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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봉에 선 영국·프랑스도 "전방 배치·전투부대는 불가"
폴란드 등 다른 주요 국가들 소극적,헝가리 등 '결사반대'

우크라이나의 티타늄 광산 (우크라이나 키로보흐라즈카 AP=연합뉴스 자료사진) 2025년 2월 12일 우크라이나 중부의 키로보흐라드에서 광산 노동자들이 티타늄의 원료광물인 일메나이트를 채굴하고 있다.(AP Photo
우크라이나의 티타늄 광산
(우크라이나 키로보흐라즈카 AP=연합뉴스 자료사진) 2025년 2월 12일 우크라이나 중부의 키로보흐라드에서 광산 노동자들이 티타늄의 원료광물인 일메나이트를 채굴하고 있다.(AP Photo/Efrem Lukatsky) 2025.2.27.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을 벌이는 가운데,종전 후 우크라이나의 안전보장을 위해 유럽 국가들이 평화유지군을 파병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파병 규모,참여 국가,평화유지군의 임무,미국의 지원 여부 등 불확실한 점이 많을 뿐만 아니라 현실화 여부도 장담할 수는 없는 여건이다.

AFP통신은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주둔 평화유지군에 관한 유럽 국가들의 논의 현황을 전하면서 지금으로서는 영국과 프랑스가 비교적 적극적이라고 설명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필요하다면 우리 군대를 현지에 배치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다시 공격하는 것을 방지하려면 미국의 안전보장이 "유일한 길"이라고도 덧붙였다.

미국의 지원이 있어야만 영국군을 파병할 의향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프랑스는 우크라이나에 서방 군대를 배치하자는 제안을 1년 전에 내놓은 적이 있으며,지금도 같은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다른 유럽 국가들은 영국이나 프랑스보다도 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친러시아 정권이 들어선 국가들은 물론이고,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상대로 강경 대응 정책을 펴 온 나라들도 파병에는 소극적이다.

오는 5월 대통령선거를 치르는 폴란드는 일찌감치 파병 불참 의사를 밝혔다.

러시아와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댄 '최전방 국가'이므로 자국의 영토 방위에 군대가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발트해 연안의 에스토니아,켈리 베팅 법라트비아,리투아니아는 우크라이나에 서방 군대가 파병될 경우 현재 자국에 배치돼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이 감축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스웨덴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독일 차기 총리로 유력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CDU) 대표는 파병 문제를 논의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파병에 소극적이며,헝가리는 '결사 반대'인 것으로 보인다고 AFP는 전했다.

유럽 국가 지도자들은 자국군을 파병하더라도 전투부대는 안 되며 비전투부대만 보내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교전하는 지상군을 최전선에 보내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마크롱과 트럼프 (워싱턴DC AP=연합뉴스) 2025년 2월 24일 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마친 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의 이스트룸에서 공동 기자회
마크롱과 트럼프
(워싱턴DC AP=연합뉴스) 2025년 2월 24일 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마친 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의 이스트룸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Ludovic Marin/Pool via AP) 2025.2.27.


파병이 과연 언제 이뤄질 것인지 시기도 불확실하다.

전투가 중단되는 '정전' 상태에서도 유럽 국가들이 파병할 용의가 있는지,아니면 정식으로 평화조약이 체결되고 난 후에야 그렇게 할지 알 수가 없다.

가장 핵심적인 불확실성은 미국이 지원을 할 것인지 여부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미군 지상군을 주둔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미국이 방공망,정보,수송 등 이른바 '백스톱'(뒷그물) 지원을 해주지 않는다면 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보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스타머 영국 총리는 27일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주둔시킬 경우 미국 측이 방공망,정보,수송 등을 지원해 달라고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4일 트럼프와 정상회담을 할 때 이미 "미국의 지원"을 요구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을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이에 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평화유지군을 보낸다고 해도 과연 그 임무가 정확히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모이지 않고 있다.

프랑스와 영국은 자국군을 우크라이나에 보내더라도 러시아와 맞닿은 국경지대 최전선에는 배치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전방에서 떨어진 우크라이나의 주요 도시들과 인프라와 항구 등을 보호하는 임무를 하되,역대 아시안게임 우승국최전선에서 '인계철선' 역할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서부에 군대를 주둔시키되 우크라이나군의 훈련을 돕는 일만 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온다.

EU 27개국 지도자 화상회의 (파리 로이터=연합뉴스) 2025년 2월 26일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지도자들의 화상회의를 소집해 이틀 전 그가 도널드
EU 27개국 지도자 화상회의
(파리 로이터=연합뉴스) 2025년 2월 26일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지도자들의 화상회의를 소집해 이틀 전 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 정상회담의 논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LUDOVIC MARIN/Pool via REUTERS) 2025.2.27.


파병 규모도 문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달 중순 뮌헨안보회의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과 비슷한 정도가 되려면 "130만명 내지 150만명의 장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현재 병력은 약 80만명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서방측 파병 규모가 "최소한" 20만명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나토가 주요 충돌 발생 후 30일 이내에 동원하는 군의 규모와 똑같다.

그러나 미군 참여 없이 유럽 국가 군대만으로 유사시 우크라이나에 병력 20만명을 보내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보이며,기껏해야 4만∼5만명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AFP는 전했다.

영국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와 영국 정부는 3만명 미만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유럽 군대의 우크라이나 주둔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적극 찬성"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푸틴의 의견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푸틴이 최근 우크라이나전 종전 협상에 유럽 국가들이 참여하는 것은 무방하다고 발언하긴 했지만,우크라이나에 유럽국가 군대가 주둔하는 것을 계속 반대해 온 러시아의 입장이 바뀔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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