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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민주노총 출범 30주년 기념 신년 간담회."노조할 권리 보장 확대가 1순위 목표"

▲  양경수 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27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2025 신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늘 기자간담회를 준비하며 더불어민주당 그리고 이재명 대표와의 관계를 어떻게 보는지 (말씀드리는 게)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요."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은 12.3윤석열 내란 사태에 따른 조기 대선 국면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의 정체성을 중도보수라고 규정한 데 대한 질문을 받자 멋쩍은 미소를 띄우며 이같이 말했다.

양 위원장은 27일 오전 10시 30분 민주노총 출범 30주년을 맞아 노조 사무실에서 진행한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은 중도 보수정당' 발언은 정확한 표현"이라며 "민주당은 스스로 '진보 정당'이라 얘기해 왔지만 실은 (당의) 정책과 강령 내용 활동을 되짚어보면 중도 보수적 역할과 스탠스를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 대표가 어디를 가서 어떤 법안에 대해 무슨 얘기를 했는지를 두고 (민주노총이) 일희일비할 생각은 없다"며 "마치 호떡집에 불난 것처럼,큰일 난 것처럼 호들갑 떨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주52시간제 예외 등 입장 바뀌어.이재명 행보에 매달리지 않아"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양경수 위원장이 지난 2월 21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민주노총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 위원장은 이 대표의 이른바 우클릭 행보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이유를 묻자 "제 생각에 (지금) 이 대표는 대권주자로서 여러 정치적 셈법 속에 그런 행보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반도체특별법 패스트트랙 주52시간제 예외 제외' 등을 근거로 들었다.

그는 "(민주당이) 반도체특별법에 '주52시간제 예외를 적용해 통과시킬 것처럼 언론도 얘기했지만 일주일 만에 입장이 바뀌지 않았나"라며 "(연금개혁의) 자동조정장치(출산율·기대수명·경제성장률에 연동해 납입액·수령액을 달리하는 제도- 기자 주) 도입도 이 대표가 지난 20일 여야정 국정협의회 4자 회담에서 '(국회 승인 시 발동 전제로)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연금삭감을 뜻하므로 (도입)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 문제들에 민주노총이 비판하는 것은 필요하나 이 대표의 행보나 민주당의 입장에 매달릴 필요는 없다"며 "민주노총은 노동자들의 기준과 입장을 가지고 무엇이 필요한지 공론화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아래는 양 위원장의 기자간담회 발언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윤석열 '민주노총 간첩' 발언 격 떨어져.김문수 대선후보 가능성 높지 않아"

- 지난 25일 진행된 대통령 탄핵심판 최후진술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민주노총을 6번 언급하는 과정에서 "간첩"이라는 표현도 나왔다.

"많은 국민들도 느끼셨을 텐데 '굉장히 왜곡되고 재미없는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을 받았다.민주노총은 출범부터 지금까지 (역대) 정권 또는 공안기관에 의해 종북세력으로 낙인찍혀왔다.이는 윤석열 정부만의 행위가 아니다.특히 대통령직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이 계엄 선포 이유로 '민주노총 간첩'을 언급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우리 사회의 격을 떨어뜨리는 꼴이다."

- 양경수 위원장은 이른바 체포명단에도 포함돼 있다.

"최근 제 신변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굉장히 많다.특히 헌법재판소 결정이 임박할수록 민주노총을 향한 공격과 위원장에 대한 신변 위협이 (온라인) 게시판 등을 통해 이뤄졌다.그러나 (저는) 위원장으로서 해야 될 역할과 행보를 할 것이고,게임 도박 중독(이 과정에서) 충돌이 발생하면 이성적·합리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다.공권력 또한 우리 사회 질서와 안녕을 위한 역할을 좀 더 해야 된다고 본다."

- 최근 탄핵 찬성과 반대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민주노총과 (탄핵 반대 측) 집회 간의 충돌 우려도 나온다.

"광화문 광장을 사이에 두고 규모 있는 투쟁 집회들이 진행되고 있지만,무료 온라인 게임 마인크래프트탄핵 찬반 진영이 물리적으로 충돌한 적은 없다.오히려 (지난 26일) 이화여대에서 (지난 15일) 서울대에서 보수(극우) 유튜버들의 과도한 행위를 제한하지 못하는 학교 당국과 공권력의 태도가 (충돌을) 용인하고 있다.민주노총은 부당한 공권력에 저항하려 물리적으로 (경찰과) 충돌한 적은 있지만,광장에서 탄핵 반대 세력과 충돌하지 않았다.충돌해선 안 된다고도 생각한다."

-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의 최근 행보는 어떻게 평가하나.

"현재 행보를 보면 그분은 고용노동부 장관이 아닌 것 같다.김 장관은 역사 인식과 노동에 대한 관점뿐 아니라 민주시민으로서의 기초 소양조차 갖추지 못했다.지금 보수진영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긴 하나 보수진영이 (차기) 대선에서 조금이라도 성과를 내려고 한다면 김문수라는 사람을 선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

"정권 바뀌면 노정교섭 참여.사회적 대화는 신중히"

▲  양경수 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27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2025 신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조기 대선 실시로)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면 '노정교섭' 문제가 화두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사실 민주노총은 계속 노정교섭을 요구해 왔지만,윤석열 정부는 지난 2년여 간 민주노총을 척결과 수거의 대상으로 인식해 노정교섭 조건이 마련되지 않았다.한국 사회에서 (노·사·정간)사회적 대화가 진행되려면 정부가 균형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다만 민주노총이 제기하는 사회대개혁 10대 요구가 실현되려면 개헌·입법·정부정책구현 등이 필요한 만큼 정권이 교체되면 노정교섭을 통해 많은 의제들을 얘기하려고 한다."

- 민주노총 내부에서는 노정교섭 못지않게 이른바 사회적 대화 참여 요구도 나온다.특히 문재인 정부 때 출범한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나 국회를 통한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자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사회적 대화라고 하면 경사노위를 특정해 얘기하는 (경향이 있는데) 문재인 정부 때도 민주노총은 경사노위에 참여하지 않아 왔다.(조기 대선으로) 정권이 바뀐다고 하더라도 (경사노위 참여로) 입장을 급격히 우회해 결정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국회를 통한 사회적 대화의 경우 집행부 차원에서 실무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다만 민주노총은 (조합원 누구도) 반대하지 않는 노정 교섭을 통해서 빌드업을 하는 등 신중한 방법으로 (사회적 대화 참여에) 접근할 생각이다."

- 양대노총 중 하나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차이는 무엇인가.

"애써 차이를 찾는다면 제가 알기로 한국노총은 정년이나 타임오프 문제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민주노총은 근로기준법 5인 미만 적용 문제나 미조직된 노동자의 지위 향상 문제에 조금 더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퇴진광장에서의 차별성은 더 명확히 드러나는데,민주노총은 매주 주말 각 지역에서 진행되는 윤석열 퇴진 투쟁에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 앞서 '미조직된 노동자의 지위 향상' 문제를 거론했는데,이것이 민주노총의 제1과제인가?

"지금 시기에 가장 중요한 건 '노조할 권리를 어떻게 폭넓게 보장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다.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작은 사업장 노동자 이주·여성·청년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할 수 있는 사회적 토대를 만들어가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이것이 민주노총 출범 30주년을 맞아 '200만 (조합원) 민주노총' 슬로건으로 표현된다고 본다.현재 한국사회의 노동조합 조직률이 13%인데,노동조합 조직률이 30%쯤 된다면 우리 사회는 훨씬 더 많은 변화를 마주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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