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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주말]
[김지호 기자의 위스키디아]
위스키가 달게 느껴질 때가 있다.술에 설탕을 넣은 건 아닐까 싶을 정도다.술꾼이라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그렇지 않은 사람에겐 황당한 이야기다.기분 탓일까?알코올 도수 40도가 넘는 술에서 단맛을 기대하는 건 어불성설일지도 모른다.하지만 위스키를 천천히 음미해 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입안에 퍼지는 바닐라,캐러멜,섯다 맞고 apk꿀 같은 달콤함을.
결론부터 말하자면,위스키에는 단맛을 인위적으로 넣지 않는다.스카치 규정상 캐러멜 색소는 첨가할 수 있지만,여기서 오는 단맛은 사람이 인지할 수 없는 수준이다.2019년 영국 푸드 사이언스 저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위스키 대부분은 리터당 0.1그램 이하의 당분을 함유하고 있다.설탕 한 알갱이 수준에 불과하다.심지어 미국의 버번위스키는 물 이외에 그 어떤 첨가물도 허용하지 않는다.위스키의 단맛은 대체 어디서 오는 걸까?
위스키의 주성분은 에탄올이다.에탄올은 단맛 수용체를 자극하는 성질이 있어 위스키에서 미묘한 단맛을 느끼게 한다.흔히 단맛을 설탕과 같은 당류에서 찾지만,실제로 단맛을 내는 화합물은 훨씬 다양하다.에탄올도 그중 하나다.2021년 식품 화학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에탄올은 미각 수용체를 활성화해 단맛을 유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스키의 단맛은 원재료에서 출발한다.위스키는 보리,스포츠 실시간배팅옥수수,호밀,밀 같은 곡물로 만들어진다.곡물에는 전분이 포함돼 있다.발아 과정에서 전분이 당으로 변환되면서 기본적인 단맛이 형성된다.
발효 과정에서 에스터라고 불리는 화합물이 등장한다.효모가 곡물에서 나온 당을 알코올로 변환하는데,이때 생성되는 에스터가 위스키의 과일 향과 단맛을 결정한다.발효 시간과 효모의 종류에 따라 바나나,파인애플,복숭아,사과,배 같은 단맛이 만들어진다.이러한 향들이 뇌에‘나야,윈조이맞고고스톱달콤한 맛’이라고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위스키는 오크통에서 몇 년,길게는 수십 년을 보내며 나무의 맛 성분을 흡수한다.이 과정에서 캐러멜화된 당분이 위스키로 스며든다.오크통 내부에 있는 리그닌(lignin)과 탄수화물이 분해되면서 바닐린(vanillin) 같은 화합물이 생성된다.이것이 위스키에 감미로운 풍미를 더한다.
특히 버번위스키가 더 달게 느껴지는 이유는 오크통 숙성 방식 때문이다.버번은 반드시‘새 오크통’을 사용해야 하며,통 내부를 강하게 그을리는‘차링(charring)’을 거친다.이 과정에서 당분이 더욱 농축되면서 강한 바닐라와 캐러멜 향이 배어 나온다.
위스키의 단맛은 후각과도 관련이 있다.마시기 전 코를 가까이 대고 향을 맡으면 바닐라,과일,꽃 향 같은 다양한 아로마가 퍼지고,이것이 미각과 결합해 실제보다 강한 단맛을 경험하게 만든다.
위스키의 단맛은 착각이 아니다.에탄올,오크통 숙성 과정에서 생성된 화합물,곡물 발효에서 오는 단맛,그리고 후각과 미각의 협업이 만든 결과물이다.위스키를 마실 때 향부터 깊이 들이마시고,위스키를 천천히 입안에서 굴려보자.유난히 더 달게 느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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