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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유럽 간첩단'으로 몰려 억울하게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80대가 재심을 통해 무죄를 확정받았습니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국가보안법·반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82살 김 모 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지난달 13일 확정했습니다.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지 55년 만입니다.
고려대학교 대학원생이던 김 씨는 1966년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유학하던 중 북한 공작원과 접선해 지령 서신을 전달하고 사회주의 관련 서적을 읽은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검찰은 김 씨가 고(故) 박노수 교수에게 포섭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재판에 넘겨진 김 씨는 1969년 재판에서 징역 7년과 자격정지 7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는 판결에 불복했으나 2심과 대법원에서도 같은 형을 선고했습니다.
함께 기소된 박 교수와 고(故) 김규남 의원은 1970년 대법원에서 사형이 확정됐고 1972년 7월 집행됐습니다.
김 씨는 2022년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서울고법은 지난 2월 김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당시 재판부는 김 씨가 중앙정보부에 의해 연행된 뒤 폭행과 물고문,월드컵 최고령전기고문을 비롯해 혹독한 강제 수사를 받다가 못 이겨 진술했으며 불법으로 구금·연행됐다고 판단했습니다.
검찰은 김 씨가 여전히 일부는 유죄라며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증거는 적법한 증거로 인정할 수 없고,월드컵 최고령남은 증거들만으로 김 씨에게 국가의 존립·안전 등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가능성이나 그러겠다는 인식이 있었음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겁니다.
검찰이 불복했으나 대법원은 김 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박 교수와 김 의원의 유족도 재심을 청구해 2013년 서울고법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당시 법원은 "(두 사람이) 수사기관에 영장 없이 체포돼 조사받으면서 고문과 협박에 의해 임의성 없는 진술을 했다"고 인정했습니다.
대법원은 2015년 무죄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