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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앞을 가득 채웠던 양버즘나무들이 밑동이 베어진 채 뒹굴었다.이미 나무줄기와 잎은 노랗게 말랐고,레알마드리드 영입나무들을 파낸 흙구덩이엔 잘려나간 뿌리가 여기저기 흩어져있었다.쓰러진 나무는 덤프트럭 적재함에 실려 공터를 떠났다.
지난달 24일 경기 안양시 동안구에 있는 평촌도서관 재건축 현장을 찾았다.애초 이곳에는 40살 정도 되는 양버즘나무와 복자기나무 등 300그루의 나무가 있었지만 현재는 70그루만 남았다.그나마 24그루는 인근 평촌 공원에 이식됐지만 206그루는 벌목이 끝난 상태였다.
평촌도서관은 안양에서 두번째로 지난 1994년 문을 열었다.당시 적어도 10살이었던 나무 300그루는 도서관과 함께 나이를 먹었다.김태연 생태환경교육활동연구소 대표는 “주민들은 이곳의 나무들을 여름이면 그늘을 만들어주던 고마운 존재로 기억하고 있다”며 “저 나무의 두꺼운 굵기를 보면 그 존재감이 어느 정도인지,레알마드리드 영입얼마나 건강한 나무였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안양시는 나무 200여그루가 잘려나간 이유에 대해 평촌도서관 재건축 설계과정 중 건축면적이 2배가량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2017년 안양시가 진행한‘평촌도서관 리모델링 및 증축 타당성조사와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보면 신규 평촌도서관의 건축면적은 1890㎡다.이는 기존 평촌도서관의 건축면적 1000㎡에서 890㎡ 늘어난 것이다.하지만 실시설계를 거치면서 건축면적은 3669.05㎡로 대폭 늘어났다.도서관 건축면적이 늘어나면서 기존 도서관 용지가 이미 심겨 있던 아름드리나무 공간까지 확대됐고 벌목작업이 이뤄졌다는 게 안양시의 설명이다.
대규모 나무 벌채는 당초 용역보고서에서 제시하는 도서관 리모델링 및 증축 기본 방향과도 배치된다.용역보고서에서는 해당 항목에서 입지 규모와 관련해 “시의 의지로 지상의 공원녹지를 계속 유지하면서 공원과 시청을 관통하는 지하 공간을 활용해 필요한 규모의 확장을 한다”고 적혀있다.
기후를 걱정하는 시민들 일동은 성명서를 통해 “재건축 과정에서 나무를 보존할 다양한 방법이 있음에도 안양시는 나무를 베어버리는 결정을 내렸다”며 “기후위기의 시급성에 대해 행동의 중요성과 지속 가능한 발전의 원칙을 무시한 처사”라고 비판했다.이와 관련 안양시 관계자는 “나무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전국에 있는 다른 지자체에 나무를 이식할 의향이 있는지 물어봤지만 원하는 곳이 없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