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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의 첫 외부 출신 수장인 박병무 공동대표가 2024년 뼈를 깎는 체질 변화를 꾀했지만 실적개선까지는 갈 길이 멀다.올해는 비용 절감 효과가 나오는 데 그치고,이익 개선은 신작 효과가 시작되는 2026년에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비용 축소와 실탄 확보,강화 슬롯 변경체질 개선 밑작업
엔씨소프트의 '구원 투수'로 등장한 박 대표는 2024년 체질 개선을 위한 밑작업을 완성하는 데 주력했다.인력을 감축해 효율성을 높이고 자산을 내다 팔아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우선 박 대표는 2023년 기준 8229억원 규모의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구조조정을 단행했다.2024년 3월말 기준 4947명이던 임직원수는 2025년 2월 기준 4200명대까지 줄었다. 
인력 감축은 성공했지만 비용 확대는 피하지 못했다.2024년 4분기 퇴직위로금이 급증하면서 인건비는 전년 대비 3% 증가한 9064억원을 기록했다.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한 이유다.다만 박 대표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체질 개선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동시에 자산 매각을 단행했다.개발력 강화와 신사업 확대를 위한 실탄을 마련하기 위해서다.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엔씨타워 매각과 경기 성남시 판교 R&D(연구개발)센터 유동화 방안이 대표적이다.현재 엔씨타워는 퍼시픽자산운용과 과학기술인공제회 컨소시엄이 최종 인수자로 선정됐다.총 매각가는 4000억원대 중반으로 예상된다.
긴축 경영에도 엔씨소프트의 곳간 사정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지난해 재무지표 개선을 위해 회사채와 차입금 대부분을 상환해서다.엔씨소프트의 2024년 연결기준 현금성 자산은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해 1조4388억원으로 전년 대비 6.12% 감소했다.
인적·물적 효율 극대화,IP 확대 추진
긴축 재정은 체질 개선으로 이어졌다.박 대표는 조직을 정비하고 인력을 재배치해 전문성과 독립성,민첩성을 높였다.본사의 주요 사업 조직을 6개 자회사로 분사한 후 본사 인력 1000명을 보낸 게 시작이다.이를 통해 본사 집중도를 낮춰 고정 인건비를 줄일 수 있게 됐다.2007년 하나로텔레콤 대표이사 재직 시절 엔씨소프트 사외이사로 합류해 2011~2023년 기타 비상무이사 경영자문역을 맡는 등 회사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 결과다.개발 환경도 변했다.멀티 스튜디오 체제를 통해 'TL', 'LLM', '택탄' 등 지식재산권(IP)을 독립 법인이 개발하도록 했다.멀티 스튜디오 체제의 자회사는 규모가 작아 의사결정을 빠르게 내려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또 본사의 비용으로 매몰될 수 있는 개발비를 자회사 투자금으로 전환할 수 있다.이 경우 본사는 개발 실패에 따른 재무 리스크를 자회사로 전가시키는 효과를 누린다.
인적·물적 효율을 극대화한 박 대표는 IP 다각화를 위해 투자를 확대했다.다양한 장르와 플랫폼 기반의 '물량 공세'로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 타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매년 600~7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신작 개발에 투입할 계획이지만 자체 개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국내외 퍼블리싱과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게임사 인수합병(M&A)과 투자로 판권을 확보하는 이유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중국 텐센트,북미유럽 아마존게임즈,토토 사이트 검색 제로동남아 VNG 등 유수의 기업과 파트너십을 구축했다.투자 기업으로는 북유럽 스웨덴 소재 '문 로버 게임즈',동유럽 폴란드 소재 '버추얼 알케미' 등의 게임 스튜디오가 있다.빅게임스튜디오와 협업해 선보일 서브컬처 신작 '브레이커스'와 미스틸게임즈와 협업해 선보일 '타임 테이커즈' 등 외부 스튜디오 투자를 통해 확보한 IP의 퍼블리싱도 계획돼있다.
주가 움직임 '신중'…"신작 효과, 2026년 전망"
박 대표가 위기 극복을 위한 기초공사를 마쳤지만 시장 반응은 인색하다.지난해 1028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과 올해 1269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에도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박 대표 취임 당시 20만6000원이었던 주가는 27일 장 마감 기준 17만7500원으로 하락했다.
업계는 올해 비용 효율화 성과가 본격화 되면서 1분기 흑자를 낼 것으로 점친다.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이룰 지는 미지수다.상반기에는 기존 게임의 해외 진출이 주를 이루고,대작으로 기대되는 신작은 '아이온2'가 유일하다는 이유에서다.엔씨소프트는 지난 25일 '블레이드앤소울 네오(이하 블소 네오)'의 북미·유럽 출시를 시작으로 블소 네오 중국 출시, '리니지2M' 동남아 출시가 예정돼 있다.하반기에는 택탄,LLM,아이온2가 나온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대규모 인력 효율화 작업이 4분기에 단행됨에 따라 2025년과 2026년의 인건비 부담이 대폭 낮아질 전망"이라면서도 "이익 레버리지 효과는 2026년부터 기대할 수 있다. 유의미한 규모의 매출이 기대되는 신작 출시가 부재하고,모바일 무료 게임대작으로 기대되는 아이온2는 연말에 출시될 것"이고 밝혔다.
이준규 부국증권 애널리스트는 "2025년 흥행이 기대되는 신작이 '리니지2M(중국)' 정도다.아이온2는 연내 출시가 목표이지만 출시 일정이 연말에 가까워 실질적인 실적 기여는 2026년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택탄 등 일부 게임 라인업 출시 일정도 하반기로 지연돼 3분기까지는 다소 부진한 실적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엔씨소프트 측은 "2025년 턴어라운드를 통해 라이브 IP 경쟁력 강화,신규 IP 개발,퍼블리싱 사업 확장,글로벌 파트너십 확보 등을 적극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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