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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당시 옆 동에서 근무…"비상구 어딨는지도 몰라"
"용역업체 메이셀 직원 만난 적도 없어…근로계약서도 안 써"
화재 사고로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기 화성시 아리셀 공장에서 일했던 작업자들이 사측으로부터 대피로 등과 관련한 안전교육을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 24일 화재 발생 당시 아리셀에서 근무한 백아무개씨는 29일 화성시청에 마련된 추모 분향소에서 "안전교육을 받은 적이 한 번도 없고,비상구가 어딨는지도 몰랐다"며 "폭발할 수 있으니 배터리를 땅에 떨어뜨리지 말라는 정도의 설명만 아침에 들었다"고 밝혔다.백씨는 사고 당시 불이 난 3동이 아닌 옆 동에서 근무하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아리셀 측의 주장과는 상반되는 내용이다.아리셀 총괄 본부장은 지난 25일 공장 앞에서 연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통해 "(화재 탈출을 위한) 출구에 대한 부분은 상시적,역대로또1등번호지속적으로 교육 중"이라며 "곳곳에 한국어,영어,역대로또1등번호중국어로 된 비상 대피 매뉴얼을 비치해놓고,비상 대피 지도도 그려 놓았다"고 주장했다.
중앙긴급구조통제단이 지난 25일 공개한 아리셀 화재 사고 당시 폐쇄회로(CC) TV 영상에는 직원들이 일반 소화기를 사용해 진화를 시도했지만 배터리 폭발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장면이 담겼다.열이 가해지면 연쇄 폭발을 일으키는 리튬 특성상 일반 분말 소화기로는 진화가 어려웠던 것이다.이로 인해 비상 대피·안전 매뉴얼 숙지 교육에 소홀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공장의 구조가 일용직들에게 익숙하지 않아 피해는 더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해당 영상을 분석한 소방 당국은 "용역회사에서 파견하는 일용직이 대부분이어서 공장 구조에 익숙하지 않아 인명 피해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한 바 있다.
작업자들은 업무 지시가 아리셀로부터 나왔다고도 언급했다.백씨는 "용역업체 메이셀을 통해 아리셀에 투입됐고,작업 지시는 아리셀 관계자들이 했다"며 "메이셀 직원은 만난 적도 없다"고 말했다.원청업체가 파견 근로자에게 업무 지시 등 지휘·명령을 하는 것은 '불법 파견'에 해당한다.
그는 "인터넷으로 구인 공고가 떠서 몇 시까지 모이라는 말을 듣고 출근한 것"이라며 "지정된 버스에 타고 회사에 가면 관리자가 나오며,그 관리자 지시에 따르면 된다고 들었다"고 언급했다."근로계약서를 쓴 적도 없다"고도 주장했다.
현재 아리셀은 노동자를 파견받는 것이 금지된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에 외국인 노동자를 불법으로 파견받아 투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중부고용노동청은 경기고용노동지청에 수사팀을 꾸려 불법 파견 의혹 관련 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중이다.
아리셀은 화재 발생 초기부터 "불법 파견은 없었다"고 부인해왔다.업무 지시를 내린 것은 인력 공급업체인 메이셀로,메이셀에 도급 형태로 인력 관리를 맡겼다는 주장이다.그러나 메이셀은 "우리는 아리셀에 직접 갈 수도 없다"며 "아리셀이 불법 파견을 받고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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