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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명성황후' 신영숙 인터뷰
1999년 손탁 역으로 데뷔
2015년 20주년 공연부터 명성황후 맡아
"내 삶 관통하는 작품,30주년 잘 마무리할 것" 뮤지컬 '명성황후' /사진=에이콤 제공 
"지금이 최선의 명성황후를 보여줄 수 있는 시기인 것 같아요.30주년 공연을 마지막으로 온몸 불사르겠습니다.이제 신영숙의 '명성황후'는 몇 회차 안 남았네요."
뮤지컬 배우 신영숙은 인터뷰 도중 깜짝 발표를 했다.1999년 '명성황후' 손탁 역으로 데뷔해 2015년 20주년 공연부터 10년째 명성황후 역을 맡아왔던 그의 결별 선언이었다.
이유는 명료했다."제 감정이나 깊이,그동안 살아왔던 삶이 30주년 공연에 다 녹아들면서 정점에 이르렀다고 생각해요.최고조라고 말할 수 있어요.다 쏟아부어서 하고 있어요.지금이 신영숙이 표현할 수 있는 최선의 명성황후거든요."
'명성황후'는 조선 왕조 26대 고종의 왕후이자 시대적 갈등의 중심에 선 명성황후의 삶을 다룬 창작 뮤지컬로,이문열의 소설 '여우사냥'을 원작으로 한다.1995년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초연돼 1997년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 진출했고,가창 경마장최근에는 국내 누적 관객 2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유의미한 '최초'의 기록을 썼다.
27년 차 신영숙에게도 개인적으로 뜻깊은 작품이다.국내 창작 뮤지컬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는 이 작품으로 데뷔해 앙상블부터 현재 주연의 자리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이 고스란히 녹아있기 때문이다.신영숙은 "성장해 온 모습이 이 작품에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내 삶을 보여주고,관통하는 작품"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명성황후'는 역사극의 오리지널리티를 살리면서 동시에 전통미를 강조한 화려한 무대와 웅장한 다인원의 군무를 만끽할 수 있는 공연이다.배우들에게는 '어려운 공연'으로 꼽히기도 한다.경사 무대,넓은 음역의 넘버 등 체력적인 면 외에도 명성황후 역은 감정 소모가 상당하다.
신영숙은 "끝나고 나면 탈진한 기분이다.그 정도로 감정의 깊이가 있다.다 쏟아부어서 하고 있다"고 전했다.공연을 마치고 맥주 한 잔으로 갈증을 풀던 평소 습관마저 자제하고 있다고 했다.그는 "목 관리를 위해 안 먹는다.그 정도로 더 관리가 필요하고,조심스럽게 해야 하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뮤지컬 '명성황후' /사진=에이콤 제공 
뮤지컬 '명성황후' /사진=에이콤 제공 
마지막 넘버 '백성이여 일어나라'를 부를 땐 속눈썹이 떨어질 정도로 오열하기도 한다고.해당 넘버가 나오는 장면은 명성황후와 궁인들이 혼백이 돼 노래하는 작품의 핵심 구간이다.신영숙은 "'명성황후'가 오페라성이 있는 작품이라 넘버가 어렵다.예전에는 그걸 표현하는 데 애를 썼다면,이번에는 연기를 더 보강한 느낌"이라고 강조했다.
경사진 무대에 서느라 허리에 무리가 와 전날 정형외과 진료까지 받았다면서도 "이번 30주년공연이 완성도가 가장 좋은 것 같다"며 함박웃음을 지은 신영숙이었다.
그는 "드라마적으로도 보완이 많이 됐고,특히 무대가 품격 있게 만들어졌다.톱니바퀴처럼 맞물리는 회전 무대는 그대로 유지하되,배우가 잘 안 보인다는 말이 나왔던 LED는 뺐다.굉장히 한국적이고,포니2여백의 미가 있으면서 아름답다.그 어떤 작품에서도 볼 수 없는 무대"라고 말했다.
아울러 "다인원 배우들의 합"을 높이 평가하며 "앙상블들의 피나는 노력이 이 작품을 30주년까지 오게 한 힘이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뮤지컬 '명성황후' 신영숙 /사진=에이콤 제공 
오는 3월 6일에는 '명성황후' 출연 100회를 맞는다.신영숙은 "'시간이 많이 흘렀구나' 싶다.100회를 잘 해냈다는 생각"이라면서 "개인적으로 30주년 '명성황후'는 잊지 못할 작품이 될 것 같다.이 모든 감정들을 소중히 기억하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전했다.
마지막 공연까지 멈추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신영숙은 "지금까지 수많은 공연을 해왔는데 '설렁설렁 가자'라는 생각만큼은 지양하면서 살았다.관객 몇 분이 오든 초심을 가지고 한다.스스로 칭찬할 만한 부분"이라면서 "주말에 자리를 꽉 채워주는 관객들을 보면서 '명성황후'의 힘이 대단하다고 느낀다.끝까지 최선을 다해 마무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