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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남부 푸켓 섬에서 미얀마 국경까지 이어지는 안다만해(海) 시밀란국립공원은 9개 섬으로 이뤄진 군도다.1982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시밀란 군도는 해양 생태계 보존을 위해 1년에 6개월(11월∼4월) 건기에만 관광객에게 개방한다.푸켓은 신혼여행지로 유명한 섬이지만,이번엔 4박 5일간 시밀란국립공원 바닷속 비경을 탐험하는 특별한 투어를 떠났다.오로지 배 안에서만 먹고 자고 생활하며 다이빙하는‘리브어보드(liveaboard)’여행이다.》

●‘리슐리외 락 갱단’

“시밀란국립공원은 대형 어종을 다양하게 볼 수 있는‘다이빙 백화점’입니다.그중에서도 리슐리외 락(Richellieu Rock)은‘명품관’이라고 할 수 있죠.”

태국 푸켓 카오락 해변 타플라무 항구에서 출발한 리브어보드 다이빙 사흘째 아침.타고 간 배 리틀 프린세스호가 드디어 미얀마 국경 근처 리슐리외 락 포인트에 도착했다.이번 다이빙의 하이라이트 지점이다.

태국 현지 다이빙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차다 강사는 브리핑에서 “왜 명품관인지는 들어가 보면 안다.어젯밤에도 난리였고,지금도 난리고,앞으로도 난리일 것”이라고 말했다.바닷속이 난리라니,무슨 뜻일까.궁금증과 기대감이 부풀었다.

리슐리외 락은 썰물때마다 수면 위로 살짝 드러나는 암초다.물속에 크고 작은 바위로 된 절벽들이 말발굽처럼‘U’자 형으로 둘러싸고 있다.야구장 크기인 이 계곡에선 200여 종의 산호초와 치어 떼부터 참치,토토 사이트 총판 베스트 온라인 카지노슬롯검증사이트바라쿠다,자이언트 트레발리(GT),고래상어,경마예상가 모임만타가오리,온라인 카지노 놀이터나폴레옹피쉬 같은 몸집 큰 어류들이 매일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챔피언을 뽑는 월드시리즈를 방불케하는 다이내믹한 잔치를 벌인다.

동틀 녘인 오전 7시.배에서 뛰어내린 후 부력 조절용 재킷(BCD)에 공기를 빼고 천천히 입수했다.수심 20m까지 내려간 후 산호초가 우거진 계곡 안으로 들어섰다.이곳은 과연‘물 반 고기 반’이 아니라‘물 3,고기 7’이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커다란 물고기들은 불꽃놀이처럼 흰색 액체를 펑펑 터뜨리고 다닌다.번식을 위해 수컷이 정액을 내뿜는 장면이다.물속에 떠다니는 허연 것들은 곧 수정이 돼 치어 떼가 된다.

 항아리산호 위에 글래스피쉬 떼가 안개구름처럼 맴돌고 있다.
항아리산호 위에 글래스피쉬 떼가 안개구름처럼 맴돌고 있다.치어 떼 중에서 가장 많은 것은 글래스피쉬다.뼈까지 보일 정도로 투명한 물고기라 랜턴을 비출 때마다 별처럼 반짝반짝 빛난다.보라색 산호 위로 글래스피쉬들이 하얀 안개구름이 낀 것처럼 너울거린다.입을 벌리고 빠르게 달려드는 천적을 피해 갑자기 파도처럼 갈라지고,소나기처럼 쏟아져 내린다.수천 마리 글래스피쉬는 오케스트라 바이올린 주자들이 켜는 활처럼 순간적으로 방향을 바꾸면서 파도와 같은 너울을 만들어내고 있다.

치어 떼의 바이올린 연주가 끝나자 갑자기 플루트가 등장한다.트럼펫피쉬로 불리는 길쭉한 은빛 물고기다.금관악기인 트럼펫보다는 목관악기 플루트와 더 비슷하게 생긴 모습이다.노란색 몸통에 옅은 하늘색 무늬가 있는 옐로우스내퍼와 병어를 닮은 뱃피쉬도 온몸을 펄럭이며 산들산들 왈츠를 춘다.

수중 교향곡은 3악장에서 갑자기 폭풍처럼 휘몰아친다.대물들의 행진이다.은빛‘철갑’을 두른 GT,통통한 뱃살의 참치,기다란 코를 가진 롱노즈엠퍼러가 섞인 무리들이 행군을 시작한다.

저멀리 GT 떼가 토네이도 기둥처럼 빙글빙글 돌며 스쿨링(schooling,물고기 떼가 한 방향으로 헤엄치는 것)을 하고 있다.살금살금 다가가 GT 떼 안으로 들어간다.나를 가운데 두고 빙글빙글 도는 물고기들을 바로 눈앞에서 보고 있노라니 아찔하다.

 태국 시밀란국립공원 리슐리외 락에서 갱단처럼 몰려다니는 물고기들과 함께 헤엄치는 다이버들.
태국 시밀란국립공원 리슐리외 락에서 갱단처럼 몰려다니는 물고기들과 함께 헤엄치는 다이버들.
콰과과 쾅∼!음악은 헤비메탈로 바뀐다.10여 m 아래 바닥의 산호초가 갑자기 뿌연 모래 먼지에 휩싸였다.산호초 위에는 시커먼 놈,빛나는 놈,허연 놈,얼룩덜룩한 놈 들까지 수백 마리가 마구 뒤섞여 난장판이다‘리슐리외 락 갱단’은 강도들이 은행이나 상점을 털어 가듯 한꺼번에 달려들어 산호초 사이 오징어나 물고기 알 같은 것들을 먹어치운다.산호초를 턴 갱단은 또다시 새로운 먹이를 찾아 쫓고 쫓기는 물속 추격전을 시작한다.차다 강사가 “물속에 들어갈 때마다 난리”라고 한 말이 이해되는 순간이다.

이번에는 머리 위로 바라쿠다가 떼를 지어 이동한다.기다랗고 날씬한 몸통에는 세로로 얼룩덜룩 줄무늬가 새겨져 있다.어딘가를 집단 폭격하기 위해 날아가고 있는 미사일 부대같다.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TV 애니메이션‘미래소년 코난’속 인더스트리아에서 온 배 이름이‘바라쿠다호’였다.위풍당당한 포식자 이미지 그 자체인 물고기다.

● 배에서만 4박 5일 리브어보드

여행 사이트 부킹닷컴(booking.com)이 조사한‘2025 주목할 만한 세계 7대 여행 트렌드’에는 액티브 시니어들의 모험 여행이 있다.요즘 50,60대는 젊은이 못지않게 동굴 다이빙,남극 캠핑,화산 보딩(화산 서핑)를 비롯해 체력과 담력을 요하는 스릴 넘치는 모험 여행을 즐긴다고 한다.

기자도 50대에 접어든 2020년,대학 친구들과 함께하는 다이빙 동호회에 가입했다.실내 수영장에서 강습을 받은 후 5년간 동해안 강릉 양양 고성,남해안 거제 통영,제주,울릉도까지 국내 다이빙을 줄기차게 다녔다.

드디어 이달 초,생애 첫 해외 리브어보드 다이빙에 도전했다.4박 5일간 배 위에서만 생활하면서 섬과 포인트를 이동하며 다이빙만 하는 여행이다.주로 연안 근처에서만 이뤄지는 스쿠버다이빙과 달리 바닷가에서 수백 km 떨어진,평소 쉽게 가지 못하는 바닷속 비경을 찾아다니는 여행이다.

 안다만해에서 해 질 녘‘선셋 다이빙’에 나서는 다이버들.
안다만해에서 해 질 녘‘선셋 다이빙’에 나서는 다이버들.
동틀 때부터 해 질 녘까지 하루 4차례 다이빙을 하기 때문에 체력과 기술이 필요하다.최소 20회 이상 다이빙 로그 경험과 교육 훈련을 수료한 어드밴스드 다이버 등급 이상만 리브어보드 승선이 가능하다.

리틀프린세스호는 길이 40m,폭 8m로 태국에서 가장 큰 리브어보드용 배다.30여 명이 이용할 수 있는 객실과 식당,휴게실,샤워실 등을 갖췄다.태국에서 유명한 최고경영자(CEO)인 선주가 다이빙을 좋아해 다이버를 위한 배를 만들었다고 한다.

시밀란국립공원은 내셔널지오그래픽이 뽑은 세계 10대 다이빙 명소.첫 다이빙을 한 아니타산호초(Anita’s Reef) 포인트에는 2004년 푸켓 쓰나미 희생자를 추모하는 기념물이 있다.코끼리머리 바위(Elephant Head Rock) 포인트 수중에는 거대한 화강암 바위들이 동굴과 협곡을 이루고 있다.

다이내믹한 리슐리외 락과 달리 타차이 섬,코본 섬에는 정적인 아름다움이 가득하다.모래사장에는 스팅레이가 꼬리를 흔들며 헤엄친다.등에 푸른 점이 있어 특별히 블루 스팟티드 리본테일 레이(Blue Spotted Ribontail Ray)로 불린다.

절벽과 산호 사이 곳곳에는 자그맣고 예쁜‘아이들’이 숨어 살고 있다.몸뚱아리 반쯤 내놓은 채 이빨을 드러내 놓고 숨을 쉬고 있는 곰치도 그중 하나다.바위 절벽 속에서는 총천연색 연체동물 민달팽이인 누디,나뭇가지를 닮은 물고기 고스트파이프피쉬,귀여운 해마,랍스터와 만티스새우가 숨어 있어 바닷속 보물찾기 놀이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리브어보드 여행이지만 딱 한 번 상륙한다.시밀란 군도에서 가장 큰 8번 섬,토토 계좌 매입코 시밀란에서다.해변에는 요트 돛처럼 생긴 절벽 세일 락이 우뚝 서 있다.해변에서 150m 정도 숲길을 걸어 올라가면 세일 락 뷰포인트에 도착한다.

 세일 락 뷰포인트에서 내려다본 투명한‘아이스 블루’해변.
세일 락 뷰포인트에서 내려다본 투명한‘아이스 블루’해변.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초승달 모양 해변은 오랜 세월 파도에 깎여 가루가 된 산호모래로 덮여 있다.설탕처럼 희고 고운 모래 덕분에 해변은 얼음처럼 차갑고 투명한 푸른색으로 빛난다.태국인들이‘아이스 블루’라고 부르는 해변이다.

 성체 너비가 6∼7m에 이르는 만타가오리.Tommy 제공
성체 너비가 6∼7m에 이르는 만타가오리.Tommy 제공
이번 투어에서는 고래상어와 만타가오리를 보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다.그런데 시밀란국립공원에 다녀온 며칠 뒤 현지 가이드 토미가 코본 섬에서 만난 만타가오리 영상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보내 주었다.거대한 만타가 날개를 우아하게 펄럭이며 헤엄치는 모습은 꿈 속인 듯 환상적이었다.만타는 성체의 경우 너비가 6∼7m에 이르고,몸무게가 1톤∼1.5톤에 이르는 초대형 어류.

영화‘니모를 찾아서’에서 작은 물고기 수십 마리를 등에 태우고 학교에 데려다 주던 녀석이다.지금도 만타는 신밧드가 타고 다니는 양탄자처럼 커다란 날개를 펄럭이며 안다만해를 헤엄치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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