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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마다 특이한 행동 습관들이 있다.고양이의 경우 조용하며 대소변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는 깔끔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독립 생활을 하는 은둔형 포식자의 특성이다.상대적으로 작은 체형의 고양이는 더 큰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숨길려는 보호 본능이 잔존해 있기 때문이다.현대의 반려 고양이들도 대소변을 보고나면 반드시 화장실 모래를 덮어 그 흔적을 감추려는 본능이 남아있는 이유다.
여기서 문제가 있다.야생의 고양이에 비해 윤택한 식생활 덕에 대소변의 량과 횟수가 증가했는데 마음 편히 대소변을 보고 숨길 만한 장소가 탐탁치 않아지면 고양이는 물섭취를 줄이려는 본능을 가지게 마련이다.화장실을 덜 가기 위해서다.화장실 모래가 불편하거나,화장실 위치가 맘에 들지 않거나,보호자가 화장실 청소를 소홀할 때 이러한 경향은 증가한다.
물섭취를 덜하고 배뇨 홧수를 줄이려는 경향이 고양이에게는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하는 사례를 소개한다.
◆고양이의 은밀한 고통 '배뇨장애증(FLUTD)'
냥이( CM,테니스 타이브레이크3.8kg,6살)가 집에서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아파한다며 내원했다.구토도 몇 차례 있다고 했다.
수의사가 냥이의 몸을 촉진해보니 통증을 유발할 만한 외상의 흔적은 없었지만,테니스 타이브레이크엉덩이와 배 부위를 만지면 유난히 불편해 하는 기색이 확인되었다.보호자와의 상담을 통해 냥이가 최근 들어 화장실을 자주 들락거렸으며,생식기를 자주 핥는다는 얘기를 확인했다.이 경우 수의사는 '고양이 방광염'과 '배뇨장애증(FLUTD)'을 의심한다.
고양이 배뇨장애증은 유난히 생식기가 작은 고양이의 해부학적 특성과 관련이 있다.요도가 가늘고 끝 부분이 굽어져 있는 해부학적인 특징 때문에 방광염이 발생하거나 물섭취가 현저히 줄어들며 요도의 끝부분에 플러그가 형성되어 요도가 막혀버린다.요도폐색에 의해 배뇨장애가 발생한다.어릴 때 중성화수술을 받은 고양이일수록 생식기의 미성숙으로 인해 더 잘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배뇨장애는 방광확장이 수반되고,소변이 역류하며,신우신염과 급성신부전을 속발시키게 된다.고양이는 극심한 통증을 겪게되며 불과 수일 사이에 신부전과 요독증으로 인해 생명을 잃기도 한다.수의임상학에서 고양이 배뇨장애증을 시급을 다투는 응급 질환으로 간주하는 이유다.
◆고양이 배뇨장애증 진료
냥이의 질병을 감별 진단하기 위해 X-ray,초음파,혈액검사(혈청화학검사,CBC 혈구검사,FSAA 급성 염증수치,전해질가스검사) 등의 검사가 진행됐다.혈액검사 소견 상 냥이의 신장 관련 수치는 경계성 위험 단계였으며,췌장염과 관련된 혈액수치들도 동반상승해져 있었다.
초음파 검사에서는 방광내 다량의 슬러지와 함께 다수의 미세 결석들이 관찰되었다.방광은 확장되어 있었으며,방광 요도 인접부의 요도가 현저하게 확장되어 있었다.고양이 요도폐색에 의한 고양이배뇨장애증의 전형적인 소견들이었다.
방광의 현저한 확장은 방광내 소변을 신장으로 역류시켜 신세뇨관 손상과 신우신염,급성 신부전으로 악화될 여지가 높음을 의미한다.즉각적인 고양이 요도 개통술이 실시돼야 한다.냥이는 마취 상태에서 요도 플러싱( FLUSHING)을 반복한 후에야 요도폐색부의 플러그를 제거할 수 있었다.슬러지와 미세결석들이 덩어리져 있었다.요도가 개통되자 방광내 고여있던 붉은 소변이 흘러 내렸다.지속적인 방광의 확장으로 인해 방광 내막이 손상되어 광범위한 출혈이 발생됐기 때문이다.
냥이의 생식기에는 '톰캣(Tomcat) 요도카테터'가 시술 장착되었다.4일간 집중 입원치료가 이루어졌으며 영양수액,전해질교정,항생제,진통제 처방이 이루어졌다.냥이의 소변의 성분을 분석하기 위해 요침사 현미경 검사가 실시하였다.소변 속 결석은 스트루바이트 계열로 확인됐으며 다량의 미세 결석들이 방광염과 요도폐색을 유발한 부가적인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냥이는 3일 뒤 요도카테터를 제거하고,다음날 정상적인 자발 배뇨가 가능함을 확인 후 퇴원을 했다.하지만 냥이 보호자에게는 재발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증상이 개선되더라도 방광염과 방광결석 예방을 위한 처방식 사료를 급여하고,테니스 타이브레이크수분섭취를 늘리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것을 당부했다.
◆고양이 물 섭취의 중요성
물섭취의 부족,방광 결석,스트레스가 고양이 방광염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한다.그리고 방광염이 지속될 수록 수컷 고양이에게 있어서는 배뇨장애증을 유발할 확률이 높다.반대로,고양이 방광염과 배뇨장애증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충분한 수분섭취를 통해 항상 맑은 소변을 보게 유도하는 것이다.고양이배뇨장애증,방광결석,방광염은 물 섭취만 늘려도 방광염은 예방 가능하다.
4kg 체중의 고양이는 하루 200ml 이상의 물을 섭취해야 한다.건사료와 습식캔사료,츄르 등을 통헤서도 어느정도의 수분 섭취는 이루어진다.하지만 방광염 예방을 위해서는 하루 소변 횟수가 4회 이상이 유지되도록 음수 섭취를 늘려주는 것이 좋다.
◆방광염 예방을 위한 '고양이 물섭취 늘리는 방법'
1.결석예방용 처방식 사료
고양이 결석 예방 처방식 사료의 특징 중 하나는 적절한 염도에 있다.적당한 소금 섭취를 통해 물을 더 많이 마시게 만든다.
2.잘먹는 음식에 물 섞어주기
선호하는 건사료를 적장히 물에 불려주거나,습식캔사료에 물을 부어주는 방법이다.적당히 배고픈 상황을 유도하면 더 효과적이다
3.시각적 호기심 동원하기
분수형 급수기를 비롯하여 고양이의 시각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방법이다.물 위에 한두장의 나뭇잎 또는 작은 얼음을 담궈두면 시각적 효기심으로 더 자주 물을 먹기도 한다.
4.취향저격 물그릇 찾기
'캐바캐' 고양이들 중 취향이 유별난 개체들이 있다.플라스틱,스텐,도기 재질과 그 높이 마저도 다양한 물그릇 중에 고양이가 선호하는 제품을 선택한다.다양한 형태의 물그릇을 여기저기 놓아두는 것도 요령이 될 수 있다.
5.물은 신선하고 시원하게
고양이는 생존 본능 상 오염된 물을 싫어한다.미지근하고 혼탁한 물은 오염되었다고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흐르는 물과 시원한 물을 더 건강하다고 이해한다.하루 3회 이상 신선한 물을 갈아준다.
◆ 화장실 청결이 방광염을 예방
고양이들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배뇨배변 흔적을 숨기려 하며 자신의 냄새라도 묻히게 되면 상당히 불편해 한다.조심성이 많은 고양이 일수록 이러한 경향이 크다.이러한 성향을 가진 고양이에게 화장실을 매일 청소하지 않는다는 것은 화장실이 깨끗해 질 때 까지 소변을 참아라는 주문이나 다를바 없다.화장실이 깨끗할 수록 고양이는 화장실을 더 편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고양이에게 건강한 모래가 있다.
고양이가 좋아하는 모래도 고양이가 화장실을 편하게 여기는 이유가 된다.고운 흙과 촉감이 가장 유사한 천연 벤토나이트 모래가 최적이지만 비용이 만만찮다.다행히 고양이가 선호하는 모래 재질이 있다면 유지해 주는 것이 적합하다.
◆고양이 방광염 의심 증상
1.생식기 주변을 자주 핥는다
2.몸에서 오줌 지린내가 난다.
3.고양이가 화장실을 자주 들락거린다.
4.화장실에서 배뇨 자세를 오래 취한다
5.기력이 줄고 신체 접촉을 피한다.
이러한 증상들이 3가지 이상 관찰된다면 곧 바로 동물병원을 내원하여 비뇨기관련 검진을 받아야 한다.
박순석 수의사
SBS TV 동물농장 자문수의사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 겸임교수
한국수의임상수의사회 부회장
박순석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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