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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發 투자·소비 지각변동
日여행 급증에 엔 수요 폭증
카드사 통한 환전 역대 최대
日상품 원화 환산 가격 싸져
일본 직구 1년새 5배 껑충
맥주 수입도 2.3배 크게 늘어
"100엔당 840원대까지 가능"
엔화값 추가하락 전망도
◆ 슈퍼엔저 ◆
20대 직장인 김 모씨는 여름휴가철을 맞아 일본 오사카로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했다.일본 여행은 올 들어 벌써 세 번째지만 엔화값이 싸 일본행 티켓을 샀다.은행 영업점을 찾는 대신 100엔당 원화값 추이를 지켜보다가 지난달 말 850원대를 찍었을 때 은행 모바일 앱에서 여행 자금 중 절반인 50만원을 엔화로 환전했다.김씨는 "원엔 환율이 바닥인 줄 알았는데 더 내려갈 것 같아 나머지는 현지에서 쇼핑하면서 바꿀 예정"이라고 말했다.
달러당 엔화 가격이 3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슈퍼 엔저' 현상이 나타나면서 소비·투자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가장 큰 변화로 일본 여행객이 급증하면서 엔화 환전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4일 환전 혜택이 담긴 '하나 트래블로그 카드'의 엔화 환전 동향을 분석한 결과 6월에만 839억5395만원어치의 엔화 환전이 이뤄졌다.이는 엔화가 800원대에 재진입한 올해 2월(610억3908만원) 대비 38%나 늘어난 수치다.6월 하루 평균 환전액은 27억9846만원으로 2022년 7월 카드 출시 이후 가장 금액이 컸다.
특히 원화값이 100엔당 855원대를 기록한 지난달 28일에는 엔화 183억549만원어치(11만991건)가 환전돼 금액·건수 모두 하루 기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이는 올해 하루 평균 환전 건수(1만3284건)의 8.4배,파이썬 eps엔화 대비 원화값 상승일 건수(8135건)의 13.6배 수준이다.하나카드 관계자는 "엔저가 길어지면서 원할 때 필요한 만큼 환전하는 '소액다회' 패턴이 정착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표적인 엔테크 수단인 엔화 예금도 증가하고 있다.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은 1조2929억엔으로 작년 말 대비 14.1% 늘었다.같은 기간 달러예금 잔액이 15.4%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말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엔화 예금 잔액은 100억7000만달러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2년 6월 이후 최대치이자 100억달러를 처음 돌파했다.
일본 직구도 급증하고 있다.롯데온이 지난 1일부터 진행 중인 일본 직구 인기 상품 할인전 매출은 전년 행사와 비교해 5배 늘어났다.행사 첫날 롯데온 일본 직구 부문에서는 역대 최대 구매 건수와 매출이 기록됐다.
당일 롯데온 실시간 전체 인기 상품 상위권에도 '비오레 선크림' '센카 폼클렌징' '이치란 돈코츠라멘' '용각산 목캔디' 등 일본 여행 쇼핑 필수템들이 올라왔다.
일본 술의 인기도 상승세다.관세청 수출입통계정보에 따르면 올해 1~5월 일본 맥주 수입액은 2615만7000달러(약 361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2.3배 증가했다.수입된 사케는 1~5월 기준 전년 동기보다 16% 증가했으며,파이썬 eps일본산 위스키 수입량은 41% 늘었다.
일본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도 올라가고 있다.엔저 영향으로 저렴하게 매수할 수 있는 데다 일본 부동산 가격이 상승 중이라 '이중으로'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대출이자가 1~2%로 한국보다 훨씬 저렴한 것도 인기 요인이다.
실제 일본 부동산 시장은 뜨겁다.일본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올해 일본의 전국 평균 공시지가는 지난해보다 2.3% 올라 거품경제 시절인 1991년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서울을 팔고 도쿄를 샀습니다'의 저자 노윤정 백승 대표는 "일본 부동산 투자에 대한 문의가 작년 초보다 30%는 늘어난 것 같다"고 전했다.
엔화 가치는 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행(BOJ)이 금융정책결정회의 때마다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물을 내놓으면서 미국과 일본 간 금리 격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며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엔화 약세를 밀어붙이고 있어 100엔당 원화값은 840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엔화의 방향성을 바꿀 만한 새로운 모멘텀이 생기기 전까지 100엔당 원화값은 '세 자릿수대'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
[박나은 기자 / 임영신 기자 / 손동우 기자 / 박창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