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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父子가 이력서 쓰기 바빠"…SKY도 대기업 임원도 취업 지옥
한국 노동시장,청년·중장년도 취업난에 '비명'
실제 퇴직 연령 50.5세…법적 정년 보다 10년 빨라
올해 대기업 10곳 중 6곳 신규 채용 계획 불확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명예퇴직 후 구직 중인데,30년 만에 이력서를 쓰려니 쉽지 않네요.취업 준비 중인 아들과 서로 서류를 봐주고 있습니다."
지난해 증권사를 은퇴한 신 모씨(56)는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출신 아들(29)과 함께 구직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SKY 학부·대학원을 졸업한 아들은 대기업 취업을 목표로 했지만 연이어 최종에서 번번이 탈락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대한민국 노동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대기업 임원 출신도 명문대 졸업생도 일자리 구하기가 쉽지 않은 시대가 도래했다.한쪽에서는 명예퇴직 후 재취업을 준비하는 중장년층이 다른 한쪽에서는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 생존을 고민하는 청년층이 있다.
젊은 세대도 중장년도 구직난에 '비명'
신 모씨의 이력서/사진=유지희 기자취업난이 장기화하면서 젊은 세대와 50대가 한 테이블에 앉아 이력서를 작성하는 풍경이 낯설지 않게 됐다.한정된 양질의 일자리로 부모와 자녀가 함께 취업을 준비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26세 김모 씨는 62세 아버지와 함께 구직 중이다.대학 졸업 후 취업을 위해 휴학과 교환학생 기회를 포기하고,중소기업이라도 빠르게 취업하려 했지만,꽁꽁 얼어붙은 채용 한파에 좌절하고 있다.
김씨의 아버지는 33년간 대기업에서 근무하다 2년 전 은퇴한 후 냉동산업기사 자격증을 취득하며 재취업을 준비했다.하지만 수개월째 연락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김씨는 "대기업은 꿈도 못 꾼다.중소기업이라도 취업해 가계에 보탬이 되고 싶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29세 강모 씨 역시 은행권 취업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지만 예상보다 높은 경쟁에 가로막혔다.그는 "상대적으로 학벌을 덜 본다고 여겨졌던 은행권조차 고스펙자들이 몰리면서 경쟁이 심화됐다"며 "아버지는 내년 은퇴를 앞두고 버스기사나 도매업에 미리 눈을 돌리고 계신다"고 말했다.
정년보다 10년 빠른 퇴직…청년층 취업자 수 4년 만에 최대 감소
한국경제인협회 중장년내일센터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중장년층이 희망하는 퇴직 연령은 평균 68.9세였지만 실제 퇴직 연령은 50.5세였다.법적 정년인 60세보다 10년가량 빠르고,
오프 바카라희망퇴직 연령보다 무려 18년 이른 시점에 직장을 떠나는 것이다.
근속 기간이 짧아지면서 재취업을 시도하는 중장년층도 늘고 있다.직장에서 퇴직한 후 재취업을 경험한 비율은 66.8%로,절반을 훌쩍 넘는다.
/출처=KBS 1TV '추적60분-위기의 50대,나는 구직자입니다' 영상 캡처연봉 2억원을 받던 삼성전자 그룹장 출신 김억규(57) 씨의 사연도 눈길을 끌고 있다.김씨는 지난달 방송된 KBS 1TV '추적60분'의 '위기의 50대 나는 구직자입니다' 편에 출연했다.김씨는 32년간 직장 생활을 마무리하고 퇴직했지만,여전히 대학원에 다니는 자녀의 학비와 생활비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이다.재직 중 다수의 특허를 출원하고 은퇴 후 재취업을 위해 공인중개사 자격증까지 취득했지만,
베스테카지노 온라인현실은 냉혹했다.단순 사무보조 아르바이트 자리조차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씨처럼 50대 이상 중장년층의 절반이 '비자발적 퇴직'을 경험하고 있다.지난해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가 2차 베이비붐 세대(1968~1974년생)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7%가 향후 5년 내 정리해고 또는 명예퇴직으로 직장을 떠날 것으로 예상했다.또한 10년 내 현재 직장에서 퇴직할 것이라는 응답이 90%에 달해,법적 정년인 60세까지 근무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 절벽은 청년층도 비껴가지 않았다.올해 대기업 절반 이상이 신규 채용 계획이 없다고 밝히면서 청년들의 취업 문턱도 한층 높아졌다.
지난 27일 한국경제인협회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5년 상반기 대졸 신규 채용 계획' 결과에 따르면 대기업 100곳,중견기업 131곳,중소기업 666곳 등 총 897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올해 채용 계획을 확정한 곳은 65.6%에 불과했다.이는 최근 3년간 가장 낮은 수치다.
통계청의 '2025년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의 취업자 수는 전년 동기보다 21만 8000명 줄며 2021년 1월 31만4000명 이후 4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韓경제 불안정성 취업시장에 영향…정부 일자리 지원책 효과 미미"
전문가들은 정부가 중장년층을 위한 재취업 교육과 청년층을 위한 일자리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그 효과는 미미하다고 지적한다.특히 고용시장 내 일자리 미스매치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 고령층과 청년층 모두를 위한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취업 시장의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국내 경제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외국인 투자까지 줄어들면서 올해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며 "청년층은 스펙 경쟁의 압박을 받고,은퇴한 중장년층은 재취업을 위해 새로운 기술을 익혀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어 "이 문제는 구조적인 측면에서도 심각하다.고령 인구가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의 소득 대체율이 높지 않고 자영업자들의 경우 사회 안전망에서 벗어나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일자리는 충분히 창출되지 않는데 구직자는 늘어나고 있어 이러한 고용시장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소비 위축 등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한국 경제의 불안정성이 극도로 커지면서 기업들이 신규 채용은 물론이고 새로운 투자도 주저하는 상황"이라며 "기존 직원들도 조기 퇴직이나 희망 퇴직하는 분위기여서 아버지 세대와 자녀 세대가 동시에 구직난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가 일자리 정책을 시행하고는 있지만 단기적인 대책이 많아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며 "실업률을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 보면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질 낮은 일자리가 많아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청년층은 원하는 직업을 구하지 못하고 고스펙 중장년층조차 단순노동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보다 실효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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