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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금100만원이상땐 가시밭길
사법리스크 해소땐 탄탄대로
국힘 "'김문기 몰랐다'도
무죄서 유죄로 바뀌어야"
"개눈엔 뭐만" "국민 지킨 개"
이재명·한동훈 SNS서 설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항소심 결심 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며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항소심 결심 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며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선가도를 향한 최대 암초와 다시 마주 섰다.

검찰은 이날 서울고법 형사6-2부 심리로 진행된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이 대표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구형했다.1심과 같은 구형량이다.선고일은 3월 26일로 지정됐다.

검찰은 최종의견 진술에서 "피고인의 신분,정치적 상황,당락 여부,천사와악마 룰렛피선거권 박탈이나 소속 정당에 대한 반환 규정 등에 따라 공직선거법을 적용하는 잣대가 달라진다면 공정한 선거를 통해 민주주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법의 취지가 몰각될 것"이라며 "거짓말로 유권자의 선택을 왜곡한 사람에 대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8분 동안의 최후진술을 통해 검찰이 제기한 이러한 혐의를 반박했다.그는 김문기 관련 발언에 대해 "'기억에 남아 있지 않다'는 의미였다"며 "거짓말을 하려던 것은 아니었다"고 했다.1심이 유죄로 본 "골프를 친 적이 없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생방송에서 즉흥적으로 답한 것이고 질문이 나올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답했다.

백현동 관련 혐의도 부인했다.그는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기억하지 못한 상태에서 법률적 표현을 사용한 것"이라며 "직무 유기,직무태만이 될 수 있고 성실의무 위반,직무 소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한 것"이라고 했다.다만 "처음엔 압박이라고 표현했는데 이야기를 하다보니 협박이라고 표현을 했다"며 문제가 될 수 있는 발언이란 점은 인정했다.이 대표는 "제가 표현이 부족하거나,google 기억력 게임부족한 것이 많은 사람이다.완벽하지 않다"며 "그래도 조심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지도 않은 말을 했다고 하면 정치인들이 어떻게 표현을 하겠는가"라고 말했다.그러면서 "잘못이 있을 수도 있겠다.하지만 저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또 정치인 생활 동안 자신이 기소된 사건들을 일일이 언급하며 "너무 답답하다.검찰이 과하다"고 토로했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을 대법원에서 확정받으면 5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된다.공직 취임·임용도 불가능하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의 항소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눈치다.유력한 대권주자인 이 대표가 피선거권 박탈 이상의 형을 받을 경우 대권 가도에 불리한 요인이 된다.대법원 상고심이 남았지만 부동층 유권자들이 '유죄'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비이재명계 인사는 "항소심까지 피선거권 박탈에 해당하는 결과가 나온다면,상고심과 상관없이 대선 내내 사법리스크 공세에 시달려야 한다"며 "정권 수복을 기치로 내건 민주당이 굳이 불안함을 안고 대권 레이스를 펼칠지 고민해 볼 문제"라고 주장했다.민주당 주류는 항소심 결과와 무관하게 이 대표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벌금 100만원 미만의 판결이 내려질 경우 이 대표는 대권을 향해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유죄를 확신했다.권성동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을 몰랐다고 한 부분은 (1심에서)무죄가 나왔지만,제반 증거를 종합하면 유죄로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어 2심 쟁점에 대해 "하나는 김문기 전 처장을 알았느냐 몰랐느냐 하는 문제이고,두 번째는 백현동 개발과 관련해 국토교통부의 성남시에 대한 압력이 있었느냐 여부"라며 "성남시에 대한 압력 여부는 이 대표가 신청한 증인조차 '국토부가 성남시에 개발과 관련한 압력을 가한 적이 없다'고 명백히 증언했기 때문에 그 부분은 항소심에서도 유죄로 유지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어 "선거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돈 쓰는 것을 막는 것이고,두 번째는 흑색선전·허위 사실·비방을 막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흑색선전·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위헌심판 제청을 하며 그 부분을 삭제하려고 하는 이 대표 태도는 정말 가증스럽다"고 비판했다.앞서 이 대표 측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금지 관련 조항이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설전도 벌였다.한 전 대표가 이날 출간한 책에서 이 대표를 겨냥해 "한국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이 이재명 대표이며,계엄 등 극단적 수단을 쓸 수 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이 대표는 "부처 눈에는 부처가 보이는 것이고,개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한다"고 했다.이 대표 발언이 전해지자 한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기꺼이 국민을 지키는 개가 되겠다"며 "재판이나 잘 받으십시오"라고 되받아쳤다.

[전형민 기자 / 김명환 기자 / 강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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