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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 니블릿 前 채텀하우스 소장 … 한국 생존전략 제언
전략적 운신의 폭 확대위해
일본·호주와 안보관계 만들고
재래식 방위능력 더 투자해야
미국도 강한 한국과 유대 원해
중국시장 과도한 의존 줄이고
동남아·유럽 공급망 다변화를
'대일 외교 강화,재래식 방위 능력 강화,암호화 화폐 전망대중 경제적 의존도 축소.'
글로벌 지정학 구도의 변화를 촉발하고 있는 '트럼프 2.0' 시대에 로빈 니블릿 전 채텀하우스 소장이 제시한 대한민국의 대응 전략이다.
채텀하우스는 영국 왕립 국제문제연구소로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등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싱크탱크로 꼽힌다.니블릿 전 소장은 2007년부터 2022년까지 15년간 채텀하우스 소장을 맡으며 세계적 싱크탱크로 성장시킨 주인공이다.
현재는 전략 컨설팅 업체인 해클루트(Hakluyt&Company)의 선임고문으로 글로벌 기업과 투자자들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분석해주고 있다.매일경제는 최근 니블릿 전 소장과 인터뷰하면서 트럼프 2.0 시대의 대응책에 대해 물어봤다.
니블릿 전 소장은 일본과의 관계 강화를 강조했다.그는 "한국에 이는 정치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인 것을 잘 안다"면서도 "일본,호주 등 한국과 안보적 시각을 공유하고 있는 국가들과 장기적이고 건설적인 안보 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일 외교 측면에서 협력 강화의 방향성을 띠긴 했으나 민심에 비해 서두른 감이 있고 보수 정권하에서 한일 관계 강화를 논했기에 결과는 되레 악화한 측면도 있다"고 평가했다.
그가 일본과의 관계를 강조한 것은 트럼프 2.0 시대가 곧 전 세계적 분열을 초래할 것이라는 전제하에서다.그는 "한국은 더 이상 예전처럼 미국에 의존할 수 없다"고 말했다.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적보다 동맹을 이용하는 것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라며 "동맹국인 한국이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오히려 악용하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러면서 "트럼프에게 의존하는 것은 마피아에게 의존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니블릿 전 소장은 한국을 비롯한 중견국들이 트럼프 2.0 시대의 풍파를 상대적으로 더 세게 맞을 것으로 내다봤다.그는 "트럼프 정권하에서 세계는 더 분열될 것이고,더블에이포커 환전여러 개별 집단이 자국의 안위만을 돌보게 될 것"이라며 "그 결과 미국의 일극 체제는 더욱 강화되고,중국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이들 초강대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은 분열된 세계에서 더욱 취약점을 드러낼 것"이라고 진단했다.
니블릿 전 소장은 이에 대해 한국이 '전략적 운신의 폭'을 넓혀야 한다고 제언했다.그는 "중국과 북한 때문에 한국이 미국에 의존하는 것은 미래에도 불가피하겠으나 재래식 방위 능력 등에 더 많은 투자를 함으로써 미국에 대한 레버리지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특히 한국의 재래식 방위 역량에 대해 그는 "한국의 자주적 안보 능력을 키울 수 있고,나무위키 마작 역미국 역시 강한 한국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미 간 안보 유대도 더욱 공고해질 수 있다"고 부연하면서 "이는 미국이 중국의 부상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라고 강조했다.
니블릿 전 소장은 미·중 패권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더 줄여야 한다고 했다.그는 "미·중 경쟁이 장기전으로 갈 것을 대비해야 한다"며 "북한이 핵 능력을 점점 강화해가는 상황에서 장기적으로는 미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고 해서 중국과의 경제적 관계를 단절할 필요는 없다.다만 중국 시장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는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이는 단순히 지정학적 이유에서뿐 아니라 반도체 기술 등 한국 기업들이 우위를 점했던 기존 분야에서 중국이 한국을 능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니블릿 전 소장은 이 모든 과제가 한국 현실정치의 문제로 귀결된다는 점을 꼬집었다.그는 "이 모든 노력의 성공 여부는 한국의 두 주요 정당이 외교 노선에 대한 첨예한 대립을 완화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쉽지 않은 과제임은 분명하지만,러시아의 대북 지원(파병에 대한 보상)이 시작되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2.0 시대의 한국 기업을 포함한 글로벌 기업들은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도 제언했다.니블릿 전 소장은 "이제 글로벌 기업은 공급망에서 복합적 의존성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미·중에 의존해 있는 공급망을 아세안과 유럽,아프리카 등으로 다변화해야 한다"고 했다.그는 "글로벌 공급망을 통해 시장에 접근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던 시대는 끝났다"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정부가 우크라이나를 배제하고 진행 중인 러시아와 휴전 협상은 결국 협정이 체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다만 평화협정(공식적인 전쟁 종료)이 아닌 휴전협정(전투의 일시적 중단 목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니블릿 전 소장은 "휴전협정이 체결되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지원과 재건의 후속 과제는 결국 유럽이 떠안게 될 것"이라며 "트럼프 정권은 이후 우크라이나를 신경 쓰지 않고 중동,중국 또는 자국 문제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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