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젠슨·올트먼을 잡아라
요즘 인증샷계의 가장‘핫한’스타 CEO는 단연 젠슨 황과 샘 올트먼이다.글로벌 AI 산업의 양대 인물이다.챗GPT 개발사 오픈AI는 2022년 말 생성형 AI 시대를 연 이후 가장 앞선 AI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엔비디아는 H100 등 AI 가속기 시장의 90% 이상을 독점하고 있다.오픈AI와의 협업,엔비디아의 최신 AI 가속기 확보 여부가 그 기업의 AI 기술을 좌우하는 핵심이 됐다.이들과 찍은 사진을 공개하는 것 자체가 특정 기업의 AI 수준과 성장성을 보여주는 척도가 될 정도다.
‘인증샷 비즈니스’는 국내 기업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CEO는 지난 3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젠슨 황과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저커버그가 젠슨의 트레이드 마크인 가죽 재킷을,젠슨은 저커버그의 무스탕을 입은 장난스러운 사진이었다.이 사진에는 “메타가 H100을 사는 거냐” “외투에 엔비디아 H100 GPU가 들어있는 것 아니냐”는 댓글이 달렸다.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특히 세계를 선도하는 테크 기업들과 찍은 사진 한 장만으로도 끈끈한 유대 관계를 보여줄 수 있다”며 “핵심 인사들과의 교류를 보여주면 일반 대중과 투자자들한테도 기술에서 앞선 기업,AI에 친화적인 기업 이미지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수장이 직접 뛴다
기업의 수장이 직접 제품 확보나 파트너십을 위해 직접 뛰는 것도 이전보다 빈번해졌다.과거 B2B(기업 간 거래) 기업 수장들은 대외 활동에 소극적이었다.하지만 최근 직접 나서서 수주와 비즈니스를 주도하는 형태의 리더십으로 바뀌어나가는 추세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팻 겔싱어 인텔 CEO다.올해 본격적으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 재진출을 선언한 인텔은 적극적으로 고객사 유치에 나서고 있다.겔싱어 CEO는 지난 2월 인텔 행사에 참석한 올트먼 CEO의 사진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직접 공개한 데 이어 3월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향해 구애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젠슨과 올트먼도 나란히 선 사진이 공개돼 화제가 됐다.지난 4월 젠슨이 오픈AI 사무실을 직접 방문해 엔비디아의 최신 AI 가속기 H200을 장착한 첫 수퍼컴퓨터 DGX H200을 전달하고 기념사진을 찍은 것이다.오픈AI 측은 “AI,컴퓨팅,토토 원밀리언그리고 인류애 발전을 위해 젠슨이 세계 첫 엔비디아 DGX H200을 오픈AI에 직접 전달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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