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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직전 피해자들 모습,도박 명언너무나도 일상적"
시청역 사고 이후 서울서 잇단 차량 돌진사고
중앙의료원 응급실에 택시 돌진해 3명 부상
'토마토 주스' 모욕글 남긴 20대 경찰에 자수
[서울경제]
“어제도 이곳을 지나갔는데….”
서울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등 최근 도심에서 자동차 돌진 사고가 잇따르자 시민들의 생활에도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인도에 서 있다 참변을 당한 사연이 전해지자 시민들은 막연한 불안감을 호소하는 속에서도 자기 보호를 위해 보행 방식에도 변화를 주려는 모습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광화문에서 직장을 다닌다는 30대 최 모 씨는 최근 횡단보도에서 신호 대기하면서도 스마트폰을 보지 않는 습관을 들이고 있다.그는 “언제 어디서 사고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최근 주위를 둘러보는 습관이 생겼다”며 “급발진하는 차량이 인도를 덮칠 수도 있다는 끔찍한 상상을 자꾸 하게 된다”고 털어놓았다.
시청역 인근에 위치한 직장에 다니고 있는 시민 강 모(33) 씨는 사고 이틀 뒤 사고 지점에 마련된 작은 추모 공간에 방문해 헌화를 했다.그는 “최근에도 사고가 난 도로 바로 옆에 있는 주점에서 동기들과 회식을 했는데,도박 명언같은 곳에서 사고로 9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며 “어처구니없는 일이 나에게도 닥칠 수 있다는 생각에 요즘에는 횡단보도를 건널 때 최대한 차량을 확인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1일 시청역 교통사고 이후 일주일이 되기도 전에 서울 도심에서 크고 작은 차량 돌진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3일에는 70대 택시기사가 운전하는 차량 한 대가 서울시 중구 소재의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실 주변 벽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이 사고로 병원 근처를 걸어가던 보행자 3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부상자 중 1명은 중상인 것으로 확인됐다.4일에는 서울 강남구 소재의 한 골목에서 70대 중반 남성이 운전하던 차량이 어린이집으로 돌진했다.이 사고로 운전자와 동승자가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당시 어린이집에는 사람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2018년 광화문 광장에서 차량 돌진 사태가 발생한다면 큰 피해가 생길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낸 바 있는 이만종 호원대 명예교수는 “사람이 운집한 장소에 설치된 안전시설이 취약하다는 지적을 해왔었는데 결국 이런 대형 사고를 막지 못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며 “이번 사고 장소 역시 차도와 보행로를 구분하는 안전시설이 부실했고 보도블록 또한 낮아 사고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사고가 발생한 뒤에 대책을 마련하는‘뒷북 행정’이 아닌 제도·정책·관심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는 제대로 된 예방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시청역 교통사고 희생자를 조롱하는 내용의 쪽지를 추모 공간에 두고 간 작성자가 경찰에 자수하기도 했다.서울 남대문경찰서는 4일 시청역 사고 피해자를 모욕하는 내용이 담긴 쪽지를 현장에 두고 간 20대 남성 A 씨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입건했다.A 씨는 3일 추모 공간에 “토마토주스가 돼버린 분들의 명복을 빈다”는 글을 남긴 바 있다.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참사 피해자를 모욕하는 내용의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 3건에 대해서도 입건 전 조사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