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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횡령잔혹사 ②
우리은행의 100억원 횡령 사건이 더 논란이 되는 것은 같은 은행에서 불과 2년 전 712억원의 횡령사고가 터졌기 때문이다.국내 금융 역사상 최고액 횡령인데다 무려 10년에 걸쳐 범행이 이어졌는데도 적발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 우리은행이 발칵 뒤집혔다.
이후 금융감독원과 은행권은 금융사고 예방 및 내부 통제 개선을 위한‘국내은행 내부통제 혁신 방안’을 만들어 2022년 11월 발표했다.하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1년 후 경남은행에서 562억원,토네이도 슬롯돌려막기 한 금액으로 계산하면 3000억원대 횡령사건이 터졌다.
문제는 직원들이 빼돌린 이 거액의 횡령금은 대부분 회수하지 못한채 은행이 손실처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우리은행의 712억 횡령사건은 2022년 4월 적발되기까지 무려 10년에 걸쳐 이뤄졌다.
기업 매각과 구조조정 업무를 담당하는 기업개선부 소속이었던 B씨는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를 위해 이란의 가전업체 엔텍합이 채권단에 지급한 계약금에 손을 댔다.
채권단인 한국자산관리공와 엔텍합 간에 분쟁이 생기며 계약금이 묶여 있다는 사실을 알고 2012∼2018년 세 차례에 걸쳐 614억5000만원을 인출했다.
그가 2011년 11월~2022년 4월까지 10년 가까이 한 부서에서 근무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금감원 조사과정에서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계약금 외에 출자전환주식 23억5000만원,대우일렉 공장 매각 몰취계약금 59억3000만원 등 추가 횡령이 드러나며 그의 횡령금은 712억원으로 늘었다.
사실 우리은행은 그의 횡령을 중간에라도 막을 기회가 있었다.
B씨는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계약금을 2012년,2015년,2018년 세 차례에 걸쳐 빼냈는데 2015년은 우리은행 부지점장이 20억원을 횡령한 후 해외로 도주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가 된 해이기도 하다. <세계일보 [단독] 우리銀 간부가 고객 돈 20억 빼내 도주>
당시 우리은행은 내부통제 강화 대책을 내놨지만,B씨는 적발되지 않았고 그후로도 계속 대범하게 범행을 이어간 것이다.
금융 역사상 최고액 횡령이라 불리는 우리은행 712억원 횡령범과 경남은행 3000억원대 횡령범의 공통점은 상대적으로 거래규모가 큰 기업금융 담당이며,한 부서에서 장기간 근무한 ‘고인물’이었다는 점이다.
B씨는 기업개선부에만 10년을,토네이도 슬롯경남은행 횡령범 C씨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15년간 담당했다.통상 은행들은 3년 안팎 주기로 순환 인사를 하는데 두 사람 모두 전문성이 필요한 업무라는 이유로 장기 근무를 했다.
횡령사건이 반복되자 은행들은 순환 인사를 강화했지만,이번에 발생한 우리은행 김해지점 100억 횡령사건은 전입한지 불과 1년만에 범행을 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700억원대 사고를 낸 은행이 또 100억원 횡령 사고를 내다니 황당하다”면서 “내부통제가 작동을 안하는 것인지. 어떻게 그런 마음을 먹게 하는지”라고 말했다.
은행권에서는 아무리 시스템을 촘촘하게 만들어도 개인의 일탈을 막기는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그러나 한 은행에서 거액의 횡령사고가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것은 시스템보다 조직문화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은행 관계자는 “712억을 횡령한 직원의 경우 금융위 서류를 위조해서 1년 넘게 파견을 간다며 출근을 안했는데, 그걸 아무도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면서 “너는 너,나는 나라는 개인주의와 주인 의식의 부재가 동료의 일탈을 오랫동안 방조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연초부터 1등 은행이 되겠다고 했는데 그러면 영업 드라이브를 걸수 밖에 없다”면서 “영업 드라이브를 걸면 내부통제는 뒷전이 될 수밖에 없고 실제로 그럴 때 사고가 종종 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