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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년 전만 해도 축농증 수술은 광대뼈를 깨고 진행해야 할 정도로 상당히 힘든 수술이었다.최선을 다해 수술해도 둘 중 한 명은 재발했다‘축농증 수술은 해도 결국은 재발 한다’는 오명이 이때 생겼다.한 번 덧씌워진 오명은 생각보다 힘이 세고 오래 간다.광대뼈를 깨지도 않고,피부 절개도 하지 않고 내시경으로 원인 부위를 제거하는 수술이 도입되면서 옛말이 된 지 오래인데도 말이다.
물론 재발을 잘하는 축농증이 있기는 하다.전문 용어로‘호산구성 축농증’이라고 부른다.호산구성 축농증에 대해 제대로 규명되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로,토토이크의 입 모코코이것에 대해 많은 것이 밝혀지면서 치료법도 크게 발전해,이 역시 재발률이 크게 떨어졌다.
축농증이 반복해서 재발하는 데는 두 가지 요인이 작용하는데,하나는 부비동 입구의 해부학적 문제고,다른 하나는 개인의 면역적 특성이다.부비동은 축농증이 생기는 부위로,토토이크의 입 모코코좁은 입구를 통해 콧속 공간인 비강과 연결돼 있다.이 좁은 입구가 유일한 환기 통로다.부비동 입구가 좁거나 이상하게 생기면 부비동이 환기가 안 되고 콧물이 배출이 안돼 축농증이 잘 생긴다.이게 바로 해부학적 문제다.이 때는 수술로 부비동 입구를 넓히면 콧물이 잘 배출되고 환기가 잘돼서 거의 재발하지 않는다.
축농증은 1990년대 후반부터 내시경 수술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고,토토이크의 입 모코코약물 치료법도 잘 정립되면서 치료율이 크게 향상됐다.하지만 비슷한 증상에 비슷한 치료를 해서 결과가 좋았는데도 불구하고 얼마 안가서 재발하는 환자들이 있었다.이런 점에 주목해 연구해 보니,재발을 잘 하는 환자에게는 공통된 특성이 있었다.
코막힘,누런 콧물,기침 등 축농증 3대 증상 중에서 유독 코막힘이 심했다.축농증과 함께,콧속에 물혹이 있는 경우가 흔했고,토토이크의 입 모코코천식이 동반된 환자도 재발률이 높았다.아스피린이나 진통제 과민증도 많았다.부비동 점막이나 혈액을 검사해보면 호산구 수치가 매우 높다.이런 축농증을‘호산구성 축농증’이라고 부른다.호산구는 백혈구의 일종으로 면역을 담당하는데,과잉되면 체내에 염증 반응이 너무 많이 일어난다.그래서 사소한 자극에도 축농증이 쉽게 재발하는 것이다.
호산구성 축농증 역시 그에 맞는 치료를 하면 잘 재발하지 않는다.획기적으로 다른 방법으로 치료하는 것은 아니다.다만 스테로이드 약물 별로 처방 시기나 처방 기간을 조정하고,수술할 때는 일반 축농증보다 수술 시기를 좀 더 빨리 결정하고 수술 범위도 넓게 하는 경향이 있다.
수술 후에는 재발을 막기 위해 일정 기간 약물 치료를 추가하기도 한다.이런 맞춤형 치료로 대부분 잘 치료된다.그런데 면역적 특성을 고려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재발하는 환자도 없지는 않다.의사로서 참으로 힘든 순간이다.이 경우는 생물학적 제제로 만든 면역 치료제로 효과를 볼 수 있다.이만하면 축농증은 결국 재발한다는 오해를 바로잡기에 충분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