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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글라스 하청노동자 불법파견 인정 판결 확정.'파견법 위반 무죄'도 파기환송

▲ 아사히글라스‘불법파견’인정,해고 비정규직노동자들 9년 만에 최종 승소 노조설립 이후 문자 한통으로 해고된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10년간 벌인 소송에 대해 '불법파건'을 인정하는 대법원 최종판결이 나왔다.해고노동자들과 참석자들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아사히글라스 9년 만에 대법원 선고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지회장과 금속법률원 변호사를 헹가래하고 있다.ⓒ 이정민
 
▲  최종승소한 해고노동자들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열린 '아사히글라스 9년 만에 대법원 선고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마친 뒤 동료노동자들과 축하의 포옹을 하고 있다.ⓒ 이정민
 
"이겼어요!"
"역사적인 순간이야!눈물 나."

 
대법원 법정의 엄숙한 분위기도 환호와 박수를 막을 수 없었다.서로 손을 부여잡거나 부둥켜안았다.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이들도 있었다.대법원 앞에 나와서는 헹가래를 쳤다. 2015년 6월 문자메시지로 해고된 지 9년 만에 회사로 돌아가게 된 아사히글라스(AGC 파인 테크노 코리아) 노동자들 이야기다.

11일 대법원은 아사히글라스가 하청업체 노동자들을 불법 파견 형식으로 사용했다면서,회사는 이들 노동자 22명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1심부터 대법원 판결까지 똑같은 결론이었다.
 
이와 함께 항소심에서 불법 파견이 인정되지 않아 무죄가 나온 원청 아사히글라스와 하청업체의 파견법 위반 형사사건의 경우,대법원이 불법 파견을 인정한다는 취지로 사건을 파기 환송했다.결국 아사히글라스 불법 파견과 관련한 민사·형사사건 모두 노동자들이 승소했다.
 
1~3심 모두 불법파견 인정하며 '회사가 직접 고용해야' 판결
 
▲  노조설립 이후 문자 한통으로 해고된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10년간 벌인 소송에 대해 '불법파건'을 인정하는 대법원 최종판결이 나왔다.해고노동자들과 참석자들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아사히글라스 9년 만에 대법원 선고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정민
 
이 사건의 쟁점은 아사히글라스와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관계가 파견인지,만약 파견이라면 불법 파견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원청업체가 하청업체 노동자들에게 구속력 있는 지시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이들이 원청업체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등의 요건을 따져 파견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가 형성돼있다.
 
1심과 2심은 모두 이 판례에 따라 파견 관계임을 인정했고,와로쿠아넘나아가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업무의 파견을 금지하는 파견법을 위반했으므로 불법 파견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대법원 판단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불법 파견인 경우,원청업체는 파견노동자를 직접 고용해야 한다.
 
차헌호 아사히글라스비정규직지회 지회장은 대법원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선고 이후에) 조합원 동지들이 너무 좋아하고,와로쿠아넘또 함께 참여해주신 동지들이 너무 좋아하서 너무 행복했다"면서 "일상을 보내면서 9년을 달려왔다.때론 웃으며 즐겁게,때론 힘들고 괴로운 시간을 보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제 민주노조 깃발을 들고 2015년 해고될 당시 시작한 노조 활동을 10년 전으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하겠다.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민주노조는 염원"이라면서 "2막으로 당당하게 현장으로 돌아가서 노동조합 활동을 동지들과 열심히 함께하겠다"라고 말했다.
 
노동자들의 법률대리인 탁선호 변호사(법무법인 여는)는 "오늘 불법 파견 선고는 그동안의 대법원 판례에 비춰 봤을 때 당연한 결과"라면서 "(오늘 선고 내용은) 아사히글라스가 하청 노동자들의 노동력을 사용해서 이윤을 창출해 왔으면서도 사용자 책임을 회피했기 때문에 파견법상 직접 고용 의무를 부담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판결이 있었던 오늘부터 당장 아사히글라스 노동자들은 공장으로 가서 다시 일을 할 수 있게 됐고,사업장 안에서 노동조합 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부당노동행위는 인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노동자들이 아쉬움을 삼킨 판결도 함께 나왔다.2015년 6월 아사히글라스가 하청업체와의 계약을 해지해 노동자 178명이 해고된 것을 두고 대법원은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노동자와 중앙노동위원회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중앙노동위원회는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줬지만,와로쿠아넘아사히글라스는 이를 법정으로 끌고 갔다.1·2심은 모두 하청업체와의 계약해지가 부당노동행위 의사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면서 중앙노동위원회 판단을 뒤집었다.대법원도 1·2심의 판단은 정당하다면서 아사히글라스 손을 들어줬다.
 
차 지회장은 "중노위에서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한 이유는 원청이 노조 활동을 방해하고 침해했다는 증거가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대법원도 결국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하지 않았다"면서 "결국 (하청업체 노동자에 대한 원청 사용자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노조법 2조를 개정해야 한다는 절실함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라고 강조했다.
 
▲   최종승소한 해고노동자들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열린 '아사히글라스 9년 만에 대법원 선고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함성을 지르며 기뻐하고 있다.ⓒ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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