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광역시 수성구에 조금 특별한 공중화장실이 등장했다.관광명소인 수성못에 들어서는 이 화장실은 한눈에 보기에도 '예쁘다'.스페인 건축가인 다니엘 바예가 리모델링을 맡아 화장실을 새로 꾸미는 데 전액 국비로 9억원을 썼다.대구에서도 부촌인 수성구의 아파트 한 채 값이다.'고작 화장실 짓는 데 세금으로 예술하나'란 설왕설래가 나온다.
하기야 지자체들이 의미도,찾는 사람도 별로 없는 공공 조형물들에 세금을 '태운' 사례는 너무나 많다.국민권익위원회의 점검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에 설치된 공공조형물 수는 1만5000여점,경마예상지 명승부1점당 평균 제작비는 1억7900만원이다.지자체 예산이 수도권보다 빠듯하다는 걸 감안하면 이런 조형물들이 주로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곳에 설치된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비판 자체를 피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화장실이 명소가 되는 경우도 없지 않다.역시 관광명소인 스위스 로잔 호숫가에는 '투명화장실' 열 개가 늘어서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영국 런던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는 지하로 숨어 있다가 사용할 때만 땅 위로 솟아오르는 '움직이는 공간 절약 화장실'도 있다.일본은 아예 전국 곳곳에 '화장실 명소'를 조성하는 게 한때 국가적 사업이었다.화장실을 단순히 기능이 아닌 문화적 요소로 바라보는 것이다.주민 삶의 질과 미학 사이,토토로 동물공공성과 예술성 사이의 균형이라는 공공건축에 따라붙는 오래된 질문을 이 '예쁜 화장실'이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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