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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인터뷰] 우석진 명지대 교수 "한국 식품 물가상승률 OECD 3위,임금이 물가 못 따라가는 게 문제"

▲  OECD가 지난 5일 발표한 2024년 4월 식료품 물가상승률 통계.한국이 5.9%(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로 세번째로 높았다.OECD 평균 4.8%를 상회하는 수치다.ⓒ OECD
  
"한국의 물가가 문제인 건 소득상승이 물가상승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실제 최근 정부 발표를 보면,물가까지 반영했을 때 근로자 실질임금이 2년 연속 줄었다.가계의 소비여력이 줄어든다는 건데,이러면 내수 침체로 자영업자들의 피해도 커질 수밖에 없다." -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한국의 식료품 물가상승률이 4월에도 OECD 35개국 중 세번째로 높았던 것으로 집계됐다.지난 5일 OECD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4월 한국의 식료품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5.9% 상승해 1위 튀르키예(68.5%),2위 노르웨이(6.8%)에 이어 3위였다.
 
지난 2월 식료품 물가상승률(6.9%)이 OECD 3위로 급상승한 이후 석달째 순위가 내려가지 않은 것이다.올해 1월까지만 해도 한국의 식료품 물가상승률(5.9%)은 14위로,OECD 평균(6.2%)보다 낮은 수준이었다.다만 4월 상승률 자체는 3월(6.7%)에 이어 감소 추세를 보였다.
 
우석진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13일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식료품 물가상승률이 높아진 건 과일 등 신선식품 물가가 크게 오른 탓"이라며 "식료품은 피할 수 없는 품목이기 때문에 가계 소비여력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고 했다.우 교수는 특히 "올해 1분기 근로자 명목임금은 작년에 비해 1.3% 늘었지만,물가를 고려한 실질임금으로 따지면 오히려 1.7% 감소했다"라며 "가계 소득 감소는 소비 저하로 이어져 내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다음는 우 교수와의 일문일답.
  
"물가상승에 실질임금 2년 연속 감소,마세오른가계타격 클 수밖에"
  
▲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 이정민
 
- 최근 발표된 OECD 식료품 물가상승률 통계를 보면 한국이 전체에서 세 번째로 높다.
 
"과일·채소 등 신선식품 가격이 크게 오른 영향이다.근본적으로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재배면적과 생산량이 감소한 때문이겠지만,한국은 유독 더 변동성에 취약한 구조에 있다.기본적으로 우리나라가 섬이라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우리는 반도지만 북한으로 막혀있다.신선식품은 가공식품과 달리 많이 만들어 저장해놓을 수 없기 때문에 그때그때 수급하는 게 중요한데,이런 지정학적 특성으로 비행기나 배를 통할 수밖에 없어 운송비가 비싸다.그렇다고 수입을 확대하면 농가의 반발도 크다.
 
이같은 어려움을 감안하더라도 우리 정부의 대응은 아쉽다.아무리 파도가 밀려와도 국민들이 그 충격을 한 번에 다 맞을 필요는 없다.파도가 예상되면 방파제를 세워 두번,세번에 걸쳐 충격을 완화하는 게 정부가 할 역할이다.예컨대 사과 값 폭등은 모두 예견했던 일이다.과일 가격 급등에도 수요가 떨어지지 않고 국민 고통이 크다면 농가와 합의를 이끌어내 한시 수입 등 수급 확대를 통해 안정화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었다.
 
과거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로 농수산물이 개방됐을 때도 코스피 주식 거래에 0.15%의 농어촌특별세(농특세)를 붙여 농수산 가구를 지원하기로 하는 등 저항을 누그러뜨리고 합의를 도출한 적이 있다.저소득층에게는 정부가 신선식품 바우처(교환권)를 지급하는 방법도 있다.하지만 정부의 노력은 보이지 않았다."
 
▲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소비자(자료사진) ⓒ 연합뉴스
- 식료품은 필수 품목이다.'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말은 사실에 부합하나.
 
"그렇다.흔히 우리의 물가상승을 미국과 자주 비교하는데,상황은 완전히 다르다.미국은 물가가 높아졌지만 경제도 활황이라 임금도 그만큼 올랐다.사실 물가가 올라도 이렇게 소득이 같이 올라주면 소비에 큰 피해가 가지 않는다.하지만 미국과 달리 우리는 경기 침체 상태다.물가는 높아지는데 임금이 물가를 못 따라가고 있는 게 문제다.
 
실제 고용노동부 자료를 보면,올해 작년보다 명목상으로는 임금이 1.3% 올랐지만 물가가 3% 올라 실질임금이 오히려 1.7% 감소했다.작년에도 이미 실질임금이 2.5% 줄어든 상태에서 2년 연속 감소했기 때문에 가계의 타격은 훨씬 더 클 것이다.이런 상황에서 식료품같이 피할 수 없는 상품의 가격도 높다?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는 비단 개별 가구에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소비가 위축되기 때문에 연쇄적으로 자영업자들도 힘들어진다.이미 지표로 나타나고 있다.최근 금융감독원 발표를 보면 자영업자들의 은행 대출 연체율이 0.54%로 11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코로나가 끝날 무렵인 2022년 연체율이 0.17%였던 걸 감안하면 2년 만에 3배 이상 뛴 것이다.자영업 5년 생존율은 20% 초반대다.자영업 다섯개가 출발하면 5년 뒤 하나만 남는다는 얘기다." 

고용노동부가 5월 30일 발표한 '4월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올해 1분기 물가수준을 반영한 노동자 1인당 월평균 실질임금은 371만 1000원으로,전년 동기(377만 5000원)보다 되레 6만 4000원(1.7%)이 깎인 것으로 나타났다.월평균 명목임금은 작년보다 1.3%(416만 4000원→421만 6000원) 올랐지만,물가가 그보다 많은 3% 올랐기 때문이다.애초에 2023년 1분기 실질임금 역시 2022년 동기(387만 2000원) 대비 2.5%(9만 7000원) 줄어든 금액이라,2년 사이 월평균 16만 1000원의 실질임금이 하락한 셈이다.
 
- 고물가는 언제까지 계속되나.
 
"물가는 잡혀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12일 미국 주식이 엄청나게 뛴 것 역시 물가상승률이 3.3%로 기대치보다 0.1%p 낮게 나왔기 때문이었다.우리의 5월 물가상승률도 2.7%로 두 달째 2%대에 들어왔다.2%대를 향해 가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금리 인하 가능성과 관련해 "천천히 서둘러라(Festina Lente)"고 언급한 것 역시 물가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인식 위에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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