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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녀 측 지분 6.5%,슬롯나라 레전드신 회장에 매각
사이언스 전체 의결권 과반 확보
상속세 마련… 전문경영인 체제 시사
한미약품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가족 모녀와 형제 간 분쟁이 재점화됐다.앞서 형제의 손을 들어줬던‘키맨’이 모녀 편으로 자리를 옮기면서다.이로써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장녀 임주현 부회장이 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경영권을 다시 가져오게 됐다.지난 3월말 주주총회에서 형제의 승리로 일단락된 뒤 3개월여 만이다.
송 회장 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세종은 3일 보도자료를 내고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이 한미사이언스 개인 최대 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에게 자신들의 지분 6.5%(444만4187주)를 매도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슬롯나라 레전드세 사람이 공동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약정 계약(의결권공동행사약정)을 체결했다고 밝혔다.이 계약에 따라 모녀와 신 회장이 직접 보유하고 있는 약 35% 지분에 직계가족과 우호 지분까지 더하면 이들은 한미사이언스 전체 의결권의 과반에 근접한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한미약품그룹은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이 2020년 별세한 이후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다.임 회장의 유산을 상속받은 부인 송 회장과 딸 임 부회장이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OCI그룹과의 통합을 추진했지만,슬롯나라 레전드아들인 임종윤·종훈 형제가 반발하면서 양측이 맞붙었다.형제는 지난 3월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주총회에서 표 대결 끝에 경영권을 가져갔다.당시 형제의 편을 들었던 사람이 신 회장이다.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은 이번 계약을 통해 상속세 납부 재원을 마련하게 됐다.임시주총 이후 한미약품그룹이 해외 사모펀드에 매각된다는 소문이 시장에 퍼지면서 한미사이언스의 주식 가치가 30% 이상 하락했고,슬롯나라 레전드이런 혼란과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세 사람이 뜻을 모았다는 것이 송 회장 측 설명이다.
송 회장 측은 “송 회장은 그룹 경영권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당사자들 중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큰 어른으로서 지속 가능한 한미약품그룹 발전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대승적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세 사람은 이번 계약 이후 한미약품그룹의 경영체제를 기존 오너 중심 체제에서 현장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로 재편하겠다는 뜻을 공표했다.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경영 안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것이다.또 창업자 가족 등 대주주가 사외이사와 함께 참여형 이사회를 구성해 회사 경영 투명성을 높이면서 경영에 대한 지원·감독 및 주주가치 극대화에 힘쓰는‘한국형 선진 경영 체제’를 확립하겠다고 했다.
신 회장 측은 “신 회장은 한국형 선진 경영체제 도입을 통해 한미그룹이 글로벌 제약사로 크게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역할을 다하고,슬롯나라 레전드지원토록 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종윤·종훈 형제가 이런 계획에 동의할지는 미지수다.형제 측 관계자는 “송 회장이 지분을 매각한 것은 상속세 해결을 위한 것이고,슬롯나라 레전드전문 경영인 체제가 들어선다는 것은 불분명한 일”이라며 “절차적 문제는 없는지 사실관계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